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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도그림 May 21. 2016

못생긴 것에 대하여

그녀는 왜 그렇게 못생겼나?

 나는 못생긴 것들이 싫다. 무엇이 못생겼는가? 방금 본 여자가 못생겼다. 그녀는 왜 못생겼는가? 그녀는 두꺼비를 닮았다. 그녀의 입술이 금붕어의 둔한 어리석음처럼 얼굴의 반을 차지해 추하다. 그것 때문인가? 그녀가 못생긴 이유는 그녀가 불쾌하기 때문이다. 못생겨서 불쾌한 게 아니라 불쾌해서 못생겼다. 그녀는 왜 불쾌했는가? 그녀는 아름다운 그림에 흘린 김칫국물 같았다. 조화를 파괴했다. 시간과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녀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는 고요한 부산스러움만이 허용되는 이 대기에 균열을 일으켰다. 사람들을 공격했다. 송곳처럼 그녀는 그녀의 생각을 우리 모두에게 찌르고 찍어야 했고, 그녀에게 보내는 불만의 시선을 시상식에 선 여배우처럼 우아하게 삼켰다. 그녀의 뻔뻔함은 게걸스러웠다. 고전적인 균형 비례만이 미의 기준이 아닌 시대에, 미의 폭이 확대되고 시각의 포용력이 커진 시대에도 그녀는 추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에게서 어떠한 미감도 느낄 수 없다. 미학의 모든 용어를 동원해도 그녀는 아름다움의 영역에 그림자조차 걸칠 수 없다. 그녀는 추했다! 못생겼다!


 못생긴 자들을 추방하라! 시공간의 화폭에서 그들을 몰아내라! 아름다움을 위하여! 오직 아름다움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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