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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3. 2022

깜둥아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특별한 추억


새까맣고 체구가 작은 개 한 마리와 하니가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풍경..?!



    이곳은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Santiago del Cile)에 위치한 명소 쎄로 산 크리스토발(Cerro San Cristóbal) 공원 꼭대기에 마련된 전망대이다. 하니와 나는 파타고니아 여행을 끝마치고 산티아고로 돌아온 직후 모험을 감행했다. 파타고니아의 대자연에 심취한 나머지 아예 이곳 칠레에 눌러살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이 변하기 전에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칠레서 살기 위해 아예 장기체류허가를 취득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동할 때마다 훌쩍 파타고니아로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티아고에 머물면서 매일 아침 숙소 뒤편에 있는 쎄로 산 크리스토발 공원으로 산책 겸 운동을 하러 나갔다. 그때 공원 입구에서 우리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는 길거리 개 한 마리를 만나게 됐다. 녀석은 우리를 보자마자 오랫동안 함께 지냈던 반려견처럼 행동을 했다. 


공원 주변에는 길거리 개들이 많았는데 다른 녀석들이 얼씬거리지 못하게 우리를 주인처럼 잘 따랐다. 그래서 맨 먼저 우리가 한 일은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었다. 녀석의 이름을 호적에 올릴 것도 아니어서 그냥 본모습 그대로 "깜둥아~"하고 불렀다. 깜둥이는 좋아라 꼬리를 마구 흔들어 댔다. 그때부터 깜둥이는 매일 아침마다 공원 입구에서 만나 산책이 끝날 때까지 우리와 함께 동행을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녀석은 우리가 살고 있던 숙소까지 데려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산책이 끝날 무렵 처음 만났던 공원 입구에서 헤어지곤 했다. 그때 녀석의 표정을 보면 우리를 따라 함께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녀석은 눈치도 빨랐다. 녀석에게 "깜둥아 따라오면 안 돼"라고 말하면, 그 즉시 말귀를 알아듣고 물끄러미 쳐다보며 슬픈 눈으로 매일 이별식을 치르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길거리 개의 신세로 전락하기 전에는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을 것이다. 그런 녀석이 어느 날부터 어떤 이유로 버림을 받고 난 후, 낯선 사람들 속에서 아양을 떨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서기 2022년 2월 23일 새벽 사진첩을 뒤적거리다가 깜둥이를 만나게 됐다. 반가웠다. 녀석은 하니가 시내를 내려다보며 주전부리를 하는 동안 가까이 다가서며 뒷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녀석은 지금쯤 하늘나라에 가 있을 게 분명하다. 사진첩이 10년은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아무튼 반갑구나 깜둥아..!



*오늘 새벽(현지시각) [브런치북]과 브런치북 AI클래스 프로젝트 <이탈리아 장화 뒤꿈치 봄나들이>를 발행했습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 con mia moglie_Santiago del CILE
il 23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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