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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20. 2023

이탈리아, 간장 한 스푼이 만든 기적

-쇠고기 요리 이렇게 하면 외식하러 안 간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쇠고기 요리 시간은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서기 2023년 3월 19일 정오경,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바닷가 산책을 나서다가 잠시 공원에 들렀다. 공원은 바닷가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고 집 앞에 있어서 하니와 자주 들렀던 곳이다. 3월 말로 향하는 절기는 봄의 향기를 잔뜩 품고 있었으며 시민들이 모처럼 활기차게 붐볐다. 남녀노소 모두 정장 차림으로 봄나들이를 나온 모습이 패션왕국답다. 



이탈리아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외출을 할 때 복장이 절대로 허술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가 그저 편리한 복장을 선호한다면 이들은 발부터 머리끝까지 잘 갖추어 입는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이들의 문화를 눈여겨보면서 보수적이며 매우 자유롭고 무슨 일이든 허투루 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꼼꼼하다. 


그렇다고 칭천일색의 이탈리아는 아니다만.. 이탈리아 요리를 통해서 같거나 비슷한 문화의 향기를 느끼게 된다. 바닷가 산책을 다녀온 후 공원의 장의자에 앉아 하니와 꽤 긴 통화를 하면서 불과 한 달 전의 우리나라 풍경을 상상해 보니,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겹쳐 보이면서 재화의 날들이 야속할 정도랄까.. 햇볕은 쨍쨍 공원은 생기를 되찾아 겨우내 말라있던 나무들이 새순을 내놓고 풀꽃들이 자지러진다.



사람들이 잘 차려입는 것처럼 나무도 풀꽃도 잘 차려입어야 제 멋이라는 법이다. 음식도 다르지 않다. 요즘 내가 즐겨 먹는 식재료 중에는 대파가 있다. 시중에 널리 알려진 대퍼의 효능에 따르면 해독작용과 식욕을 증진시키고 암 예방은 물론 양기를 보충해 주고 정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치매예방과 변비예방은 물론 요리를 할 때 비린내와 잡내를 제거해 주는 것. 이렇게 뛰어난 효능의 대파가 요즘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출하되는 가격은 놀랄만하다. 굵직한 대파 1킬로그램에 1유로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다. 그래서 이틀이 멀다 하고 1킬로그램씩 먹어치우는데 이번에는 쇠고기 요리에 대파를 넣었다. 아마도 여러분들이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초간단 쇠고기를 숙지하면 외식을 하지 않게 될 게 아닌가 싶다. 


이탈리아, 간장 한 스푼이 만든 기적

-쇠고기 요리 이렇게 하면 외식하러 안 간다



먹음직스러운 대판 쇠고기 볶음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쇠고기(안심이든 등심이든 부챗살이든 치마살이든 안창살이 등심이든..) 마블링이 잘 된 부위 200그램을 준비한다. 그리고 대파(식 미 껏)와 조미간장(씨간장이나 조선간장이면 설탕을 한 꼬집 정도 넣는다) 한 스푼을 준비한다. 그리고 깨소금과 올리브유 및 마늘을 준비한다. 오늘 쇠고기 요리에 준비한 마늘은 지난해 바를레타 시장서 사 와 빻아둔 것으로 두 큰 술을 사용했다. 대파 쇠고기 볶음 요리에 들어간다.



5분이 채 안 걸리는 대파 쇠고기 볶음 요리


하니와 통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지 마지 냉장고 속에 준비되어 있는 재료들을 끄집어내어 요리에 들어갔다. 먼저 프라이팬을 센 불에 달구고 올리브유를 두 숟가락 정도 뿌려준다. 그다음 빻아둔 마늘(통마늘은 얇게 저며서 사용) 두 숟가락을 넣는다.(치익~지글지글) 이렇게 마늘기름을 만든 후 한 입 크기로 잘게 썰어둔 쇠고기를 투입한다.(치익~~ 자글자글) 그다음 주걱으로 골 저어주는데 이때 유의할 점은 너무 자주 저어주면 고기가 잘 익지 않으므로 적당히 시간차를 두고 저어준다. 


고소한 향기가 진동을 한다.(침 잴밸..ㅜ) 이렇게 센 불에서 1분 정도 익히면 고기가 맛있게 익는다. 그리고 간장 한 숟가락(혹은 식 미 껏)을 넣고 고루 저어주고 준비해 둔 대파를 투입하여 다시 저어주면 끝! 요리를 완성하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다음 마지막으로 깨소금을 흩뿌랴주면 대파 쇠고기 볶음요리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요리를 접시에 담아 보니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맛이 어떠냐고 물으신다면.. (흠 생전 고기 맛을 보지 못한 사람 ㅜ) 고소하고 향긋하고 달콤하고 쫄깃 쪼올깃~~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의 식탁  위에 올린 풍경이 연출되면 다시 한번 더 요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암튼 기막히게 맛있다. 



그리고 쇠고기든 돼지고기든 볶음 요리를 할 때 유의할 점은 마블링이 잘 된(지방이 적당히 잘 섞어) 부위를 골라야 최고의 맛을 낸다는 점 유의해야 한다. 지방이 없다면 그저 퍽퍽한 느낌의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공원의 풀꽃들과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으며 봄나들이를 준비하듯이 봄이 오시면 몸보신을 위해 여러 영양가 있는 식재료들을 마음껏 먹어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세상이 온통 봄빛에 젖어있는 3월 말.. 지쳐가는 당신의 몸에 윤기를 더해줄 요리를 찾아 활기를 되찾기 바란다. 간장 한 숟가락으로 양념한 기적의 초간단 요리를 눈여겨 보시면서..


E' cosi' che si fa il miglior piatto di manzo mai preparato
il 19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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