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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19. 2019

뭍으로 잡혀온 문어 어떤 생각할까

-아드리아해 문어 생포 현장에서 

누구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란 말인가..?!



어제(18일 현지 시각) 오후, 글쓴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재밌는 장면을 목격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을 남겼다. 자료사진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큼지막한 문어 한 마리가 뭍으로 생포되어 온 것이다. 이 문어의 크기는 대략 5킬로그램 정도 되는 것으로 현지에서 내가 본 문어들 중에 가장 큰 녀석이었다. 얼핏 보기엔 한국의 동해산 대왕문어처럼 보였지만 이탈리아 반도에서 잡히는 문어들은 다 고만고만한 크기였다. 


이날은 운이 좋았다. 문어의 입질이 있었던 것일까. 방파제로 산책 겸 운동을 나서 돌아오는 지점에서 긴박한 움직임이 포착되어 시선을 돌린 곳에는, 물속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나 하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기분 좋게도 낚시꾼의 기다란 파이프에 큼지막한 문어가 걸려든 것이다. 따라서 곧바로 현장으로 다가가 긴박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곳 문어 낚시꾼들은 가늘고 기다란 쇠파이프를 가지고 문어를 낚는데 우리나라에서 보던 문어 낚시 방법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낚싯줄에 미끼를 달고 물속에 담그면 문어가 다가와 입질을 하는데, 그 순간 기다란 파이프 끝에 매단 날카로운 삼지창으로 문어를 낚아채는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기다란 쇠파이프 끄트머리에 문어가 좋아하는 닭발 등을 매달고 물속에 담그고 있다가 문어가 달려들면 낚아채는 것. 이날 뭍으로 생포된 녀석은 전자의 경우로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문어를 낚은 것이다. 뭍으로 끌려 나온 문어의 저항은 거셌지만 그의 운명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녀석은 곧 어느 집의 만찬에 초대되어 그가 품은 아드리아해의 향기 전부를 사람들에게 선보이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게 틀림없다. 




그런데 이날 싱싱한 해산물을 보는 순간 식 재료로 생각하던 습관이 조금은 달라졌다. 방금 생포된 녀석은 뭍으로 끌려 나오면서 혹은 뭍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싶은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녀석이 측은해 보이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 및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육강식의 먹고 먹히는 일이 오버랩되는 것이다. 


세상사는 그저 되는 법이 없다. 누군가 행복한 일이 생긴다면 그곳에는 반드시 불행을 겪는 사람이 생기는 게 마련이다. 비근한 예로 누군가 로또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린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투자가 맺은 결실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마치 어느 극단의 조연 혹은 엑스트라 역을 충실히 해내며 빛을 위한 어둠을 자청한 것이랄까. 



이 같은 희생 덕분에 문어는 요릿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로 등극하여 식도락가들을 문어 삼매경에 빠뜨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동해산 대왕문어를 숙회로 애용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문어를 살점이 부드럽게 될 때까지 푹 고우는 수준이다. 그리고 문어의 대가리는 잘라버리고 다리만 이용하여 샐러드에 많이 애용한다. 

따라서 이곳 리스또란떼에서 일할 때 잘라버리는 문어 대가리는 나와 쁘리미를 담당한 한 요리사의 몫이었다. 업무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면 녀석을 썰어서 그라빠(Grappa_도수 높은 술)와 함께 먹는 것. 누군가의 불행이 나의 행복으로 변하는 기막힌 순간이다. 짜릿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입안에서 맴돌며 하루의 피곤을 싹 날려버린 것. 이날 문어를 생포한 낚시꾼은 헤헤 거리며 좋아죽는 표정이었지만, 문어는 정반대의 표정이었다.



-이탈리아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아래 참고 자료는 위키피디아에서 모셔온 글이다.

Descrizione del Octopus vulgaris:
Il polpo possiede 3 cuori e ha la capacità di cambiare colore molto velocemente e con grande precisione nel dettaglio. Sfrutta questa abilità sia per mimetizzarsi che per comunicare con i suoi simili. Caratteristica principale è la presenza di una doppia fila di ventose su ognuno degli otto tentacoli, il che lo distingue dal moscardino che ha una sola fila di ventose. Al centro degli otto tentacoli, sulla parte inferiore dell'animale, si trova la bocca che termina con un becco corneo utilizzato per rompere gusci di conchiglie e il carapace dei crostacei dei quali si nutre. Il manto è lungo 8–25 cm [10], i tentacoli invece sono lunghi in media 40–100 cm, il peso varia da 500 grammi fino a 7–8 kg degli esemplari più grandi. In genere i maschi sono più grandi delle femmine. L'Octopus vulgaris vive mediamente un anno, massimo un anno e mezzo. Altre specie, come la piovra gigante del Pacifico (Enteroctopus dofleinii) hanno aspettativa di vita maggiore, sopravvivendo anche 5-6 anni. 
Può spostarsi rapidamente espellendo con forza l'acqua attraverso un sifone, che viene utilizzato anche per l'emissione dell'inchiostro nero usato in funzione difensiva per confondere possibili predatori


LA PESCA DEL POLPO_La Serata
18 Novembre,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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