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봄나물
내가 먹어본 봄나물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봄나물 시보네(Sivone)..?!!
서기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하늘은 하루종일 우중충 했다. 간밤에 쏟아지던 봄비는 날이 밝아도 추적추적 여전히 빗방울을 날리고 있었다. 볼일을 보러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는데 우산이 필요했다.
집 앞에 주차해 둔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 상태를 점검한 후 조촐한 아침 겸 점심을 챙겨 먹었다.
지금 보고 계신 풍경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하니가 좋아하는 오리지널 모짜렐라(Mozzarella) 치즈를 올린 삣싸(Pizza)이다. 이탈리아서 생산되는 오리지널 모짜렐라 치즈는 바실리까따 주(Basilicata), 깔라브리아(Calabria), 깜파니아(Campania), 라찌오(Lazio), 마르께(Marche), 몰리제(Molise),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뿔리아(Puglia) 주에 국한되어 있디. 가성비가 워낙 뛰어나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삣싸 빵 위에 올려먹거나 요리에 적당히 사용하면 매우 색다른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다.
잠시 요기를 한 다음 컴 앞에 앉아 나의 브런치 내가 꿈꾸는 그곳을 열어놓고 이웃들의 동정을 살피고 있다. 참 좋은 세상.. 내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사진을 찍는 취미와 함께 포스트를 작성하는 것. 이런 취미가 본격화된 때는 꽤 오래되었다. 인터넷에 블로그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기록하는 수단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참 좋은 세상..
오늘은 이틀 전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귀한 식재료이자 범나물인 시보네(Sivone)란 녀석이다. 우리나라에 사는 동안 적지 않게 챙겨 먹은 봄나물은 부지기 수이다. 내가 좋아하는 봄나물 중 으뜸은 두릅나물이며 달래와 냉이는 물론 쑥과 취나물과 씀바귀와 고들빼기 등등.. 봄나물의 특징은 거의 만병통치야이나 다름없는 성분과 효능을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릅을 최고로 친다. 통과~~
이틀 전에 구입한 시보네를 고실에 두었더니 약간 시들해져서 녀석들을 개수대애 넣고 물을 흩뿌려주니 빠닥빠닥 되살아나 이탈리아 요리사의 시선을 독차지했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 봄나물.. (아그들아 좀만 기둘러..^^)
봄비 오시는 우리 집 앞 풍경이다. 대략 150미터 전방에 푸른 숲이 보인다. 관련 포스트에서 자주 봐 온 공원이 저곳에 위치해 있으며 바를레타 성과 두오모 또한 바로 곁에 있다. 집 앞 도로는 딴 곳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도로이며 19세기 때 만들어진 도로이다.
집에서 나와 시내로 볼일을 보러 가면서 만난 내가 좋아하는 풍경.. 치 뽈라 프레스까(ci polla fresca, 신선한 양파)로 적어놓고 1킬로그램에 1.5유로라고 적어놓았다.
정말 공짜나 다름없는 미친 가성비..ㅜ
집 뒤에 위치한 공원에 대추야자가 꽃술을 내놓았다. 펄펄 넘치는 생기가 느껴지는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우산을 받쳐 들고 천천히 이동한 시내중심의 풍경.. 바를레타의 수호신인 에라클리오(Colosso di Barletta)가 십자가를 들고 있다. 이 동상의 역사는 서기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상의 높이는 4.5미터에 이르고 뒤에는 교회(Basilica del Santo Sepolcro (Barletta))가 있다. 이 동상의 하반신은 따로 제작된 것으로 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만지작거린 결과 뺀질뺀질.. 봄비가 오시니 비를 맞아 떠 뺀질 거린다. 통과~~ 이제부터 신비스러운 봄나물 시보네(Sivone) 요리에 들어간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봄나물
시내에 볼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잠시 풀이 죽었던 녀석들이 파릇파릇 개수대 속에서 발기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서 만나는 시보네의 모습은 이러하다. 시보네는 국화과 식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뿔리아 주 사람(pugliesi)들이 사랑하는 자연산 봄나물이다. 그래서 관련 사이트에서 녀석의 정체에 대해 알아봤다.
위 자료사진 이미지 출처(Andar per erbe selvatiche: insalata primaverile depurativa)
-시보네란 무엇이며, 뿔리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연산 봄나물
I sivoni sono una particolare verdure molto amata in Puglia: simile alla cicoria selvatica e conosciuti anche come grespigno, sono ricchi di benefici. Ecco cosa sono e come usarli in cucina.
Sivoni, un nome non molto conosciuto sul nostro territorio, Puglia a parte: la ricchezza agricola e gastronomica di questa regione ci regala sempre prodotti particolari. I sivoni sono una particolare varietà di cicoria selvatica dal gusto molto particolare, che fa parte di diversi piatti tradizionali pugliesi: conosciamola meglio insieme.
뿔리아 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연산 봄나물의 맛은 야생 치커리와 비슷하고, 그레스삐뇨(Grespigno, 국화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시보니는 미식가들에게 특별한 맛을 제공하는 야생 치커리인데 뿔리아주 사람들의 전통 식품이기도 하다. 시보니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자라고 알프스 전역 해발 1700미터까지 분포되어 자라고 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번역: 역자주)
녀석들을 개수대 속에 놓고 다듬기 시작하면서 어떤 맛일지 매우 궁금했다. 사보니 한송이의 크기는 무시래기 정도나 될까.. 줄기가 뻣뻣하고 뿌리 부분은 도톰하고 여간 질기 않아서 호주머니칼로 다듬었다.
시보네를 다듬으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현상을 발견했다. 녀석의 줄기를 다듬으며 잘라내자 새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 국화과 식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자 민들레 등 몸에 좋은 봄나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줄기를 다듬는 동안 산삼의 냄새가 진동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삼이나 산삼에서 풍기는 향기는 최고의 약재로 알려진 사포님의 성분과 무관하지 않다. 진나라 시황이 찾아 헤매던 불로초가 산삼이었던 것을 참작하면 들에서 어렵지 않게 구하는 시보네는 인삼이나 산삼의 사포닌 성분을 잉태하고 있었을까.. 널리 알려진 산삼의 효능을 살펴보자니 놀랍다.
항암 작용 / 노화 예방 / 성기능 활성화촉진 / 발기부전 치료 / 원기회복 / 당뇨병 치료 / 혈압 정상화 / 뇌기능 증진 / 면역기능 조절 / 치매초기증세 예방 / 비염 치료 / 중추신경계 흥분 및 진정효과 / 간기능 증강 심혈관 장애 및 동맥경화 치료 / 위궤양 및 염증치료 / 갱년기장애 치료 / 골다공증 예방 / 마약중독 증세치료 / 신장기능 장애치료 / 황산화 활성작용 / 방사선장애 방어효과 등.. 만약 시보네가 사포닌을 포함한 야생 봄나물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건강식재료가 아닌가..
그래서 녀석들을 잘 다듬어 놓고 데치기 전에 줄기와 잎을 조금 뜯어 씹어봤다. 그랬더니 쌉쌀하고 달콤한 맛에 산삼 향기가 입안 가득했다. 따라서 잘라 버리려고 했던 줄기와 밑둥지를 다시 모아 이파리를 대치기 전에 먼저 데쳤다. 대략 3분 이상 데쳐서 맛을 보니 인삼이나 산삼을 씹는 듯 입안에서 향기가 진동을 했다.
시보네를 삶은 과정은 이랬다. 먼저 잘라낸 줄기가 밑둥지를 데치고(삶는 수준) 그다음 다듬은 줄기와 이파리를 줄기를 아래로 행하여 데치기 시작했다. 이때 보다 더 잘 데치기 위해 거품을 걷어내는 기구를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눌러주었다.
그렇게 대략 5분 정도 데친 후 찬물에 식혔다.
찬물에 식힌 시보네는 한 올 한 올 끄집어내어 가지런히 개수대에 받쳐둔다.
이런 모습이다. 서둘러 나물에 묻어있는 물을 짜내면 이파리기 물러지는 점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개수대에 받쳐두면 멋진 작품이 완성된다. 리스또란떼에서는 원심분리기를 사용하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이렇게 준비된 시보네 나물이 물기가 다 빠지면 시금치 무칠 때 양념(관련 포스트 참조)을 사용하여 포크와 숟가락을 이용하여 조물조물.. 손으로 나물을 무치면 이른바 '손맛'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그럴 경우 자칫 나물이 물러질 우려가 있고 요리 도중에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물론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여 부드럽게 조물조물.. 그리고 완성된 시보네 봄나물의 맛이 디~게 궁금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이탈리아에서 만난 시보네 봄나물의 맛
놀라지 마시라. 나물을 다 무쳐놓고 시보네 한 가닥을 입안에 넣고 잘근잘근.. 천천히 씹어봤다. 놀라운 맛이 입안에서 진동을 했다. 쌉쌀하고 묘하게 달짝지근하며 짙은 산삼의 향기 때문에 야생 봄나물 맛이라기보다 산삼이나 인삼을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나물을 모두 데쳐놓고 다시 무치고 맛을 본 순간부터 시작된 기록이 2시간을 넘겼는데.. 아직도 입안에서는 산삼 향기와 쌉싸름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감돌고 있다. 이제 시식을 할 차례.. 서리태 콩밥과 함께 먹으면 둘이 먹다가 둘 다 죽어도 모를 일이야..!
Cosa sono i sivoni: tutto sulle amate erbe spontanee pugliesi
il 21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