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월 아래에서, 나비는 물을 건넜다

by 윤지안


달은 언제나 떠오른다고 믿었지만
어떤 밤에는 조용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나는 물 위에 비친 얼굴을 보고서야 알았다.

낙월(落月).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기억 속으로 가라앉는 달.

그날의 물은 유난히 말이 없었다.
파문조차 스스로를 설명하지 못한 채
천천히 번지고, 사라지고, 다시 번졌다.

나는 손을 담그지 않았는데
이미 젖어 있었다.
물은 늘 그렇다.
닿지 않아도 스며드는 것.

그 위를 나비 하나가 지나갔다.
날갯짓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빛만 남았다.
달의 마지막 조각을 등에 얹은 채
물 위를 건너는 듯했다.

나비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대신 물이 나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살아 있다는 건
아마 저런 순간일 것이다.
무언가를 건너가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 채,
그러나 분명히
아름다운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

나비의 그림자가
물속으로 떨어졌다.
그림자마저 가볍게 흔들리며
잠시 달처럼 부서졌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달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붙잡고 있던 밤이
조용히 손을 놓았다는 것을.

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을 받아
다시 흐르게 할 뿐이었다.

나비는 이미 사라졌고
달은 완전히 잠겼다.

그 밤 이후로
나는 가끔 생각한다.
사라지는 것들 덕분에
세상은 이렇게 투명해지는 건 아닐까 하고.

나비처럼,
물처럼,
낙월처럼—
머무르지 않기에
오히려 오래 남는 것들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