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율디자인 Jun 05. 2020

십 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2000년대

90년대생의 2000년대 - 인트로

나의 20대 인생은 대부분 2010년대에 속한다. 20대 중반의 시선으로 본 현재 십 대의 모습은 2000년대에 겪은 나의 십 대와 다르다. 

주민번호 뒷자리도 3, 4로 시작하는 21세기생

1990년대생인 내가 보기에 2000년대생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컴퓨터를 다루고, 스마트폰으로 ‘뽀로로’를 보았으며, 디자인이 전면적으로 개선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각종 스마트기기를 생활은 물론 학습에도 익숙하게 활용한다. 개인방송 플랫폼과 유튜브 같은 영상을 보고, 직접 제작도 하며 코딩 교육까지 받은 재주 많은 세대이다. 교육열도 더 치열해진 것 같다. 우리 때(!)보다 더욱 다양한 교육을 받고, 제2외국어도 익숙하게 접한다. 중학생 때부터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알’, ‘팅’이라 불리던 요금제를 쓰며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우리와 달리, 카카오톡 같은 대화형 메신저로 대화하고 유튜브 같은 인터넷 서비스를 마음껏 활용하는 세대. 이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 취업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부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나의 학창 시절 선생님들은 우리가 88 서울올림픽 이후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시기도 했다. 어릴 때 경험한 건 옛날 일로 느껴지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겪은 일은 비교적 최근 일로 느껴진다는 연구 결과를 어디선가 읽었는데, 나에게 1980년대는 태어나기도 전이니 88 서울올림픽은 그저 역사 속의 사건이라는 느낌이 다분하다. 하지만 2002 한일월드컵은 전 국민이 열광했던, 내 인생 어딘가에 묻어 있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생들에게 2002 한일월드컵은 마치 내가 느끼는 88 서울올림픽일 것이다. 


사회조사방법에서 일컬어지는 기본 개념 중 ‘코호트’가 있다. 이는 특정의 경험, 특히 연령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체를 말한다. 그중 출생 코호트는 5년 내지 10년의 출생 연도로 구분된다. 각기의 코호트는 새로운 사회적 경험을 각기의 다른 방식으로 다른 역사적 상황을 겪는데, 이들의 차이를 ‘코호트 효과’라고 한다.


『90년생이 온다』표지 일러스트

각종 연구 혹은 공식적인 콘텐츠에서 다루는 ‘90년대생’에 관한 내용은 90년대 이전에 출생한 이들에 의해 작성되었다. 현재는 90년대생이 여러 콘텐츠에서 스스로 ‘우리’를 대변하곤 하지만, 90년대생은 2000년대 당시 사회적으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기에는 어린 연령이었다. 1990년대생이 대부분 사회인이 된 2010년 후반에 들어 ‘90년대생’에 관한 콘텐츠가 많아졌다. 기성세대(!)인 자신과 정말 다른 90년대생 신입사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사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2018년 출간된 『90년생이 온다』는 꽤나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다. 아마 십 년 뒤에는 『2000년생이 온다』 같은 서적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는 80년대생 혹은 90년대생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2000년대생의 2010년대’는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모습과 다를 것이다. 1990년대생이 겪은 2000년대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생이 겪은 2000년대’는 우리 90년대생만 서술할 수 있다. 그래서 1994년에 태어난 내가 2000년대를 회상해보고자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