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냥하자 Aug 23. 2021

골프는 노력(努力)과 노력(No_力)이다.

골프를 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골프 자격증(USGTF)을 갖고 있는 중, 상급 골퍼라 해도 무방하다. (언더는 아직...) 


평생 70대에 진입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지만 그나마 나는 운이 좋은 골퍼다. 티칭 치고는 부끄러운 스코어지만 4 오버가 기록이다. 13개 홀 연속 파, 샷 이글 한번. 홀인원은 없다. 아~ 또 있다. 한 홀에서 11개 오버한 적이 있다. 그것도 파3에서(부끄부끄) 양파? 나에겐 그런 거 없다. 하나 둘 전부 세어야지. 물론 경기에 지장있을 정도로 친 것은 아니다. 나는 이빨샷중이다. 이동은 빨리 샷은 신중하게.

 

내가 자격증을 따게 된 것은 분명 나보다 못하는 사람들이 가르친답시고 일장연설을 하는 걸 보고 마음먹었다. 자격증에 도전한다고 하니까 다들 비웃었는데 자격증을 따고 나니까 선배들이 다른 걸로 나를 갈구더라. 

넌 일 안 하고 골프만 쳤니?

부럽긴 부러웠나 보다. 각설하고.


여러 운동을 좋아하지만 골프만큼 매력적인 것이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골.神이 내 옆에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희한한 일을 겪고 나면 그 느낌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잠시라도 와 주신 골.神에게 그저 감사해야 한다.


골프는 기본도 중요하지만 내 몸을 알아야 한다. 뚱뚱해서 턴이 잘 안되는지 손이 작아서 악력도 못 쓰는 사람인지 키가 크기에 이렇게 해야 하고 키가 작기에 요렇게 하고 유연한지 뻣뻣한지 등등.


골프란 나를 알아 가는 과정인 것이다. 


셀프 비빔밥 전문점이 있다. 그릇에 밥을 어느 정도 담을지 콩나물, 당근 등 야채와 나물은 얼마큼 넣을지

고추장의 비율은 어떻게 할지 결국 내 입맛에 맞는 나만의 비빔밥을 만들어야 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기본기는 요즘 너무나 많다. 하나의 이론에 너무 빠져 자기 것으로 만들기보단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내 몸에 맞는 것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힘을 빼라. 힘을 빼라. 힘을 빼라.

이 말은 힘을 빼라는 것 이 외에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돈 욕심, 승부욕, 허세, 스코어 집착, 연습장 노동, 비싼 장구병, 멋져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등등등. 빼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힘만 뺀다고 해서 골프가 되었다면 난 지금 타이거 우즈와 라운딩 중일 것이다. 



노력(努力)일까 노력(No_力)일까 
두 개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노력(努力)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노력(No_力)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타인의 나이스 샷에 맨탈이 흔들리지 않고 진심으로 박수를 쳐 줄 때 골.神이 어느새 옆에 찾아와 나와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좋아요 누르지 마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