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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7. 2020

벌판에 나뒹구는 고대의 문화유산

-이탈리아, 아침 산책에서 만난 원추형 돌집

알면 알수록 볼거리와 먹거리가 지천에 널린 나라 이탈리아..!!



지난 5월 7일 새벽 5시, 아내와 나는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바를레타 시내를 관통하여 서북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탈리아 정부가 비루스 사태 완화를 선포하면서부터 우리는 도시 외곽으로 소풍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곳은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었다. 아니 이탈리아 대부분의 지역이 미지의 세계였다. 


우리는 인적이 드문 지역을 사전에 답사한 후 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는 올리브 과수원과 포도원들이 평원 끝까지 이어진 곳으로,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보물창고와 다름없는 곳이었다. 우리는 이미 근처의 다른 지역을 탐사한 바 있어서, 아름다운 들꽃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를 학수고대했다. 아내는 특히 올리브 과수원에 피어난 붉은 양귀비꽃을 너무 좋아해 미리 봐 둔 지역을 다시 방문하고 싶어 했다. 붉은색의 양귀비꽃과 노란 풀꽃 및 올리브 과수원의 초록색의 조합이 너무 좋았던 것이다.



도시를 가로질러 철길을 넘어가는 고가도로에 다다르자 저만치서 동이 밝아오면서 하늘이 발그레해졌다. 곧 해돋이가 시작될 것이다. 이때부터 바빠졌다. 우리가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풍경들은 해뜨기기 직전부터 직후까지 매우 짧은 시간이었으므로 발품을 부지런히 팔아야 했다. 그리고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아뿔싸! 길을 잘못 접어든 것 같았다. 같은 게 아니라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좌표를 설정해 놓고 다시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아내의 표정을 보니 불편한 표정이 역력했다. 길을 잘못 들었으므로 이날 목표가 펑크가 나지 않을까 싶어 하는 것. 모른 체 했다. 그리고 부지런히 걸어 올리브 과수원의 농로를 찾았다. 처음 가 보는 길이었는데 그곳에서 요즘 사진 찍기에 맛 들인 아내의 사진 찍기가 시작됐다. 그때 촬영한 사진이 위의 자료사진이다. 



벌판에 나뒹구는 고대의 문화유산


세상의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참 희한하지. 우리는 먼 길을 돌아 매우 피곤한 상태에 이르러 집에서 챙겨 온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아무렇게나 싼 김밥 두 줄과 과일 몇 쪽과 커피가 전부였지만 금세 피곤은 가시고 회복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한 것이다. 길을 잘 못 들어 먼길을 돌아가는 길에 전혀 뜻밖의 돌무더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먼 데서 보니 영락없는 돌무더기였다. 이곳 사람들이 올리브 과수원과 포도원을 관리하면서 주워 모은 돌을 쌓아둔 것쯤으로 생각했다. 마치 우리나라 제주도의 돌담이나 섬마을에 납작 엎드린 집들이 바람을 피해 지은 돌담 같은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서자 이런 생각은 금세 지워지면서 거석문화(巨石文化)를 떠올리기에 이르렀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냥 돌무더기가 아니라 정교한 건축술이 돋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주민들이 농사를 지을 도구를 보관하거나 비나 바람 혹은 뙤약볕을 피하는 장소쯤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관련 자료를 찾아 나서면서(키워드를 변경하며 찾고 또 찾아봤다) 평범해 보였던 돌무더기는 돌로 지은 건축물로 인류의 고대 문화유산이었다. 

우리가 만난 돌무더기는 돌로 만든 오두막집(Capanna in muratura a secco)이었던 것이다. 관련 자료(LE CAPANNE IN PIETRA A SECCO CON CUPOLA IN AGGETTO D'ITALIA)에 따르면 이 같은 구조물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는 고대의 건축물이었다. (자료사진 참조)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 똑같은 관련 자료 사진과 돌로 만든 오두막집에 대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출처: DA LE CAPANNE IN PIETRA A SECCO CON CUPOLA IN AGGETTO D'ITALIA


위 돌로 만든 오두막집의 자료에 따르면(필자 주) 원추형의 구조물의 구조 외부는 원추형이며 내부(안쪽)는 사각형의 구조(circa(대략) m 2,50 x m 2,50)를 띄고 있다. 오두막의 입구와 내부는 잘 조각된 돌로 만들어져 있으며, 그 위로 돌무더기를 쌓아 올린 구조였다. 원추형 오두막집의 높이는 대략 5미터는 될까.. 



돌로 만든 오두막집은 바를레타 평원 한쪽에 버려진 듯 나뒹구는 모습이었다. 누가 봐도 관리를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고 내부를 들여다보니 포도원과 올리브 과수원을 관리할 때 사용하던 기구들을 내부에 보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원추형 꼭대기는 약간 허물어져 있었고 입구 위쪽에 허물어진 돌 틈 사이로 작은 돌을 채워 넣은 흔적이 드러나 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누군가 관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형이 잘 보존된 고대의 건축물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이탈리아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꼴로세오 외에도 봘 까모니까의 바위그림(Arte rupestre della Val camonica)을 필두로 로마 역사지구, 교황령과 산 빠올로 푸오리 레 무라 대성당(Centro storico di Roma, le Proprieta della Santa Sede che godono dei diritti di extraterritorialita, e San Paolo Fuori le Mura).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치아 교회와 도메니코회 수도원(La Chiesa ed il Convento Domenicano di Santa Maria delle Grazie con "La Cena" di Leonardo da Vinci), 피렌체의 역사지구(Centro storico di Firenze)는 물론 베네치아와 그의 라구나(Venezia e la sua Laguna) 등이 각각 1979년, 1980년, 1982년, 1987년에 일찌감치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이탈리아는 세계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살펴볼까.. 피사의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 a Pisa), 산 지미냐노 역사지구(Centro storico di San Gimignano), 마테라의 동굴 주거(I Sassi di Matera), 비첸사 시내와 베네토 지방의 팔라디오의 빌라(Citta' di Vicenza e le ville del Palladio in Veneto).. 이탈리아에는 고대로부터 중세까지 또 바로크 시대 이후까지 찬란한 문화유산이 죽기 전에 돌아봐야 할 숙제처럼 남겨진 곳이랄까. 



사정이 이러하므로 이 까이꺼(?) 돌무더기를 닮은 고대의 유적이 이탈리아인들을 감동시키기에는 많이도 부족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 만 해도 중세 이전의 건축물 등 문화유산이 적지 않은데 도시 바깥 평원에 버려진 듯 우두커니 홀로 서 있는 돌로 만든 오두막집이 조명을 받을 리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거석문화의 한 형태가 우리 앞에 어느 날 불쑥 고개를 내민 것은 재미있는 일이자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5월 16일 현재 이탈리아는 비루스 사태를 맞이하여 전혀 불필요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매일 수백 명이 비루스 때문에 사망하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태 조차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회복될 텐데.. 그때 시간 저편에서 당신의 모습을 오롯이 지켜내고 있었던 돌무더기는 이들을 사랑하는 여행자 앞에서 오래된 대화를 격식 없이 나누게 될 것이다. 


* 아내가 저만치 앞서 돌로 만든 오두막집 뒤 바를레타 평원의 농로를 따라 걷고 있다.


우리가 이탈리아에서 꿈꾸고 있는 세상 가운데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각종 건축물은 물론 음악과 미술 조각 등이 죽을 때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돌로 만든 오두막집 형태는 여러 형태로 존재하며 사르데냐(Sardegna)의 수 누라시 바루미니(Su Nuraxi di Barumini)를 단박에 떠올리게 한다. 사르네냐 뿐만 아니라 세계의 거석문화는 빙하기가 끝날 무렵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데냐는 한 때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직후 가 보고 싶었던 곳이나, 차일피일 여태까지 미루다가 어느 날 잘 못 찾아든 길목에서 다른 형태로 맞닥뜨린 것이다.



이날 아내와 나는 잘못 찾아든 길 때문에 대략 너댓시간을 바를레타 평원 위에서 보냈다. 그러나 피곤한 아침나절 우리가 만난 평원의 풍경들은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우리를 반겨주었다. 맨 처음 이슬에 젖은 풀꽃과 과수원의 풍경을 찾아 나섰지만 뜻밖의 풍경들이 이방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여행은 그런 것 같다. 우리가 전혀 몰랐던 미지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으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것. 비루스가 만든 방콕의 일상에서 시공을 조금만 옮겨도 그곳은 딴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래는 위 돌로 만든 오두막집 참고 자료로 모셔온 글이다.

Casèdde di forma primaria ogivale dell’agro di Barletta. Presenta pianta circolare all’esterno e quadrangolare all’interno (circa m 2,50 x m 2,50). Un settore del rivestimento esterno della capanna è crollato in corrispondenza dell’ingresso rendendo così pericolante l’intera struttura. Sorge attualmente all’esterno di un vigneto d’impianto moderno. Da Marco Miosi




LE CAPANNE IN PIETRA A SECCO CON CUPOLA IN AGGETTO D'ITALIA

-Marco Miosi


Dintorni di Barletta

A oriente della foce del fiume Ofanto, in gran parte dell’agro del comune di Barletta (e sporadicamente in quello di Trani), prevalgono costruzioni a secco dalla forma primaria ogivale che non prevedono la netta distinzione del basamento dalla copertura in aggetto. La superficie esterna, caratterizzata dall’opera muraria a secco, si incurva gradatamente e giunge fino all’apice fungendo così da tegumento; in genere, vista l’irregolarità dei conci e la porosità degli stessi, per garantirne una certa impermeabilità, la copertura muraria esterna (oltre che interna) viene ricoperta da un impasto magro di terra e sabbia.

Il Simoncini, nella sua tabella classificatoria dei tipi di trulli pugliesi, riporta la forma primaria ogivale come presente a Barletta e a Monopoli ma non nomina il Salento, viceversa il Degano parla dell’agro di Barletta, di Specchia e, in aggiunta, di Santa Lucia (Bari-Carbonara) ma vi esclude l’agro monopolitano.



Triangolo Andria-Canosa-Barletta

Nell’areale andriese-canosino-barlettano, con irradiazione negli agri di Trani, di Corato e di Minervino Murge, oltre alle capanne ogivali si ritrovano delle costruzioni a pianta rettangolare la cui tecnica costruttiva per quanto riguarda la cupola in aggetto, è leggermente diversa da quella diffusa in gran parte della Puglia ed è stata definita dal Degano, che per primo le ha studiate, come “ibrida”:  serve a voltare le caselle a pianta rettangolare e consiste nell’utilizzare due archi a sesto acuto realizzati in blocchetti di pietra tufacea senza impiego di malta. 


La parte da coprire, come abbiamo detto, è rettangolare con il lato più lungo che può essere dalle due alle tre volte quello più corto, per cui l’introduzione dei due archi serve a dividere la superficie utile in tre riquadri su ognuno dei quali viene costruita una volta a secco. Quella centrale viene impostata tra i due arconi sul loro estremo estradosso, mentre le altre due, che in realtà sono due semivolte, vengono impostate direttamente contro il lato esterno degli arconi. Le semivolte non risultano esattamente tagliate a metà ma conservano cinque o sei filari con i quali si chiude, in alto, la cupoletta.


Queste tecnica è stata utilizzata, come ci informa Ambrosi, nelle campagne tra Ruvo e Andria per la costruzione di piccoli edifici di supporto alle attività agrarie all’interno dei poderi dell’Ente Riforma e nell’immediato dopoguerra.


Questa singolare combinazione di interventi pubblici e mano d’opera artigiana, oggi in abbandono e rapido degrado, ha analogia con la colonizzazione dei territori boschivi della Sylva Arboris belli e delle grandi aree del latifondo della Valle d’Itria.


Altra caratteristica delle caselle di questa zona, in particolare dell’area a Nord di Castel del Monte (interessando gli agri di Barletta, Andria, Canosa e Corato), è la loro disposizione lungo assi a sviluppo rettilineo che possono superare il chilometro di lunghezza. Come abbiamo visto in precedenza, questa tipologia di capanna è stata importata negli agri a sinistra del fiume Ofanto da parte dei contadini barlettani, andriesi e canosini che vi si recavano per coltivare i terreni sottoposti a colonia migliorataria.


-이탈리아 꾀뷔드-19, 오늘(16일 현지시각) 최소의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 Coronavirus in Italia: 224,760(확진자+875) casi, 31,763(사망자+153) morti, 122,810(치료자+2,605) i guariti -Il bollettino al 16 Maggio. (출처: www.worldometers.info)

LE CAPANNE IN PIETRA A SECCO CON CUPOLA IN AGGETTO D'ITALIA
il 16 Maggio 2020, La pianura della Citta' di Barletta PUGLIA con mia moglie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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