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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19. 2019

씨감자가 모짜렐라를 만났을 때

-어느 날 갑자기 감자가 좋아진다

한 입 크기의 씨감자..!!



가끔씩 들르는 바를레타 시장에 가면 놀라운 일이 발견된다. 과일과 야채 및 생선의 가격이 너무 싼 것이다. 웬만한 건 1킬로그램에 우리 돈 1000원 남짓이면 해결된다. 요즘 한창인 귤은 물론 양배추나 오이 상추 대파 양파 사과 배 토마토 피망  당근 호박  브로콜리 가지 등등.. 


이 같은 가격은 피렌체의 절반 가격 혹은 1/3에도 못 미치는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다. 또 얼마 전에 구입한 호두는 5킬로그램에 10유로(13000원 정도)를 지불했다. 

시장에 내다 파는 식재료들은 생산자가 직접 내다 파는 것으로 유통 중에 발생한 비용이 생략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구입해 둔 식 재료들은 빨리 먹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시장 한 모퉁이에서 자잘한 씨감자를 팔고 있었는데.. 글쎄 한 입 크기의 씨감자 가격은 3킬로그램에 1유로였다. 


흠.. 이래도 되는 건가..?!! 가격이 착한 정도를 넘어 공짜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날 0.5유로를 지불하고 1.5킬로그램의 씨감자를 구입했다. 감자를 보는 순간 모짜렐라가 생각났던 것이다. 따라서 집으로 돌아온 즉시 씨감자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씨감자가 모짜렐라를 만나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감자를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 쪄내는 것이다. 감자가 다 익어갈 때쯤 뚜껑을 열어 이쑤시개로 콕 찔러본다. 이때 쏙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익었을 때), 모짜렐라를 잘게 얇게 썰거나 찢어 감자 위에 올리고 뚜껑을 다시 덮는다. 감자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런 리체타는 누워서 떡먹기나 다름없다. 


그리고 잠시 기다렸다가 모짜렐라가 감자를 포근히 감싸 안으면 끝! 다시 이쑤시개로 콕 찔러 한 입 크기의 감자를 입안에 넣으면, 대항해 시대 때 묻어온 안데스의 향기가 모짜렐라의 쫄깃한 식감에 묻어나면서 한순간에 감자를 사랑하게 된다.


LE PATATE CON MOZZARELLA AL VAPORE
il 18 Dicembre, Citta' di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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