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돌집 계단을 올라갈 수 있게 된 너에게
나의 신혼집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살고 있는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아기도 낳았다. 결혼을 하면 나는 다른 곳에서 살게 될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여기에 머물고 있다.
이 집은 30년이 넘은 빨간 벽돌집이다. 여름이면 하늘과 맞닿은 옥상 수영장을 개장하고, 겨울이면 작은 마당에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그 눈을 대야에 가득 담아와 촉감놀이를 해줄 수 있는 곳. 서울이지만 새들과 귀뚜라미 소리를 가깝게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말하면 낭만과 운치가 있지만, 2025년 현재 아파트 아닌 곳에서 산다고 하면 느끼지 않아도 될 무언가를, 가끔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아파트에 사는 경험을 해줘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낀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라는 수많은 기준들이 나를 감싸온다. 그 기준들은 내가 흔들리는 순간 나의 깊은 곳까지 들어와 나를 더 흔든다.
나는 너에게 세상의 다양함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내 기준이 너의 기준이 되지 않도록, 빨간 벽돌집 계단을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된 너에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