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시 자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냄새
나 혼자 산지 10년이 넘었다.
긴 서울 자취살이에 혼자 자는 것이 익숙했고,
이불과 침대는 언제나 내 차지였다.
신혼의 밤은 그러하지 못했다.
이불을 둘둘 말고 잔다는 버릇을 나는 최근에야 알게 되었고,
이불을 공유하는 일은 수면을 방해한다.
그렇다고 이불을 따로 쓰는 일은
신혼의 핑크빛이 우리에게만 없는 것 같은 느낌이라 꺼려진다.
그렇게 이불을 같이 덮고 산지 한 달.
신랑이 출근하고 없는 침실에 가만히 누워있자니
신랑의 익숙하고 포근한 냄새가 풍긴다.
자꾸 그 냄새가 예민한 나에게 묘하게 안정감을 주었다.
없어도 있는 듯한 느낌.
냄새가 이런 힘을 주다니 싶을 정도로 마음이 따듯해지는 느낌
나에게 수없는 시련이 오지만, 그래도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그런 냄새다.
친구들은 연애가 어렵다고 말한다.
"연애가 어려운 정도가 1 이라면, 결혼의 어려운 정도는 3 정도라고 보고,
그 결혼에서 신랑이 온전히 내 편일 경우,
같이 해결하면서 그 어려운 정도가 2 정도로 내려가는 정도이다.
아무리 내편에서 서서 산다 하더라도,
결혼의 무게와 어려움은 싱글일 때보다 그 난이도가 배로 올라가는데,
신랑마저 내 편이 아닐 경우 그 어려움은 얼마나 가중 되겠는가"
함께 자고 일어나서 오늘도 시련을 함께 이겨내보자, 같은편에 서서!
한 이불을 덮고사는 사이, 신랑.
함께 이불을 덮고 자고 나면, 또 괜찮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줄 존재라는 의미가 아닐까?
보고 있나 신랑? (안 본다..)
나를 괜찮게 해 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