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18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우리가 사랑했던 땅 안데스..!
아르헨티나의 북부 파타고니아에 속한 나우엘우아피 호수(Lago Nahuel Huapi).. 이 호수는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에 속한 곳. 티 없이 맑은 물이 가득한 나우엘 우아피 호수에서 어느날.. 하니와 나는 생전 처음으로 조나단 리빙스턴의 갈매기의 꿈을 온몸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 이웃들처럼 보통의 삶에 안주할 수 없는 욕망이 마구 꿈틀거리고 있었을 때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할 정도였지만 우리는 1년의 긴 여정으로 남미 일주 여행에 이어 파타고니아 여행에 나서고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니 생애 최고의 선택이었다. 우리가 파타고니아 여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그저 달콤한 일상에 젖어있었을 게 틀림없다. 그리고 시시콜콜한 가십에 맞장구치며 하루를 소일하고 있었을 것.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우리의 족적이 닿을 때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행성을 발견한 우주인들처럼 기뻐하고 하늘에 감사했다. 연재 중인 포스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바를레타서 시작했으나 한국으로 귀국한 직후부터 사정상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없고 인터넷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던 관계로 차일피일 미루게 됐다. 그리고 다시 한겨울에 열어본 나우엘 우아피 호수의 꿈처럼 맑고 고운 풍경 앞에서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자화자찬..
지난 편에 이렇게 썼다.
내 아들 조나단아.. 너 몰골이 그게 뭐야. 너무 야위었어. 왜 그런지 아니. 넌 전혀 먹지 않았거든..ㅜ 그래서 너의 깃털이 줄어들고 뼈가 점점 야위고 있는 게 보여. 그러자 조나단이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먹는 것보다 공기 중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등 배우는데 관심이 있어요. 그게 전부예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나단의 아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달래는 듯 말했다.
"아가야 내 말 잘 들어봐.. 곧 겨울이 와요.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러면 고기잡이를 나가는 어선은 거의 없을 것이며, 물고기는 더 깊은 물속에서 헤엄을 치게 될 것이다. 만약 네가 공부를 하고 싶다면, 그것을 어떻게 얻는지 등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너의 비행에 관한 이야기도 좋아. 하지만 비행이 밥 먹여 주진 않지.. 아가야 너는 네가 먹기 위해 하늘을 날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라며 조나단에게 충고를 했다.
조나단은 조용히 순종하며 아빠의 충고에 동의를 했다. 그리고 그 후 며칠 동안은 아빠의 충고대로 다른 갈매기들처럼 행동하며 그들에게 선의를 베풀었다. 그런 한편 그는 소리를 지르며 회전을 하고 친구 스또르모와 함께 어선 주변에서 빵 한 조각 생선 한 마리 약간의 음식을 먹기 위해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도 안 돼"라고 다그쳤다. 그리고 그를 따라온 배고픈 늙은 갈매기에게 의도적으로 멸치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아빠의 충고가 더는 먹혀들지 않으며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시간에 비행 연습을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 그는 여전히 배울 게 너무 많았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조나단은 스또르모를 혼자 두고 공해상에서 연습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 행복했다. 다시 그는 비행속도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간의 훈련 끝에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갈매기들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었다. <P6> (변역: 역자 주)
Il gabbiano Jonathan Livingston<P7>
Eccolo a circa trecento metri d’altezza che, battendo le ali a più non posso, si butta in picchiata: una picchiata vertiginosa verso le onde. A questo punto capisce perché ai gabbiani questa manovra, a tutta velocità, non può riuscire. In appena sei secondi, uno tocca le settanta miglia all’ora: velocità alla quale l’ala d’un uccello non è più stabile, nella fase ascendente. Ci si era provato più volte, ma sempre con lo stesso risultato. Pur mettendoci il massimo impegno, perdeva sempre il controllo, a una velocità così elevata. Saliva a quota trecento. Avanti dritto, a tutta birra, prima. Poi scivolata nell’aria. E giù in picchiata. Niente! Ogni santa volta l’ala sinistra andava in stallo nella fase ascendente, lui veniva spostato con violenza a mano manca, stallava con la destra per cercare di riprendersi e, trac, cadeva in vite. Non riusciva a metterci sufficiente attenzione, al momento in cui dava quel colpo d’ala ascendente. Dieci volte ci aveva provato e ogni volta, appena toccate le settanta miglia orarie, si trasformava in una trottola di penne e, perduto il dominio dell’aria, tonfava nell’acqua. Il trucco – gli balenò alla fine in mente, quand’era ormai fradicio – consiste nel tener le ali ferme. Sì: remeggiare finché non sei sulle cinquanta miglia, poi tener salde le ali. Salì a quota seicento e riprovò. Si buttò in picchiata, becco diritto in giù, ali tutte aperte, appena toccate le cinquanta, spiegate e ferme. Occorreva una forza tremenda, ma il trucco riusciva. Nello spazio di dieci <P7>
이곳은 대략 300미터나 되는 높은 하늘이다. 여태껏 내가 날아오른 최고의 높이까지 다 달았다. 그리고 급강하했다. 바다 위 파도를 향한 현기증 나는 급강하였다. 이 시점에서 갈매기들이 왜 급강하를 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단 6초 만에 70마일의 속도로 달린다. 상승기에 갈매기의 날개가 더 이상 안정될 수 없는 매우 빠른 속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항상 같은 결과를 얻었다. 그는 비록 최선을 다했을 망정 빠른 속도에서는 통제력을 상실하곤 했다. 그는 다시 300미터까지 올라갔다. 먼저 앞으로 나아가지 전에 맥주를 들이켠 것처럼.. 그리고 공중으로 미끄러졌다. 급강하했다.
흠.. 아무것도 아니야! 매번 성인이 될 때마다 왼쪽 가슴은 상승기 동안 정지해 있었다. 그는 손대는 것을 잊은 채 맹렬하게 움직였다.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쪽 날개를 크게 휘저었다. 그러나 함정에 빠져들며 고꾸라졌다. 그는 상승하는 날개에 충격을 받았을 때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수가 없어 성공할 수가 없었다. 그는 열 번이나 시도했고 매번 실패했다. 그렇지만 70마일의 속도에 근접하고 있었다. 그때 깃털 뭉치로 변했다. 비행 영역을 상실한 채 물속으로 뛰어들게 됐다.
그런 연후 마침내 비결이 떠올랐다. 날개가 흠뻑 젖었을 때 날개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했다. 네, 50마일이 될 때까지 날개를 부지런히 움직이세요. 그리고 날개를 단단히 붙들고 계세요. 이번에는 600미터 높이까지 올라가서 다시 시도했다. 그리고 급강하했다. 설명을 멈추고.. 날개가 활짝 열린 채로 부리를 내리고, 50마일에 도달했다. 엄청난 힘이 필요했다. 하지만 10번의 비행 끝에 도전은 성공이었다.
꽤 많은 시간이 도둑처럼 나타났다 바람처럼 사라졌다. 이탈리아서 귀국한 지 어느덧 5개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숙재로 등장하여 돌아갈 시간을 계수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루는 또 웰케 빠르게 지나가는 거야..ㅜ) 그리고 모처럼 열어본 사진첩 속에 우리의 지난 여정들이 꿈처럼 다시 등장하고 있었다.
사노라면 알게 된다. 펼쳐야 할 때가 있고 오므려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은 오므려야 할 때..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꿈도 펼쳐야 할 시기라야 옳을 것이다. 도전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라 도전할 수 있을 때가 있으며 우리는 인생 후반전을 <갈매기의 꿈>에 실어 우리의 꿈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 그저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것만으로 하늘에 감사하며 우리를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 무엇이든 마음만 앞서면 실패가 뒤따를 것이며 고통 또한 더불어 따라다닐 것이다.
진풍경을 앞에 놓고 보니 슬며시 욕심이 끼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이라는 건 두 번의 호기심을 용납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호기심이 충족되면 헌신짝처럼 버리게 되는 아름다운 추억들.. 우리에게 나우엘 우아피 호수는 두 번째 빛을 더 발했다. 남미 일주 여행 당시 못다 한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다시 방문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너무 보고 싶었던 풍경이자 우리의 추억을 오롯이 묻어놓은 곳.
그렇지만 자꾸만 욕심이 스멀스멀 베어 든다. 다시 한번 더 갈수만 있다면.. 다시 못 갈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그런 때가 오면 나우엘 우아피 선착장에서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 때문에 하염없이 울고 서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월은 가고 오는 법..
우리 삶에 주어진 인생의 언저리를 어루만지며 지난 시간을 다시 추억하는 일 밖에..
한 겨울에 열어본 나우엘 우아피..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사랑이여 삶이여 우리가 사랑했던 나우엘 우아피여.. 하니는 가끔씩 이렇게 말하곤 한다.
"다시 안데스로 돌아가고 시포. 파타고니아로 떠나고 싶어..!"
Il Paesaggio della Patagonia affascina a prima vista_Lago Nahuel Huapi
il 05 Dicembre 2022, Biblioteca Municipale di Chunc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