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의 잔해 위로 희미한 새벽빛이 스며들었다.
그러나 그 빛은 따뜻하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형광등처럼 깜빡이며,
황폐한 거리의 콘크리트와 녹슨 금속을
더욱 음울하게 비췄다.
리브라는 이름의 젊은 스캐빈저는,
무너진 병원 건물 아래에서 낡은 단말기를 발견했다.
‘Vault-Tec 신경전달 연구소’라는 표식이
남아 있었다.
그는 그것이 단순한 의료 데이터 저장 장치일 거라 생각하고, 단말기를 자신의 Pip-Boy에 연결했다.
처음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나 몇 분 후,
라디오처럼 웅웅거리는 잡음이 귀를 때렸고,
이어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당신은… 아직 사람인가요?”
리브는 본능적으로 단말기를 떼려 했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팔 근육이 굳고, 손끝이 떨렸다.
마치 무언가가 그를 조종하는 듯했다.
단말기의 화면이 켜졌다.
수백 개의 얼굴 — 남녀노소, 부서진,
뒤틀린 얼굴들이 일제히 리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속삭였다.
> “우린 아직 여기 있어요.
신경망 안에서… 당신도 들어와야 해요.”
그 순간, 리브의 시야는 검게 뒤틀렸다.
그는 자신이 붕괴된 병원 내부가 아닌,
불길한 흰 방 안에 서 있음을 깨달았다.
벽에는 Vault-Tec의 로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고,
바닥에는 수십 개의 피 묻은 Pip-Boy가 널려 있었다.
한 연구원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 “프로젝트 MIND-LINK.
피폭으로 인해 신체는 썩지만, 의식은… 네트워크 속에서 영원히 남을 수 있지.”
리브는 그제야 깨달았다.
단말기는 기억 저장 장치가 아니라,
의식을 흡수해 디지털 지옥에 가두는 장치였다.
그는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Pip-Boy 화면 속에서
자신의 얼굴이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입을 열었다.
> “환영합니다, 리브. 이제 당신도 우리의 일부예요.”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병원은 여전히 폐허였지만
단말기에서 미세한 신호음이 흘러나왔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춘 한 여행자는 그 소리를 들었다.
잡음 사이로 희미하게 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 “도와줘… 나 아직 살아 있어…”
그리고 그 순간,
그의 Pip-Boy가 자동으로 연결되었다.
---
엔딩 요약
핵전쟁 이후 황무지의 피폭된 네트워크 시스템 안에,
Vault-Tec의 정신 실험 데이터가 살아남아 사람들의 의식을 감염시켜 흡수하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주인공은 디지털 망령이 되고,
전파를 타고 새로운 희생자를 찾아 떠나는 —
전파된 공포의 루프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