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05. 2020

신이 머무는 땅 그곳으로 떠나라

-죽기 전에 반드시 가 봐야 할 여행지

세상에 살면서 언제쯤 감동을 해본 것일까..?!


새벽에 일어나 따뜻한 차 한 잔을 컴 앞에 놓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시를 한 편 써 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접고 말았다. 한 때 문학을 향한 열정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글에 쓸 소재를 찾아 나서기도 했지만 소설은 여전히 내 적성에 맞지 않았다. 당신이 쓰는 글은 유서와 다름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봐주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설령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글을 읽어주었다고 해도 감동이 없으면 다 무슨 소용이랴. 이른바 베스트셀러는 그렇게 탄생하는데 남들이 봐주지도 않고 읽힐만한 책도 아닌데.. 그런 곳에 삶을 낭비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또 남들 앞에 자랑삼아 쓴 글이라 할지라도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글쟁이 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런 저런 이유 등으로 문학은 나로부터 저만치 멀어졌다. 아동기나 청년기에 읽은 수많은 책들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몇 권뿐이랄까. 그 책들은 밤을 새워 읽었거나 내게 깊은 감동 감화를 준 것들이었다. 




사람을 감동 감화시키는 책 혹은 기억에 남았던 것을 비교해 보면 재밌는 결과가 도출된다. 신이 우리 마음속에 기거하고 있다면 신으로부터 감동이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이 나야 하는 것"이다. 이런 표현을 다르게 말하면 "무엇이든 꼴려야 하는 것"이다.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을 통해 신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오는 동안 언제쯤 감동의 순간들이 있었는지 뒤돌아 보니, 유년기 아동기 때 혹은 청년기에 절정을 이루었다. 그리고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웬만한 것은 감동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국민학교 입학을 하기도 전 나의 유년기를 회상해 보면, 내가 너무 좋아했던 곳은 집에서 멀지 않은 산골짜기의 풍경들이었다. 그곳에는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고 새파란 이끼들이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물은 수정같이 맑아서 고사리 손으로 담아 홀짝 거리며 마시기도 했다. 이런 풍경들은 나를 사로잡아 사시사철 짬만 생기면 동무들과 함께 골짜기로 향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런 일은 학교에 입학한 이후로부터도 계속되었다.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학교 공부가 아니라 대자연 속에 있었던 것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초등교육은 물론 고등교육까지 아예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던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세상에 적응은 될지 몰라도 공부기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청년기를 지나면서부터 그 정도는 심하여 감동할 일이 전무한 상태로 봐도 무방했다. 사회생활에서 얻게 된 감동의 크기와 질은 그전에 느꼈던 감동과 전혀 다른 '질 낮은' 것들이었다. 신나는 일이 없고 신은 나로부터 저만치 멀어져 있었던 것이랄까. 




그런 세상에 부대끼다가 어느 날 작심하고 떠난 여행에서 내 속에 쿨쿨 잠만 자고 있던 신이 화들짝 놀라며 깨어난 것이다. 그곳은 사람들이 말하는 신이 머무는 신의 땅이었다. 돌부리 하나 풀포기 하나 풀꽃 하나 나뭇가지 하나 바람 한 점은 물론 세상 모든 곳에 신이 깃들어있었다. 이른 아침 숙소로부터 출발한 이후 발길을 옮기는 곳마다, 감동의 물결이 압도하며 뷰파인더를 연속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다니..!!) 




나는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신비스러운 체험을 했다. 남의 일 혹은 지어낸 이야기 같은 '환청'을 듣게 된 것이다. 놀라운 일이었다. 내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에너지가 세계 최고 청정지역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랄까.. 그 감동의 현장으로 한 걸음씩 옮기며 남긴 기록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기로 한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파타고니아 중심에 있는 엘 찰텐의 라구나 또래로 동행키로 한다. 


마음이 꼴리지 않으면 당장 덮어도 좋다. 또 감동이 느껴지는 순간 당신 속에 내재되어 있던 신이 화들짝 놀라 깬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신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은 머릿속에 알량한 지식만 쌓았을 뿐, 마음이 깊이 병든 게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 감동을 상실하는 순간부터 신은 잠만 자고 있을 텐데 무엇이 당신을 신나게 할 것인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LA NOSTRA VIAGGIO SUD AMERICA
El Chalten Laguna torre ARGENTIN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 해돋이 풍경의 끝판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