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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13. 2023

담배 피우는 산, 원조 개다리춤 고백

-Cerro Chaltén,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43


모깃불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한 여름밤.. 까마득히 오랜 추억 속에 엄마 아부지가 박장대소한 풍경..?!!



   서기 2023년 6월 12일 오후(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햇볕이 쨍쨍.. 한여름을 무색게 하는 날씨기 이어지고 있다. 잠깐 자동차 속에 남겨둔 물건을 가지러 갔더니 차속은 한증막으로 변했다. 따끈따끈한 날씨가 곧 바캉스 시즌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고나 할까.. 



이때 열어본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만난 담배 피우는 산..  쎄로 찰텐(Cerro Chaltén)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피츠 로이(Fitz Roy)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가 원주민들이 부르던 '담배 피우는 산'이다. 쎄로 찰텐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미리 일러두기를 준비했다.



미리 일러두기


아침의 해돋이에 비친 엘 찰텐(El Chalten)의 명산 피츠로이(Il monte Fitz Roy)가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산을 원주민 마푸체 인디오들은 신성한 산으로 여겼다. 피츠로이가 위치한 곳은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즈 주의 국립공원으로 로스 글라시아레스(Los Glaciares)와 칠레 쪽에서는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국립공원(parco nazionale Bernardo O'Higgins)의 일부를 형성한다. 피츠로이 산군의 최고봉은 해발 3,405미터에 이른다. 



쎄로 찰텐(El Chalten)의 위치는 첨부한 자료사진과 같다. 이미지 출처: https://portfolio.photoseek.com/ Argentina & Chile Patagonia map: 11 February - 05 March 2020: El Calafate, Los Glaciares NP, El Chalten, Monte Fitz Roy, Torres del Paine NP.

Argentina & Chile Patagonia trip map: three Dempseys travelled from 11 February - 05 March 2020: El Calafate, Los Glaciares National Park, El Chalten, Monte Fitz Roy, Lago del Desierto, & Torres del Paine NP 


il parco nazionale Los Glaciares, nella provincia di Santa Cruz, e dalla parte cilena, forma parte del parco nazionale Bernardo O'Higgins. Raggiunge un'altezza di 3.405 metri sul livello del mare. 자료출처: https://it.wikipedia.org/wiki/Monte_Fitz_Roy


하니와 함께 여행한 파타고니아의 엘 찰텐은 두 번이나 다녀왔다. 님미일주 여행에서 만난 후 감동에 젖어 다시 파타고니아 여행 때 다녀온 것이다. 보통의 경우 한 번 다녀오면 호기심이 사라지고 시큰둥해지는데 피츠로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씩 다시 파타고니아를 다녀오고 싶어 한다. 우라에게 피츠로이는 그런 산이자 파타고니아 최고의 명소 중에 하나였다.





담배 피우는 산, 원조 개다리춤 고백

-Cerro Chaltén,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43



세월을 머리에 잔뜩이고사는 한 봉우리가 수목한계선 위로 드러났다.



태곳적부터 온갖 풍상을 다 겪은 숲과 하늘이 묘하게 대조되는 곳..



조물주는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파타고니아 한쪽에 비경을 숨겨주었지만 어느 날 사람들에게 들키고 만다. 

그들 중에 우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걸 행운이라 불러야 하나..우리가 어렵사리 족적을 남기긴 했지만 다시금 돌아봐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힘들게 기록을 남긴 당시의 풍경들이 좋은 세상을 만난 것 또한 행운이다.



옛날.. 개구쟁이 한 녀석이 엄머 아부지 앞엣 재롱을 떨 때쯤 이곳을 다녀왔다면 어떠했을까.. 



혹시라도 필름사진을 인화한 흑백 사진이 커다란 액자에 간추려져 안방에 걸려있을 게 아닌가..



하필이면 오늘 따끈따끈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서 오래전 추억을 담배 피우는 산속으로 구겨 넣었다.



두 여행자가 배낭을 메고 이정표를 살피는 현장.. 오랜만에 사람 구경을 했다. (통과~ ^^)



한 개구쟁이가 엄머 아부지 앞에서 재롱을 떨던 때는 1960년대 초반이다.(흠.. 연식이 다 들통났네..ㅜ)



요즘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에는 여름밤이 되면 동네사람들이 모여 앉아 모깃불을 피우고 평상이나 멍석 위에서 잡담을 나누며 더위를 식히곤 했다. 모깃불 연기 속에서 쑥 냄새다 묻어난다.  



이날 엄머 아부지와 동네 사람들은 평상에 모여 앉아 잡담을 나누고 계셨는데 한의를 하신 아부지 때문에 저녁답이면 동네사람들이 우리 집 뒷마당에 모여들곤 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녀석이 나타났다.


녀석은 사람들 앞에서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까까중머리를 쓰다듬어 올렸다.



이 모습을 본 엄머 아부지는 거의 까무러칠 정도였으며 이웃분들도 깔깔대며 좋아하셨다. 



돌이켜 보니 엄마 아부지를 기쁘게 해 드린 몇 안 되는 장면이었다. 마치 메기의 추억..ㅜ



담배 피우는 산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풍경들이 뷰파인더에 담겨 여러 이웃분들과 공유하는 것도 멍석 때문일까. 포털에서 멍석을 깔고 유저들이 짬짬이 개다리춤(?)을 연출하는 디지털 세상.. 저만치 담배 피우는 산으로 가는 길이 고불고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당시에는 잘 몰라도 지내놓고 보니 개다리춤의 원조가 나대친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꿈..



하니가 생수통 한 병을 들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싱싱한 생수를 생각지도 못했다. 하니의 차림을 보면 배낭여행자의 모습이 오롯이 묻어난다. 배낭의 용량이 꽤니 컸지만  장비와 옷가지를 담을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큼직한 카메라 장비와 렌즈와 함께 준비한 도시락은 배낭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과 엄마 아부지와 함께 곰방대를 무시고 함박웃음을 지으시던 할머니가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다.


Cerro Chaltén, le montagne fumano_Monte Fitz Roy PATAGONIA
Il 12 Giugn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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