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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일상

칭찬에 돈 드는 것도 아닌데

by 집녀

"오늘 옷이 정말 예쁘다!"

"피부가 왜 이리 좋아?"

"와 진짜 똑똑하다!"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주로 좋은 말을 해주려고 한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방법 아니겠는가.

이런 내게 어떤 후배는

"선배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가 봐요"라고 응답했다.

그런 표현이 부담이었던지 싫었던지 했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모 평가에 대해 성희롱이 될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별 할 말 없을 때 나는 주로 칭찬으로 어색함을 대체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이런 내가 '약간은' '미국 스타일'이구나 깨닫게 된 것은

미국에서 1년 동안 생활하면 서다.


가게에서 옷을 고르고 있거나,

옷을 입어보고 있을 때 지나다던 다른 여성이

"그 옷 정말 이뻐요!"

라고 말하거나

심지어 계산대에 가서 점원이

"당신 오늘 고른 옷들은 다 나이스해!"

하며 엄지 척까지 해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런 관심들이 뭔가 싶었다. 판매 전략인가? 상술인가? 그런데 고객까지?

그들은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다.(적어도 쇼핑몰 안에서는.. 회사에서는 비판에 인색하지도 않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그런 칭찬이

그래도 항상 기분이 좋았다.


"오늘 얼굴이 왜 이리 안 좋아요?"

"왜 이리 피곤해 보여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이런 말을 자주 하는 후배가 있다.

물론 정말 피곤해서 그럴 때도 있지만

'오~오늘 아침 화장 잘 먹혔는데?'

하며 나름 만족하고 있는데 얼굴이 안 좋고 다고 하면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농담처럼 몇 번을 말했다.

"안 좋아도 좀 좋아 보인다고 할 수 없겠니?"

나이가 들면 얼굴이 좋아보일때보다 안좋아 보일때가 더 많다...

슬프지만 늙고 있기 때문에...

물론 아첨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냥 적당한.

선의의 거짓말 정도라면 사회생활 하기에 편하지 않을까 싶다.

칭찬에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늘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말로,

인사를 나눠야겠다.

내 한마디에 그들의 하루가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면

나는 좋은 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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