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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30. 2020

이탈리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 상황, 2020년 3월 29일 오후 5시 현재

힘내라 이탈리아! 힘내라 세계인들이여..!!

Coronavirus in Italia: 

97,689(확진자 +5.217) casi, 

10,779(사망자 +756) morti,

13,030(치료자 +646) i guariti 

-Il bollettino al 29 marzo.


어제(Il bollettino al 28 marzo.)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Coronavirus in Italia: 92,472(+5,974) casi, 10,023(+889) morti 


-2020년 3월 29일 오후 5시(현지시각) 현재,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COVID-19) 누적 확진자 수는 97,689명(+5,217)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하룻만에 756명이 더 늘어나 누적 사망자 수는 10,779명으로 집계됐다. 치료자 수는 646명이 더 늘어나 13,030명으로 집계됐다. (출처: www.ilmessaggero.it




이탈리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틀 전에 비해 확진자 수는 조금 더 줄어들었으며(-757명), 사망자 수도 소폭 줄어들었다(-133). 그러나 사망자 수에 비해 치료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확진자 수는 연일 5천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로 인해 통계 수치를 통한 미래의 추이(꼭짓점)를 쉽게 유추해 낼 수 없다. 


더군다나 꼬뷔드-19로 사망한 전 세계인의 1/3이 이탈리아(북부)에 몰려있으므로 의료체계의 붕괴를 의심해 보기도 한다. 모든 게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아쉬운 부분이다. 사태가 이렇듯 공포스럽고 처참하게 이어지자 이탈리아 정부는 이틀 후(3월 31일) 오전, 망자를 위한 추모식을 전국적으로 1분간 묵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는 꼬뷔드-19 사태에 어떻게 살고 있나


아내와 나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바를레타-안드리아-뜨라니)에 살고 있으며 현재까지 매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매일 방콕 혹은 집콕을 통해 바깥세상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삼시 새끼를 꼬박 챙겨 먹는 동안 포동포동 살집이 부푸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침대에 머리를 뉘므로 낮과 밤이 사라졌다. 만약 이런 삶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내가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온 지 대략 한 달만에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열흘간의 외출이 전부네..!!



아내가 이탈리아로 돌아온 후 자유롭게 외출을 한 날은 불과 열흘이 전부나 다름없었다. 잠시 함께 장을 보러 간 적도 있지만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이후 아내의 집 밖 출입은 완전히 봉쇄됐다. 장보기는 나 혼자의 몫이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 마트에서 1회용 장갑을 구입하고 대문을 나설 때도 아무 데나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이런 걸 감옥살이라 해야 하나.. 


매일 아침 산책을 나갔던 우리에게 새로운 습관이 자리매김했다. 하필이면 아내가 돌아올 무렵 '맛이 가버린' 노트북 때문에 아내가 공수해온 태블릿 겸용 PC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한 번은 당신.. 한 번은 당신이 차례로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피씨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근거리에 위치한 성당의 종소리가 지랄 맞다.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미사를 알리던 종소리가 처량 맞게 들리는가 하면 신부 님의 짜증이 담긴 듯하다. 깨진 종소리가 쨍그렁 댕그렁 거릴 때마다 불협화음이 묻어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게.. 


매일 매주 만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으니 얼마나 심심할까.. 더군다나 당신의 아들 딸들을 보살펴야 할 창조주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천하보다 더 귀한 생명들이 비루스에게 처참히 짓밟히는 동안 어디서 무얼 하고 자빠지셨는지.. 



이 와중에도 시진핑과 트럼프의 기싸움이 맹렬하다. 비루스의 출처를 놓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한 달 전 같으면 신경조차 쓰지 않던 싸움질을 구경하면서 흑사병이 창궐했던 시대의 마녀사냥이 떠올랐다. 세균이나 비루스의 창궐 이유를 특정인 혹은 세력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보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지는 걸 우려한다. 


꼬뷔드-19가 창궐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경제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베트남전 전후 종이돈을 마구 찍어낸 미국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랄까. 미국의 채권 대부분을 쥔 중국이 시장에 달러를 내다 파는 순간 미국의 경제는 풍전등화로 변할게 뻔해 보였다. 세계시장에서 미국 제품을 찾아보기 쉽지 않을 만큼 자국산 제품은 애플 외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세상..




중국은 우한에서 발생한 꼬뷔드-19의 진원지를 미국으로 생각한 이유가 그럴듯했다. 미국은 호시탐탐 채무자의 태도가 무색하게 채권자처럼 중국을 대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 배치된 사드 미사일도 그와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겉으로는 북한의 도발 운운하지만, 그 쓰임새는 초딩도 다 알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럴 리가 없지만 중국의 주장처럼 미국이 911 사태의 의혹에 버금가는 일을 벌였다면 세상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비루스 사태가 핵 사태로 번질 경우의 수까지 혹은 3차 세계전쟁까지 상상해 보는 무서운 세상으로 변하게 된 것이랄까..


아내와 함께 피씨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무시로 내게 물어온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시사 문제로부터 도망쳐 편안히 삶을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자꾸만 나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요즘 꼬뷔드-19 사태가 그랬다. 우리 사회문제 혹은 정치적 이슈들이 사람들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잠시 브런치 글쓰기 1주기를 돌아본다



오늘 자 나의 브런치가 첫돐을 맞이했다. 1년 전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서 대략 5년 만에 다시 시작한 글쓰기가 1주기를 맞이한 것이다. 오늘 자로 발행한 글 수는 어느덧 387개로 집계되었으며, 이 같은 수치는 하루에 한 편씩 쓰고자 한 초심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두어 달 피씨의 공백이 있었으므로 매달 38개 이상씩 잡기장을 매운 글이 여러분들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 


그동안 브런치 이웃분들의 응원이 쇄도하여 오늘까지 구독자는 603명으로 늘어났다. 매일 수많은 이웃들과 댓글 등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또 조회수도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브런치 이웃과 스텝에 깊은 감사드린다!! 그리고 6개의 작품을 더해 나의 삶에서 브런치를 빼놓고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작금의 꼬뷔드-19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가 미처 알 수 없었던 미래의 사건 등이 우리의 삶을 가위질할 때 곤혹스럽다. 지금이 그런 시기이다. 아내가 이탈리아로 돌아온 후 열흘간의 산책이 고작인데 이 같이 깜깜한 터널이 계속되면 우리네 삶은 또 어떻게 진화할까.. 


요즘 이탈리아 북부에서 주로 나타난 검은 날들이 이탈리아 남부까지 서서히 세력을 넓히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뿔리아 주의 확진자 수는 4명이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뿔리아 주 전체 확진자 수는 1,549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안드리아-뜨라니 시를 합하여 98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 수도 39명으로 늘어났다. 이탈리아 어디로든 도망갈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위 자료사진들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당시 촬영된 사진으로, 밀라노 역사와 밀라노의 한국 영사관 곁에 위치한 지아르디니 뿌브리치 인드로 몬따넬리(Giardini Pubblici Indro Montanelli) 공원의 3월 풍경이다. 


이탈리아.. 어쩌다 이 지경으로 치닫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불과 한 달만에 일어난 대참사이다. 꼬뷔드-19로부터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힘내라 이탈리아! 힘내라 세계인들이여..!!



* 아래 영상은 911테러사건 당시에 지구촌에 광범위하게 퍼졌던 의혹으로 시리즈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꼬뷔드-19 사태를 미혹하게 만드는 루머가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영상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Coraggio Italia! Rallegrare la gente del mondo !!
il 29 Marz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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