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찰텐, 라구나 또레 가는 길 #18
우리는 어디쯤 와있는 것일까.. 그냥 세월 가는 대로 흘러만 갈 것인가..?!!
시간은 눈에 띄지도 만질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긴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인터넷 세상을 경험 허지 못할 때의 시간 개념은 주로 그러하다.
그런데 불과 몇십 년도 아닌 겨우 수년만에 세상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했다.
재미로 시작한 블로깅이 어느 날 횡재(?)를 가져온 것이다.
나는 이른바 '횡재수'가 없다. 거기에 금수저 집안의 출신도 아니다.
이웃을 이롭게 하라시는 홍익인간의 가르침을 신처럼 받드신 아부지를 따라 배운 삶의 방식..
내가 좋아하는 것이면 이웃도 좋아할 것이라 믿고 좋은 것은 무조건 공유하고 싶은 생각들..
어느 날 파타고니아 여행을 시작하면서 뷰파인더가 바빠진 이유도 그러했을까..
인터넷에서 스크롤을 굴려 내릴 때마다 사라지는 풍경은 천신만고 끝에 남긴 기록들이다.
그리고 기록들은 도망가는(?) 시간을 붙들어 둔 신의 그림자..
예전에는 기억 속에서만 잠시 머물던 추억들이 어느 날부터 손바닥 위에 올라와 있다.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그 어떤 장소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의 기록..
서기 2023년 6월 17일 이른 새벽(현지시각)부터 노트북에 불을 밝히고 엘 찰텐의 명소 라구나 또레를 향하고 있다. 시간 저편의 여행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까마득한 시간 저편..
포스트에 등장하고 있는 여행 사진들은 목적지로 이동하는 가운데 순서대로 촬영된 것들이다.
서두에 만났던 느낌표는 줌인(zoom in)한 것으로 우리가 이동하는 목적지의 위치에 해당한다.
그곳에 라구나 또레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이동하는 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목적지로 이동하는 길 옆으로 발그레하게 변해가는 숲.. 곧 우기가 접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저 멀리 거대한 암봉에서 흘러내리는 가는다란 물줄기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는 증표이다. 세상에서 떠돌던 시간의 찌꺼기들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비가 되거나 빙하로 변하여 어느 날 물이 되는 것이랄까..
지난해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이끼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는 현장.. 시간이 남긴 흔적들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냥 느끼만 하는 시간의 못된 속성..ㅜ
지금.. 하니와 함께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만난 풍경들은 시간의 또 다른 모습이다.
까마득한 시간 저편 빙하기가 만든 풍경들 가운데 드러누운 돌멩이와 바위들은 빙하의 길이었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라구나 또레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 저편 빙하의 길을 따라 길을 나선 여행자.. 시간을 붙들어두면 과거와 현재의 시차를 모르게 된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행운아가 틀림없다. 미래 또한 뷰파인더를 통해 다시 현재로 바뀌게 되는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신의 그람자인 아름다움이 충만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시면, 삶은 얼마나 더 풍요롭고 행복할 것인가..!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LAGUNA TORRE PATAGONIA ARGENTINA
Il 17 Giugn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