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갯짓의 주파수

by 윤지안


어느 날 나는 내가 하나의 수신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송신하고 있었고,
나는 그 신호등 사이에서 떨리는 몸으로 서 있었다.

햇빛은 투명한 전파처럼 창문을 통과해
방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커튼 가장자리가 미세하게 흔들릴 때,
나는 그것이 단순한 바라미 아니라
어디선가 보내온 안부라고 느꼈다.

그때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가볍게, 그러나 정확하게.

나비의 날갯짓은 거의 소리가 없었다.
그 대신 공기 속에 보이지 않는 파장을 남겼다.
나는 그것을 피부로 수신했다.
귓속이 아니라,
손끝과 목덜미와 심장 안쪽으로.

사람들은 말을 송신한다.
목소리, 문자, 표정, 침묵까지도.
그러나 나비는 다른 방식으로 보낸다.
색으로, 진동으로, 방향으로.

그 작은 생명은 꽃에서 꽃으로 ㅇ이동하며
세계의 비밀을 중계하는 중계기처럼 보였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신호를 대신 전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의도하지 않았던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의 하루를 뒤흔들듯이.

나는 오래전 받은 한 문장을 떠올린다.
"괜찮아."

그 짧은 단어는 그날, 나를 구했다.
누군가의 입에서 송신된 소리였지만
내 안에서 증폭되어
하루를 견디게 하는 전류가 되었다.

수신은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열려 있다.
눈은 빛을 받고,
귀는 공기를 받고,
심장은 타인의 기척을 받는다.

문제는 송신이다.

나는 무엇을 보내고 있는가.
나의 말과 눈빛과 침묵은
어떤 파장을 만들어
누군가의 몸에 닿고 있을까.

나비는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 따위를 모른 채
오직 날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움직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진동은 꽃가루를 옮기고
계절을 이어 붙인다.

어쩌면 송신이란
거창한 의도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명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신호를 보낸다.
메시지를 쓰고,
문을 열고,
숨을 내쉰다.

그리고 동시에 수많은 신호를 받는다.
낯선 사람의 웃음,
거리의 소음,
하늘을 가르는 새의 그림자.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전파 속에 잠겨 있다.

나비가 다시 창밖으로 나갈 때
나는 잠시 손을 들어 보였다.
그것은 인사이기도 했고
답장이기도 했다.

아마도 나의 손짓은
아무에게도 도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는 송신했다는 사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조용히
그 신호를 수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만으로
나는 오늘도
가볍게, 그러나 정확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