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7년 8월 3일
배가 부두에 닿았다.
이곳의 공기는 썩은 해초와 오래된 나무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기보다,
물에 잠기지 못한 무덤 같았다.
안개가 짙다. 마치 내 몸을 감싸며 속삭이는 것 같다.
“돌아가라…”
이상하다. 아직 아무 말도 듣지 않았는데,
왜인지 그 소리가 분명히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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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5일
이곳 사람들은 웃지 않는다.
눈빛이 텅 비었다.
그들은 마치 나를 보지 못하는 것처럼,
나를 지나쳐갔다.
어쩌면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밤이 되면 늪에서 북소리가 들린다.
리듬이 일정하지 않다.
가끔 그 소리 사이로, 물 위를 걷는 발소리가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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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6일
오늘은 마을 바깥 늪지로 나갔다.
물은 검고, 바닥이 없다.
등불을 비춰보니, 물속에 손 같은 게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어딘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낮은 웃음, 여자 목소리 같았다.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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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8일
잠을 잘 수가 없다.
눈을 감으면 늪이 꿈에 나온다.
그 안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이름을 모르는 목소리. 하지만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그녀는 말한다.
“넌 이제 돌아갈 수 없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눈을 뜨자, 내 손에 진흙이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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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10일
오늘 아침, 내 얼굴을 물에 비춰봤다.
피부가 거칠고, 회색빛으로 변해 있었다.
마치 늪의 색이었다.
이곳의 공기와 물이 내 안에 스며든 것 같다.
내 목소리도 낮고 느리게 변하고 있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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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11일
사람들은 말이 없다.
이제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알아들을 수 없다.
그들의 언어가 바뀐 건지, 내 귀가 변한 건지 모르겠다.
오늘, 부두 끝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등불을 든 여자였다.
그녀의 얼굴이 안갯속에서 드러났다.
그건… 내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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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12일
이제 안다.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없다.
포인트 룩아웃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여긴… 기억이다.
잊혀진 자들의 이름이 부패하지 않고 남는 곳.
그리고 나는 그 이름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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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7년 8월 13일
마지막으로 이 기록을 남긴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처럼 진실을 찾아 이곳에 온다면 —
부디 돌아가라.
이 늪은 진실을 주지 않는다.
단지, 너를 잃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