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de in heart

밤하늘의 등뼈

정말로 중요한 건 뭘까

by 윤만세

이 글을 읽기 전에 먼저,

Patrick Watson의 The Great Escape를 틀어주세요 ;)


https://www.youtube.com/watch?v=YA2h9PrIUxs




내가 가끔 사막 이야기를 할 때면 꿈꾸는 것 같은 얼굴이라고 했지. 땅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하늘엔 별이 가득한 곳. 그 하늘 아래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멋질까. 아마도 그건 인생의 한 장면으로 남을 거라고. 난 장담하곤 했어.

다들 낭만적인 꿈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사막은 좀…’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 함께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지난해 가을, 나는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기타 교실에 다니기 시작했고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마침내 떠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드디어 온 거야 이 사막에.

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뜨겁고, 춥고, 한없이 고요해. 모래 위에 누워 밤하늘을 보고 있자면 정말로 커다란 세계가 느껴지면서 세상 일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 나에게 정말 중요한 건 뭘까 하고 말이야.


여기에 와서 세 사람을 만나 지금은 넷이 되었어. 우리는 피부색이 모두 다르고 말도 다르지만 어쩐지 전혀 불편함이 없어. 한 친구는 (마이클 잭슨을 닮은) 천문학자인데 '밤하늘의 등뼈'를 보려고 여기에 왔대.

이 사막의 사람들은 우리가 거대한 동물의 뱃속에서 살고 있다고, 저 은하수가 그 동물의 등뼈라고 생각해서 은하수를 ‘밤하늘의 등뼈’라고 불러. 은하수가 밤을 지탱하고 있다고 믿으니까 저 은하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둠이 산산조각 나서 우리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 신기하지 않아? 우주에는 이 모래알을 다 모아놓은 것보다 더 많은 별이 있대. 그 별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을 통과해서 지금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단 말이야. 같은 시대에 태어나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만나 그 별들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단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은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 멈춘 것 같기도 해. 순간인 것 같기도 하고 영원인 것 같기도 해.



이 넓은 세계에 우리 네 사람뿐인 것 같다는 착각이 들 무렵, 작은 라디오에서 패트릭 왓슨의 'The Great Escape'가 흘러나왔고 그 밤, 모두에게 처음으로 꿈 이야기를 했어.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기타를 꺼냈지. 나의 꿈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들 기뻐했고 우리는 함께 노래를 불렀어. 모두의 마음이 조금씩 겹쳐지더니 하나로 연결되는 듯했어.


아마도 이건.

인생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아.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에 등장하는 쿵족에 대한 이야기를 인용했습니다. 그들이 사는 위도에서는 은하수가 사람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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