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전시의 맛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도그림 Aug 11. 2021

[00] 미술애호가의 서울, 프롤로그

서울의 전시공간 소개 시리즈


 미술관에 들어선다. 선선한 공기에 특유의 향이 베어 있다. 넓고, 높고, 빈 공간에 발걸음 소리만 나즈막하게 울린다.


 오늘은 휴일이고 나는 전시를 보러 왔다.

 대체로 내 여가시간은 이렇게 채워진다. - 가고 싶은 동네를 정한 후 인근에 무슨 전시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곳에 갔다가, 이곳, 중간에 다리 아프니까 카페에 가서 좀 쉬고, 그리고 여기 맛있겠다.’ 전시장 두세곳과 카페나 식당. 코스를 정하고 문 밖을 나선다. 때로 누군가와 함께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혼자다. 걷고, 보고, 그렇게 한나절 흘러다닌다.


 멋진 공간에 가는 것. 인간이 만들어낸 조형적인 결실에 푹 잠기는 것. 그 곁에서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 나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휴식 중 하나이다.


 


 몇 년 사이 이 취미생활은 더 넓고 깊어졌다. 미술관을 찾아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같은 기관도 전시가 바뀔 때마다 거듭 방문하면서 각 전시공간의 방향을 더 이해하게 되었다. 내 지도는 점차 빽빽해지고 나의 선호도 모습을 갖춰 나갔다.


별은 전시공간 하트는 맛집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이렇게나 많은 전시공간이 있고, 각각 특색을 가지고 일관된 흐름으로 전시를 보여주고 있다. 관심있는 주제나 작품 톤에 따라, 혹은 그 동네와 건축에서 느끼고 싶은 기분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하다. 미술 애호가의 시선으로 서울을 보면 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지역별로 전시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두가 들어 봄 직한 큰 기관들도 있고, 아는 사람들만 아는 작은 공간도 있다. 작품을 한참 감상하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출출해지기도 하니 근처 카페나 식당도 몇 가지 덧붙이겠다. 이 주변에 들를 일이 있다면 앞으로 추천하는 전시공간 중 한 두 곳에는 가보기를 권한다. 서울 시내에 이런 곳이 숨어 있었구나. 일상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그래서 일상을 달리 느끼게 하는 예술적인 활동이 도시 틈새에서 이렇게 계속 일어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SF전시, 예술이 상상하는 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