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들의 추락

by 윤지안


나비들은 가벼웠다.
너무나도 가벼워서, 바람 한 줄기에도 몸을 맡겼고,
햇살에 반짝이며 하늘을 수놓았다.
그들의 날갯짓은 조용한 노래였고,

그들의 궤적은 자유 그 자체였다.
그러나 가벼움은 때때로 비극이 되었다.

어느 날, 늦여름의 태양이 지는 시간에

나비들이 하나둘씩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천천히,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장면으로 펼쳐졌다.
처음에는 바람이 거세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나비들은 자신이 가던 길을 잃어버린 듯

허공에서 몸을 비틀었고,
힘을 잃고 아래로 가라앉았다.

꽃을 찾아 날던 한 마리의 나비가 있었다.
그녀는 여느 때처럼 햇빛을 따라가며 바람에 실려 춤추듯 날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바람은 평소와 달랐다.
공기 중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가득했고,

나비의 몸은 점점 무거워졌다.
날갯짓이 둔해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곁에는 이미 수많은 나비들이 쓰러져 있었다.
아직 날개를 파닥이는 것도 있었고,

완전히 움직임을 멈춘 것도 있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날개에는 먼지가 내려앉고,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어느새 해가 지고, 하늘에는 붉은 노을이 퍼졌다.
그러나 땅 위에는 더 이상 날아오르는 나비들이 없었다.
꽃들은 여전히 피어 있었고, 바람도 여전히 불었지만,
나비들은 더 이상 그곳을 찾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단순한 운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때 하늘을 수놓았던 존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광경은,
그저 운명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도 슬프고도 쓸쓸한 일이었다.

이제, 바람은 여전히 불지만,

그 속에서 춤추는 나비들은 없다.
꽃들은 여전히 피어 있지만,

그 위를 맴도는 날갯짓 소리는 사라졌다.


그리고 세상은,
나비들이 없는 하늘을 조금씩 익숙해하며

조용히 어두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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