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위에 내려앉은 별과 나비

by 윤지안


상처는 늘 조용히 생긴다.
큰 소리로 부서지는 것보다
아주 미세한 금처럼,
어느 날 문득 마음의 표면에 스며든다.

사람들은 상처를 흉터라고 부르지만
나는 그것을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이라고 생각한다.

밤하늘을 보면
별들은 모두 어둠 속에서만 보인다.
밝은 한낮에는
그렇게 많은 별이 떠 있어도
우리는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다.

어쩌면 상처도
그와 비슷한 것인지 모른다.

삶이 너무 환하게 번쩍일 때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없지만,
어둠이 조금 내려앉으면
그제야 마음속 별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상처가 생긴 자리에는
늘 미묘한 떨림이 남는다.

그 떨림은 때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고
어떤 기억의 냄새에 가볍게 부서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로 그 떨림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어느 봄날
창가에 작은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날개는
너무 가벼워서
마치 공기 위에 그려진 생각처럼 보였다.

나는 그 나비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혹시 나비의 날개에도
보이지 않는 상처들이 있을까.

애벌레였던 시간,
번데기의 어둠 속에서
몸을 부수고 다시 만들어야 했던 시간.

그 긴 어둠이 없었다면
아마 나비는
저렇게 가벼운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상처는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바꾸기 위해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둠을 지나온 마음은
별을 알아보고,
부서진 시간을 지나온 존재는
나비처럼 가벼워진다.

그래서 가끔은
마음이 조금 아플 때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딘가에
내가 아직 모르는 별이 떠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 별빛이
언젠가
내 상처 위에 내려앉아
아주 조용한 나비 한 마리를
날려 보낼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