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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08. 2023

나우엘 우아피 호수 위 신의 그림자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19


너무 아름다우면 할 말을 잊는 법인가..?!!



   아르헨티나의 북부 파타고니아에 속한 나우엘우아피 호수(Lago Nahuel Huapi)..



 이 호수는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에 속한 곳. 티 없이 맑은 물이 가득한 나우엘 우아피 호수에서 어느 날.. 하니와 나는 생전 처음으로 조나단 리빙스턴의 갈매기의 꿈을 온몸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 이웃들처럼 보통의 삶에 안주할 수 없는 욕망이 마구 꿈틀거리고 있었을 때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할 정도였지만 우리는 1년의 긴 여정으로 남미 일주 여행에 이어 파타고니아 여행에 나서고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니 생애 최고의 선택이었다. 우리가 파타고니아 여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그저 달콤한 일상에 젖어있었을 게 틀림없다. 그리고 시시콜콜한 가십에 맞장구치며 하루를 소일하고 있었을 것.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우리의 족적이 닿을 때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행성을 발견한 우주인들처럼 기뻐하고 하늘에 감사했다. 



연재 중인 포스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바를레타서 시작했으나 한국으로 귀국한 직후부터 사정상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없고 인터넷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던 관계로 차일피일 미루게 됐다. 그리고 다시 한겨울에 열어본 나우엘 우아피 호수의 꿈처럼 맑고 고운 풍경 앞에서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자화자찬.. 





지난겨울 나는 5년 만에 내 조국을 찾아 향수병을 달래기도 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사노라면 가끔씩 원치 않는 일이 생기는데 한국에서 보낸 7개월의 시간이 그중 하나였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내 앞에 숙재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숙제를 끝마치고 몸에 묻은 먼지를 털듯 훌훌 다 털어 바리고 다시 장도에 올랐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우리 집이 보고 싶었다.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터라 우리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는지 매우 궁금했다. 로마의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떼르미니 역까지 이동한 후 고속열차를 타고 정이 듬뿍 든 집으로 돌아오니 모든 게 다 제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딱 하나.. 빈자리가 보였다. 하니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볼 일이 남았으므로 그녀의 부재로 말미암아 허전함이 밀려드는 게 아닌가. 그때 열어본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인터넷을 다시 개통하니 열흘의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먼지를 닦고 쓸고 닦고를 반복하며 그녀의 흔적을 드러내기 사작했다. 그러자 사진첩 한쪽에서 그녀의 모습이 오롯이 묻어났다.



우리가 함께 바라본 나우엘 우아피 호수에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우리가 남긴 흔적처럼 빼곡했다.



너무 아름다워도 슬픈 법일까..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 속에 머물고 있는 신의 그림자..



지난 여정 <한겨울에 열어본 나우엘 우아피> 편에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글을 번역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시 열어본 그곳에는 우리가 조나단을 닮아있었다. 꿈같은 일이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꿈 <P7>


이곳은 대략 300미터나 되는 높은 하늘이다. 여태껏 내가 날아오른 최고의 높이까지 다 달았다. 그리고 급강하했다. 바다 위 파도를 향한 현기증 나는 급강하였다. 이 시점에서 갈매기들이 왜 급강하를 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단 6초 만에 70마일의 속도로 달린다. 상승기에 갈매기의 날개가 더 이상 안정될 수 없는 매우 빠른 속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항상 같은 결과를 얻었다. 그는 비록 최선을 다했을 망정 빠른 속도에서는 통제력을 상실하곤 했다. 그는 다시 300미터까지 올라갔다. 먼저 앞으로 나아가지 전에 맥주를 들이켠 것처럼.. 그리고 공중으로 미끄러졌다. 급강하했다. 



흠.. 아무것도 아니야! 매번 성인이 될 때마다 왼쪽 가슴은 상승기 동안 정지해 있었다. 그는 손대는 것을 잊은 채 맹렬하게 움직였다.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쪽 날개를 크게 휘저었다. 그러나 함정에 빠져들며 고꾸라졌다. 그는 상승하는 날개에 충격을 받았을 때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수가 없어 성공할 수가 없었다. 그는 열 번이나 시도했고 매번 실패했다. 그렇지만 70마일의 속도에 근접하고 있었다. 그때 깃털 뭉치로 변했다. 비행 영역을 상실한 채 물속으로 뛰어들게 됐다. 



그런 연후 마침내 비결이 떠올랐다. 날개가 흠뻑 젖었을 때 날개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했다. 네, 50마일이 될 때까지 날개를 부지런히 움직이세요. 그리고 날개를 단단히 붙들고 계세요. 이번에는 600미터 높이까지 올라가서 다시 시도했다. 그리고 급강하했다. 설명을 멈추고.. 날개가 활짝 열린 채로 부리를 내리고, 50마일에 도달했다. 엄청난 힘이 필요했다. 하지만 10번의 비행 끝에 도전은 성공이었다. 




하니와 함께 1년의 긴 시간 동안 파타고니아를 누비고 다녔다. 피곤한 줄도 모른 채 온몸을 통째로 대자연 속에 맡겼다. 다시금 생각해 봐도 무모한 도전인 것 같았지만 우리를 꼭 붙들고 인도해 주신 신의 그림자가 함께 했으므로 가능한 여행이자 행복한 여정이었다. 그중 한 곳이 나우엘 우아피 호수이며 우리는 두 번씩이나 이곳을 방문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여행을 통해서랄까..



세상에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없다면 무슨 맛으로 세상을 살아갈까 싶은 생각들..



사진첩을 열어놓고 포스트에 글을 쓰는 동안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럴 리가 없지만 우리네 삶 가운데 여행이 없었거나 신의 그림자를 만나지 못하는 불행이 있었다면 삶은 또 얼마나 삭막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육신을 입고도 갈증이 생기는 까닭은 신의 존재를 부정할 때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예술가의 십계명>의 첫째 계명이었지..



예술가의 십계명 원문_Decálogo del artista


Decálogo del artista

I. Amarás la belleza, que es la sombra de Dios sobre el Universo.
II. No hay arte ateo. Aunque no ames al Creador, lo afirmarás creando a su semejanza.
III. No darás la belleza como cebo para los sentidos, sino como el natural alimento del alma.
IV. No te será pretexto para la lujuria ni para la vanidad, sino ejercicio divino.
V. No la buscarás en las ferias ni llevarás tu obra a ellas, porque la Belleza es virgen, y la que está en las ferias no es Ella.
VI. Subirá de tu corazón a tu canto y te habrá purificado a ti el primero.
VII. Tu belleza se llamará también misericordia, y consolará el corazón de los hombres.
VIII. Darás tu obra como se da un hijo: restando sangre de tu corazón.
IX. No te será la belleza opio adormecedor, sino vino generoso que te encienda para la acción, pues si dejas de ser hombre o mujer, dejarás de ser artista.
X. De toda creación saldrás con vergüenza, porque fue inferior a tu sueño, e inferior a ese sueño maravilloso de Dios, que es la Naturaleza.

-Gabriela Mistral



예술가의 십계명 


첫째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둘째, 무신론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와 유사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그를 섬기라.

셋째, 아름다움을 감각의 미끼로 주지 말고 정신의 자연식으로 주어라.

넷째, 방종이나 허영을 위한 구실로 삼지 말고 신성한 연습으로 삼아라.

다섯째, 잔치에서 너의 작품을 찾지도 말 것이며 가져가지도 말라. 아름다움은 동정성이며 잔치에 있는 작품은 동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너의 가슴속에서 너의 노래로 끌어올려라. 그러면 너의 가슴이 너를 정화할 것이다.

일곱째, 너의 아름다움은 자비라고 불릴 것이며 인간의 가슴을 기쁘게 해 줄 것이다.

여덟째, 한 어린아이가 잉태되듯이 네 가슴속 피로 작품을 남겨라.

아홉째, 아름다움은 너에게 졸림을 주는 아편이 아니고 너를 활동하게 하는 명포 도주다.

열째, 모든 창조물 중에서 너는 수줍어할 것이다. 너의 창조물은 너의 꿈 보다 열등했으며 동시에 경이로운 신의 꿈인 자연보다도 열등하기 때문이다.

-가브리엘라 미스뜨랄 



나우엘 우아피 호수 위에 드리워진 신의 그림자를 등에 업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현재 우리가 호수 위를 이동하는 곳은 빅토리아 섬에서 아라야네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Arrayanes)이다. 그곳에서 다시 신의 그림자를 만나며 특별한 경험을 하게될 것이다. <계속>



Il Paesaggio della Patagonia affascina a prima vista_Lago Nahuel Huapi
il 08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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