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라파테에 가면 다시 가고 싶어 진다
가슴이 마구 방망이질했던 곳..!!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엘 깔라파떼(El Calafate).. 이 도시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어쩌면 그곳은 '내가 태어난 이유'가 된 곳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윤회가 형체를 드러낸 곳. 지구별의 가슴에 눈물처럼 번진 수분이 돌고 돌아 종착점에 이른 곳이었다. 감격의 눈물,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 고통의 눈물, 공포의 눈물, 분노의 눈물 등 세상 모든 눈물의 종류를 한 곳에 모아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는 곳. 사람들은 그것을 빙하라 불렀다.
빙하(氷河)란, 호수나 바다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커다란 얼음덩어리로, 중력과 높은 압력으로 천천히 흘러내린 눈으로부터 형성된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빙하는 남극과 북극 그리고 북유럽의 아일랜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주로 극지방에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름만 들어도 속이 시원한 파타고니아의 깔라파테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 같은 빙하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 빙하의 이름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Il ghiacciaio Perito Moreno_El glaciar Perito Moreno)이다. 1981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남미 파타고니아의 빙하지대(El campo de hielo patagónico sur)로 길게 이어진 안데스의 끝자락에 위치한 곳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로 가는 길
아내와 함께 배낭여행을 통해 만난 이곳은 처음 만난 빙하의 크기에 압도된 게 아니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처음 본 순간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던 빙하의 나라는 우리네 삶을 꼭 빼닮아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언제인가 저런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게 분명해 보였다.
지금은 작은 물방울이지만 장차 구름이 되고 비가 되고 또 눈이 되어, 종국에는 빙하처럼 한 곳에 모여 호수로 바다로 자취를 감추게 될 것.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첫눈이 오시기라도 한다면 강아지처럼 날뛰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전생에 겪은 이 같은 현상이 DNA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우리를 어린아이처럼 좋아하게 만들었던 빙하의 나라로 함께 떠나본다.
눈 앞에 펼쳐진 페리토 모레노 빙하
페리또 모레노 빙하는 길이가 약 30킬로미터에 이르고 폭은 5킬로미터나 되는 엄청난 크기이다. 또 호수로 이어진 빙하의 끝단 높이는 최대 60미터에 이른다. 누구든지 이 장면을 만나는 즉시 "세상에 이런 것도 있었나' 싶은 생각이 단박에 드는 곳.
그런데 그 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빙하가 매일 움직이고 있다는 것. 위로부터 떠밀린 빙하는 하루에 대략 2미터 가까이 호수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빙하 가까이 접근하면 움직임 때문에 쓰러지는 빙하를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떠밀려 온 빙하는 호수 위를 떠다니며 여러 형상을 만들며 서서히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 곁으로
나는 용케도 그 귀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늘 말로만 듣고 그림으로 봐 왔던 빙하의 실체를 목격한 것이다. 호수 위에 거의 고정되다시피 한 빙하들의 나이는 빙하의 움직임으로 계산해 보면 영겁의 세월을 간직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구별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었다. 호수로 흘러든 빙하를 채취하여 작은 얼음조각으로 만들어 위스키에 띄워 칵테일을 만드는 것. 사람들은 빙하 칵테일을 통해 오래전 과거를 가슴에 담아 가는 것이다. 곁에서 본 빙하는 말이 없었지만 빙하에 섞여 든 작은 모래 알갱이를 보니 까마득한 시간여행이 실감이 났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 곁으로 더 가까이
우리를 태운 유람선은 선착장을 떠나 천천히 페리토 모레노 빙하 곁으로 이동했다. 곧 대자연이 빚은 장관을 보게 될 것이었다. <계속>
LA NOSTRA VIAGGIO SUD AMERICA
Ghiacciaio Perito Moreno ARGENTIN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