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온도

- 브런치 협업 작가들과의 만남 -

by 윤지안


어제의 서울은 숫자로 재면

분명 겨울 쪽에 가까웠을 텐데,
내 몸에 남은 온도는 그보다 훨씬 따뜻했다.
정확히 말하면,

어제는 사람의 온도가 공기보다 먼저 느껴진 날이었다.


브런치 작가 여덟 명과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각자의 잔에서 김이 올랐고,

말 사이사이에서도 비슷한 온기가 피어났다.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묻고, 답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문장보다 먼저 서로의 시간을 읽는 자리였다.


누군가는 오래 미뤄두었던 이야기를 꺼냈고
누군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놓았다.


“그래서 계속 쓰게 됐어요.”
그 문장들이 유난히 자주 반복되던 이유는
아마도 쓰는 일이라는 게 결국
살아낸 온도를 기록하는 일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커피는 쓰지 않았고, 식사는 유난히 맛있었다.
하지만 진짜 배를 채운 건 음식이 아니라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었다.


서로 다른 속도로 걸어왔지만
비슷한 이유로 멈춰 서 있던 사람들이
잠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대화는 크지 않았고, 웃음도 과하지 않았다.
그 대신 말과 말 사이에
적당히 따뜻한 침묵이 있었다.


급하게 증명할 것도,

설명할 것도 없는 상태.
그 평온함이 어제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서울의 밤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나는 코트를 꼭 여밀 필요가 없었다.
어제의 만남이 아직 식지 않은 채
내 안에서 천천히 식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의 온도를 굳이 정의하자면
체온보다 조금 낮고,

기억보다 오래 남는 온도.


다음에 글이 막힐 때
나는 이 날을 다시 떠올릴 것이다.


글을 쓰게 만든 이유가
어쩌면 이런 순간들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