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은 영양제다. 옷이 아니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다.
새삼스레 새로운 다짐은 아니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쭈욱....
새해 들어 옷장 정리를 하면서 다시금 뼈아프게 반성했다.
80% 할인이라고, 1벌 가격에 3벌 산다고 미친 듯이 샀던 옷들이 쌓이고 있다.
꺼내기가 힘들어 한 철에 한 번도 안 입고 넘어간 옷들이 부지기수다.
미니멀 라이프(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시도했으면 하는)의 시작은 옷정리라는데
옷이 너무 많다.
징그럽게 많다.
지난 2년여 동안은 가능하면 이 마음을 지키고 있었다.
물로 그 사이에도 놀라게 할인된 가격에(코로나 시대라 옷이 안 팔리니 할인율도 높았다) 나오는
옷들은 몇 벌 사긴 했다.
다만 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와중에도 예외는 있다.
바로 운동복이다.
내게 운동복은 옷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 보조제와 영양제를 먹듯이 운동복은... 영양제다.
물론, 변명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일반 옷을 살 때와 달리 운동복을 살 때 죄책감이 덜하다.
이 옷은 나를 건강으로 이끌어줄, 의미 있는 옷이란 생각에서다.
이 옷을 하나 사면 왠지 더 운동을 열심히 할 것 같고
몸매도 더 좋아질 것 같다.
룰루레몬은 그런 면에서 비싼 영양제다.
엄밀히 말해 진정한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
회사에 근무를 서며 '시발비용'을 질렀다.
운동복을 샀다.
룰루레몬.
새해 시작을 운동복에 투자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있으랴...
원하는 색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너무 눈에 띄어 과연 입을까 싶지만
할인율이 높기에 사버렸다.
할인율은 취향마저 바꾸게 만든다.
괜찮다.
나는 저 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릴 거니까
괜찮다.
그리고 반값에 산 거니까
괜찮다.
옷장은 다시 정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