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
내 안의 오래된 문 하나가
또 스르륵 열린다.
기억인지, 바람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쏟아져
발목을 적신다.
사랑은 늘
가지면 상처 나고
놓으면 아픈 것들로만
가득해.
그래도 나는
네가 웃던 순간 하나에
모든 걸 걸고 싶었다.
너의 눈빛, 너의 온기,
말하지 못했던 말들까지—
모두 다 내게는
과분한 선물 같아서.
하지만
어떤 아름다움은
잡으려는 순간
부서져버리는 유리같이
너는 그렇게 멀어졌다.
그래서 나는 오늘,
너의 모든 것을 간직한 채
너의 모든 것에서
천천히 걸어 나온다.
그리움이여,
조금만 더
조용히 울어다오.
너를 사랑했던
모든 시간이
나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