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그라운드 밖에서- 에피소드03

by 축군인

가끔은, 내가 왜 이 길을 계속 걷고 있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프로 선수는 아니고, 지도자라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있냐고 물으면

대답이 망설여진다.


그럴 때마다 ‘그만할까’라는 말이 마음속에

조용히 맴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아직 이 길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블로그를 쓰고, 강연을 준비하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엔

아직도 누군가의 패스를 기다리는 선수 같은 감정이 있다.


언제든 뛸 준비는 되어 있고,

언젠가 날 필요로 할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

그게 지금 나를 붙잡고 있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포기라는 말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그만두겠다고 다짐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도 있다.


그런데…

포기하려 할 때마다 어딘가에서 얼굴들이 떠오른다.


한때 내 곁에 있었고,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응원해 줬던 사람들.

내 가능성을 믿고, 작은 변화에도 진심으로 박수쳐주던 이들.


그리고, 그 반대편에도 있다.

내가 넘어졌을 때 웃고,

조용히 뒤에서 흉보고,

내가 다시 일어설까 봐 불안해했던 사람들.


그 얼굴들이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사랑받았던 기억이 내 뿌리가 되고,

무시당했던 순간이 내 동력이 된다.


나는 아직 완벽한 지도자가 아니다.

훌륭한 작가도 아니고, 유명한 강연자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나는 이 길에서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나처럼

꾸준히, 진심으로,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도

충분히 의미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까.


“이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 길을 나답게 걸어가는 법은

이미 배우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