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
백 년 천년만년.. 오래도록 마르고 닳도록 무병장수하고 싶으세요..?!!
이틀 전 우리 동네 바를레타에 봄비가 오시면서 모처럼 분위기 있는 3월을 연출했다. 우측 하단에 있는 자동차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자동차이다. 집 앞에 유명한 까페가 있고 저만치 공원이 있는 꽤 괜찮은 동네이다.
우리 동네 구시가지(Centro storico) 대부분은 대리석으로 덮여있다. 르네상스의 본고장 피렌체서도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동네 구시가지에 충만한 대리석은 이곳으로부터 지근거리에 있는 안드리아(Andria)의 노천 광산에서 운반해 온 것들이다. 한 번 잘 다듬어 깔아 두면 천년 이상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와 선조님들이 귀히 여겼던 식재료들도 우리 동네를 빛나게 하는 대리석 못지않게 잊히려야 잊히지 않는 영혼을 구성한 집합체라고나 할까.. 나 혹은 우리를 귀히 여기게 만드는 식재료들이 너무 아름답다. 그중에서도 대파 혹은 양파 쪽파는 볼 때마다 경이로운 식재료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존재들.. 그중 오늘 포스트는 대파의 효능에 대해 알아봤다.
-이탈리아 요리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
우리 인간의 꿈과 욕망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누군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지 않을까.. 마는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우리 집 어른들의 수명을 계수해 보니 대략 80세 전후에 돌아가셨다. 평균 80세.. 그분들 가운데 별 탈 없이 돌아가신 분도 있지만, 우리 어머님처럼 병고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고통은 없다 할지라도 당신의 몸이 불편하면 생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이 있을까..
한의를 하신 아부지께선 우리들 앞에서 아주 가끔 죽음에 대해 말씀하셨다. 당신께선 "그저 잠을 자다가 홀연히 떠났으면.." 하는 바람 가득했다. 글쎄.. 그게 마음대로 되는 법이 없다. 유한한 인생의 시스템은 생로병사로 이어지는 게 자연의 이치이다. 그러나 눈을 감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이탈리아 요리를 연구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때 내 앞에 등장한 식재료들은 우리 선조님들이 무진장 아껴(?) 먹던 것들이며, 그 가운데 파 혹은 대파가 그중 하나였다.
쪽파든 대파 든 풍족하게 먹지 못했으나 파의 효능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진 바 우리 몸에 너무 유익하다는 것.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직후부터 채소가 금덩어리처럼 보이거나 뷰파인더 속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보아기 시작했지. 이런 마음의 변화는 우리 몸을 이롭게 하거니 사람을 살리는 기운이 내재된 때문 아닐까..
대파가 출하되는 시간이 점점 더 촉박해지면서 녀석은 나로부터 귀한 취급을 받는다. 대파의 효능이 제 아무리 뛰어나도 우리가 가난한 시절에는 함부로 먹지 못한 식재료였다. 지금도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소량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면서부터 식재료를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제철에 나는 식재료는 될수록 많이 섭취하는 게 바람직한 것.
이곳 바를레타도 3월이 지나면 한동안 대파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틀이 멀다 하고 재래시장이나 가까운 가게에 들러 대파를 구매한다. 그리고 내가 먹는 음식 곳곳에 대파를 쏭쏭 썰어 넣고 풍미를 더하는 것이다. 대파는 몸통뿐만 아니라 뿌리에도 유용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대파 뿌리에는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 폴리페놀(Polifenolo)이 들어 있다. 또 대파에 함유한 비타민 P 성분은 모세혈관을 건강하게 해 고혈압과 성인병 등을 예방한다. 대파 특유의 성분은 위를 보호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도움을 주고,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건강에 이롭다며 기록들이 전하고 있다. 아무 때나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파와 뿌리의 효능들..
대파는 만성피로에 찌든 현대인들의 피로와 혈당을 낮추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파의 알싸한 매운 향은 알리신(Allicin)이란 성분 때문인데, 알리신은 파를 자를 째 알린(Allin)이라는 성분이 알리나이제(allinase)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알리신(allicin)으로 변화하면서 우리들 몸속의 지방이나 당질 혹은 단백질과 결합해서 새로운 물질이 되어 유효한 작용을 발휘하게 된다.
알리신은 무엇이고 알린은 또 무엇이며 알리나이제는 어떤 녀석인지 보통 사람들이 잘 알 수가 없다. (알 필요도 없고..ㅜ) 그런데 우리 선조님들 께옵선 체험적으로 녀석들이 우리 몸에 이롭다는 걸 알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 식탁에 거의 늘 자주 등장하는 이 성분이 항암작용을 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대파의 효능에는 변비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하며 치매예방과 혈액 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있다. 해독 작용은 물론 항암작용을 한다고 하며 식욕을 증진시키고 정력강화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만약 여러분들 중에서 대파의 효능에 대해 잘 모르거나 소홀히 한 경우의 수 때문에 열거한 유익함으로부터 멀어졌지 않나 의심해 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꽤 길게 대파타령을 늘어놓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연식(?)이 증가하면 할수록 점점 더 대파가 당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바를레타서 생산되는 양질의 대파의 가성비가 워낙 뛰어나 대파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탈리아 사람들의 음식 문화는 우리나라와 달라서 그런지 우리 선조님들이 애지중지한 것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나저나 백 년 천년만년.. 오래도록 마르고 닳도록 무병 장수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가 대파나 양파는 물론, 쪽파나 달래와 마늘 등 몸에 좋다는 식재료를 무시로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Hippokratēs)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요즘 나의 존재감 때문에 돌아본 귀중한 식재료 중 하나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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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22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