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일상

나는 슈퍼항체가 아닌 아웃사이더였다.

-자가 키트에 내 자아가 담길 줄이야

by 집녀

나는 아웃사이더다.

어릴 때부터 학생 때도, 직장생활까지 변치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 19로 확실하게 증명됐다.


나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적어도 이 글을 쓰는 순간 까지는).


오미크론의 기세가 강하던 3월 중순,

책상을 마주하고 있는 같은 팀원 4명이 줄줄이 확진이 됐다.

한 명이 걸려 격리 해제하는가 싶더니 다음 주에 한 명 더,

그다음 주에는 두 명이 동시에 걸렸다.


같은 팀 모두가 다 확진이 됐지만 나만은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왠지 이해할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걸리지 않는 건 당연한 거야..."

라는 표정을


철저한 방역의 결과였다.

'사회성'을 포기한 철저한 방역의 결과.

나는 혼자 먹었다.

점심시간도 철저히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맛집을 피해 다니며 먹었다.

가능하면 집에서 가져온 반찬으로 아침, 저녁을 그리고 가능하다면 점심시간도

숙소(지사 근무자를 위해 회사에서 마련해준 숙소는 회사 사무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에서 직접 해 먹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나를 제외하고 술을 마셨다.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도 술을 마셨다.

모임도 잡았다.

인원 제한이 걸리지 않은 한에서 모임을 이어갔다.


철저한 자가 방역의 결과는...아뿔싸...

칭찬이 아닌 압무의 덤터기였다.


억울해진 마음에 자가 키트를 이틀에 한 번씩 쑤셔댔다.

하지만 결과는 음성이다.

KakaoTalk_20220405_210446730.jpg
KakaoTalk_20220405_210446730_01.jpg
KakaoTalk_20220405_210446730_02.jpg
자가 키트에 내 자아가 담길 줄이야...


이제 쓰나미처럼 덮쳤던 오미크론 기세도 한 풀 꺾였다.


그들은 이제 무적임을 은근히 자랑하는 듯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여전히 KF94로 얼굴을 꽁꽁 싸맨 채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의 공격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다.


나는 슈퍼항체가 아니라

사회성이 떨어진 인간관계 고리가 거의 없는

아웃사이더다.


어차피 아웃사이더... 인 내 인생

끝까지 걸리지 말자.

걸리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인지 좋지 않은 것인지

이제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육체노동의 가치가 전멸한 세상에서 나는 땅콩을 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