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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11. 2023

북부 파타고니아에 봄이 오시면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21


운칠기삼(運七技三).. 행운이 따르면 천사들의 동행을 몸소 느끼게 된다!



   썰물이 휩쓸고 간 북부 파타고니아의 오르노삐렌.. 파타고니아 여행에 나섰을 때 맨 먼저 남반구의 봄을 보고 싶었다. 이번의 여정은 한국 인천공항에서 호주의 시드니로 작항하고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국제공항을 경유하여 다시 대권비행으로 북쪽으로 이동하며 칠레의 산티아고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다음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시차 적응을 하고 곧바로 뿌에르또 몬뜨(Puerto Montt)로 이동했다. 뿌에르또 몬뜨는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의 주도이며 면적은 면적은 1,673 km2, 인구는 대략 175,938(2002)으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항구도시이다. 감개무량했다. 

   남미일주 여행 당시 추억을 만들어 둔 그곳을 다시 방문하게 되다니.. 관련 포스트에서 적지 않은 언급이 있었으므로 이번 포스트에서는 우리들이 잘 아는 것보다 더 잘 모르는 파타고니아에 대해 대략 개관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꿈꾸는 그곳 포스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지리적으로 남미대륙의 잘반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다.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동태평양 쪽을 차지하고 있는 칠레의 파타고니아와 안데스 너머 대서양 쪽 아르헨티나 지역의 광활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곳이다.


남미대륙의 파타고니아 지역을 표시해 둔 자료사진(출처: https://it.wikipedia.org/wiki/Patagonia#/media/File:Pat_map.PNG)을 참조하면 파타고니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미대륙의 이 지역은 우리 행성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광대한 면적에  27만 명의 인구(2017년 마지막 인구 조사)가 살고 있으며 , 인구밀도는 제곱 킬로미터(km2) 당 3명이 살고 있는 곳이다. 서울의 인구밀도가 16,181명/㎢이란 것을 감안하면 거의 사람들이 살지 않는 지역으로 착각할 정도로 대자연의 속살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서부터 부지런히 남하하여 이곳 오르노삐렌에 도착했을 때 맨 먼저 만난 풍경들이 포스트에 등장하고 있다. 남미일주 여행에서 아쉬움을 남긴 건 파타고니아의 봄을 보지 못했다는 거.. 우리는 용케도 하늘의 도우심으로 북부 파타고니아의 비경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행성의 적도를 중심으로 남반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북반구와 날씨도 다르고 동식물들의 분포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이미 학습한 바 있다. 우리를 마중 나온 북부 파타고니아의 날씨는 기막힌 조합이었다.



뿌에르또 몬뜨에서 오르노삐렌(HORNOPIRÉN - CALETA GONZALO)에 발을 디딜 당시는 우기와 건기가 겹치는 시기였으며 우기가 끝나가는 시기였다. 참고로 자료에 등장한 우기란, 열대기후에서 이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특히 열대몬순기후에서 가장 뚜렷하다. 북반구 대부분의 우기는 주로 5월~9월까지로 칭한다.(하와이, 북아메리카 서해안, 유럽은 11월~3월) 대한민국에서는 6월~9월이 우기이며, 10월부터 5월까지는 건기이다. 



일반적으로 5월이나 10월 초에 폭우가 올 수 있지만 잠깐이고 맑은 날이 더 많지만 2020년과 2021년은 5월에 매일같이 비가 오고 그렇지 않더라도 몇 몇 날을 제외하고 우중충해서 우기가 5월부터 시작되었다. 반면에 2015년은 여름과 초가을에 비가 거의 안 오고 맑은 날이 많아서 오히려 우기가 거의 없다 싶었다. 괌에서는 7~11월까지 우기이다. 



광의적으로 열대기후가 아니라도 강수량이 집중되어 있는 철을 우기라고 칭할 수 있다. 일례로 한반도의 여름 장마도 우기라고 볼 수 있으며, 봄과 겨울은 건기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곳 오르노삐렌에 도착했을 때는 우기가 끝나며 곧 건기가 다가오는 시기가 겹치면서 최고의 비경을 여행자 앞에 내놓는 것이다. 이걸 운칠기산 혹은 천사들의 동행이라고 아니 표현할 수가 있을까.. 그때 나의 뷰파인더에 비친 신의 그림자가 외장하드에 빼곡하게 기록되었으며 지금 보시고 있는 풍경들은 그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북부 파타고니아에 봄이 오시면

-오르노삐렌, 꿈엔들 잊히리오



썰물이 만들어낸 작품은 우리가 머물던 숙소(민박집)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바닷가의 모습이며 구름과 안개가 뒤범벅이 된 배경은 안데스 산맥의 한 부분이며 구름 너머로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장차 아르헨티나 지역의 명소로 이동하기 전까지 주로 안데스 동쪽 칠레의 파타고니아를 여행했다.



북부 파타고니아에 봄이 오시면 오르노삐렌은 온통 천국으로 변한다. 샛노란 꽃들이 봄의 대합창을 부르며 여행자의 발길을 붙들게 되는 것이다.



썰물의 바닷가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낸 삼각주는 비구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비현실적이랄까..



바닷가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가면 곳곳에 널브러진 목선의 잔해가 설치미술을 연상케 한다. 



어디를 가던 뷰파인더를 놀라게 하는 장면들 때문에 하니와 나의 동선은 늘 숙소 바깥에 있었다.



숙소에서는 그저 밥이나 해 먹고 잠이나 자는 곳.



밥술을 뜨다 말고 다시 바닷가로 향하는 일이 일상이 된 곳이었다.



이런 일은 파타고니아 여행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파타고니아 여행이 끝나고 다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 이어지곤 했다. 그뿐이랴.. 그 감동 그대로 칠레에 살면서 파타고니아 여행을 무시로 떠나기 위해 장기체류 허가증까지 취득했다. 우리는 파타고니아에 빠져 허우적대곤 했다.



사과나무에 꽃이 필 때 이곳 오르노삐렌의 한 가족이 숲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마도 그들은 봄을 만끽하기 위해서 아사도를 구울 준비를 하는 듯.. 주변은 온통 풀꽃과 사과꽃들이 어우러져 자지러지고 있다. 우리나라서 보지 못한 귀한 풍경들이 북부 파타고니아에서 막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오르노삐렌 마을의 중심에 있는 광장과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는 터미널(?) 바로 앞에 있었으며 하루 숙박비는 1인당 1만 원이었다. 믿기시는가.. ^^



북부 파타고니아에 봄이 오시면 집집마다 새파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주로 목재로 지은 집들은 우기 때 젖어있어서 굵은 장작을 사용하는 난로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 뒤뜰에 가 봤더니 장작이 가득하다.



장작을 사용하는 난로 곁으로 다가가 속을 들여다봤다. 난로 곁에는 간이침대가 놓여있었는데 하니가 젤 좋아하는 장소였다. 난로 위에는 온수가 늘 대기 중이고 오븐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너무 가난한 여행자로 생각했을까.. 1인당 1만 원짜리 저렴한 숙소(비수기)에 머물고 있는 우리에게 주인아주머니가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내밀었다. 부드럽고 너무 맛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별 일이 다 생긴다. 히히 



북부 파타고니아에 봄이 오시면 지천에 널린 게 봄의 요정들이자 신의 그림자들이다.


북반구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들..



인구밀도 제곱 킬로미터(km2) 당 3명이 살고 있는 파타고니아 땅에 봄이 오시면 이런 풍경을 연출한다. 어찌 꿈엔들 잊히리오마는..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천국의 풍경을 앞에 두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 하늘이 주신 선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Quando la primavera arriva nella Patagonia settentrionale_HORNOPIREN
il 11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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