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높이를 바꾸는 일
매일 아침 나는 계단을 오른다.
생각보다 이 일은 꽤 흥미롭다.
저층에서는 맞은편 아파트의 거실 풍경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그럴 때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것처럼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린다.
그러다 점점 고층으로 갈수록 사람의 모습은 사라지고,
세상이 병정놀이 혹은 인형놀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니면 TV 화면 속 인물들을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저층에서는 ‘인간성의 과다’로 인해 쳐다볼 수 없었던 풍경을,
고층에서는 ‘인간성의 결여’로 인해 무심히 바라본다.
그러나 그마저도 오래 머물 수 없다.
무엇을 보고 있는 건지조차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꼭대기에 다다르면,
비로소 산의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냄새는 전혀 없고,
푸른 자연의 위엄이 나를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