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꽃은 말이 없다.
대신 밤이 깊어질수록 더 또렷해진다.
잎 끝에 맺힌 숨결처럼,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가만히 떨린다.
사람들은 그걸 바람 때문이라 말하지만
나는 안다.
저건 별이 내려와 남긴 속삭임이라는 걸.
별은 늘 멀어서,
우리는 그 빛이 도착할 즈음이면
이미 다른 계절을 살고 있다.
그 늦음이 슬퍼서
별은 가끔 꽃에게 말을 건넨다.
“너는 아직 여기에 있니?”
나비꽃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흔들지도 않는다.
그저 피어 있는 것으로 대답한다.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그래서 나비꽃을 보고 있으면
잊었다고 믿었던 마음들이
다시 날개를 단다.
말하지 못한 문장들,
끝내 보내지 못한 이름들,
아직 포기하지 않은 꿈의 잔상들까지.
별의 속삭임은 위로가 아니라 확인에 가깝다.
너는 여전히 너로 살아 있느냐고,
아직 빛을 기억하느냐고.
나는 오늘도 나비꽃 앞에 서서
대답 대신 숨을 고른다.
아직은 여기 있다고,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그리고 밤이 조금 더 깊어지면
별은 또 한 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비꽃을 부를 것이다.
그 부름이 들리는 동안만큼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