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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21. 2019

경비행기로 떠난 아마존 정글 탐험

#16 아내와 함께한 여행 사진첩

처음 느껴본 큰 흔들림 속에서..!!


남미 일주를 통해서 우리는 여러 번 안데스 산맥을 넘나들었다. 아메리카 대륙 북쪽 북반구에서 남미로 접근할 때 그랬으며, 남반구 호주나 뉴질랜드 쪽에서 대권 항로를 따라 남미로 진입할 때 안데스를 따라 비행한 경험도 있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북반구 쪽으로 이동할 때도 그랬다. 이런 비행 경험은 스스로 비행기를 조종한 게 아니라 승객의 자격으로 누린 여행 경험이다. 


하늘에서 바라본 안데스 산맥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치 여행자를 들뜨게 했다. 그건 순전히 안데스 근처를 따라 여행하며 남긴 우리의 발자취 때문이리라. 그리고 안데스가 고운 마음으로 품은 잉카문명이 우리를 크게 감동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계의 다른 문명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들이 남미를 떠올릴 때마다 안데스를 연상시킬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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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남미 일주 배낭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특별한 경험을 한 적 있다. 페루의 수도 쿠스코에서 한 여행사에 들러 관련 상품을 문의하게 됐다. 이 같은 결정은 우리를 친절하게 안내했던 가이드 가족의 배려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6박 7일간의 아마존 정글 탐험 투어를 신청하게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른 투어와 달리 경비행기에 몸을 싣고 안데스를 넘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경비행기가 가져다주는 모험 이상의 위험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약속된 날짜에 쿠스코 공항 한쪽에 위치한 경비행기 출국 장소로 나가 생전 처음으로 경비행기를 타 보는 설렘 가득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출국장에서 본 공항은 꽤 많은 경비행기가 계류 중이었는데 이날 우리와 함께 아마존 정글 투어에 나선 일행은 우리를 포함하여 전부 네 사람이었다. 그들은 세계적 왕따 이스라엘에서 온 젊은 연인들이었다. 우리는 곧 출국장에서 안내를 받아 경비행기 올랐다.


이날 우리를 태운 경비행기 속에는 세 명의 조종사와 승무원이 우리를 아마존 정글 보까 마누로 데려다 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비행기 속에는 우리 일행을 포함하여 전부 7명이 탑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조종석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륙을 할 때 기장이 붙든 조종간이 한눈에 목격됐다. 우리는 잠시 후 쿠스코 공항을 이륙하여 점점 더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고도를 높이자 창밖으로 안데스 산맥이 점점 멀어지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안데스 산맥은 황톳빛으로 붉게 물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고도를 높인 이후부터 동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동체가 마구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 본 경험에 따르면 높은 고도에서 난기류를 만나 가끔씩 동체가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는 데 그 같은 경험은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좌석에서 이탈할 듯한 격한 움직임과 함께 동체는 상하 좌우로 흔들리며 곡예비행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조종사와 승무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으로 비행을 이어갔다. 




그동안 나는 말로만 들어왔던 경비행기 추락 사건을 떠올리고 있었다. 경비행기는 이륙 직전에 추락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또 조종사의 실수나 고도착각 등으로 추락 사고를 일으킨다는 것. 그 순간 자칫 잘못하면 여기서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그때만큼은 이번 투어가 잘못 선택한 것 같았다. 그러한 순간 비행기 창에 쓰인 한 문구를 발견하게 됐다. 그곳에 비상탈출구가 있었다.


비상탈출구




비행기 동체가 한동안 흔들리더니 정상 고도에 진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광활하게 펼쳐진 아마존 정글이 창밖으로 펼쳐지며 쌍발 엔진을 단 경비행기의 기분 좋은 비행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조금 전에 본 비상탈출구 문구를 다시 보게 됐다. 비상탈출구.. 


우리가 조금 전에 경험한 동체의 흔들림 등 추락을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탈출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나 싶은 것. 우리에겐 낙하산 대신 여행용 배낭이 전부였다. 그런데 기장의 탈출 명령이 떨어지면 도대체 어떡하란 말인가.. 하늘에서 내려다본 아마존 정글은 평온하기 짝이 없었고 경이로움마저 들었다. 이곳이 지구별의 허파란 말이었지. 




우리가 6박 7일간 탐험하게 될 아마존 투어는 아마존 강 최상류에 위치한 보카 마누(Boca Manu)란 곳이며, 그곳은 우리가 다녀온 꼴까케뇬(Il Canyon del Colca)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 그곳 네바도 미쓰미( Nevado Mismi) 산에서 발원한 물이 장장 6,400킬로미터로 이어지며 세계에서 가장 큰 강, 길이는 두 번째로 긴 강이었다.  우리는 곧 정글 속에 위치한 아담한 보카 마누 공항에 무사히 착륙을 하고 투어 일정에 돌입했다.


우리네 삶 가운데서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많이 흔들릴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때 비상탈출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인생은 연습도 없고 비상탈출구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냥 내 삶의 보따리에 의지하여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여행이 일러준 교훈이다. 투어가 끝날 때는 경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고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다행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또 다른 위험천만한 일을 겪게 됐다. <계속>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LA NOSTRA VIAGGIO SUD AMERICA
Rio delle Amazzoni_Boca manu PERU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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