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퉁 부은 눈으로 안아야 할지라도
처음으로 성형을 했다. 그것도 엄마가 된 후에. 늦은 나이에 출산을 하고 문득 거울 속 나를 세밀하게 관찰한 날, 눈밑 지방이 빼꼼 인사를 하다못해 밝은 조명 아래서 그 자태를 너무나 당당히 뽐내는 모습에 나는 태어나서 처음 성형외과를 찾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 첫 상담에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수술을 결정했다. 그러나 나는 수술날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온갖 두려움과 걱정에 사로잡혀 예약금을 까먹고서라도 수술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다 유튜브 후기를 찾아보는데 돌 전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수술 문의를 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의사는 육아를 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동작들이 있으니 미뤄도 좋겠다는 답변을 달았고 나는 또 한 번 망설여졌다.
나의 둘째는 지금 8개월 아기이고 나는 이 아이를 안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 엄마로서 이 수술을 해도 되나 하는 고민... 아이 때문에 못하는 수많은 것 중에 이 수술도 포함되었다. 아이가 생기면 나중으로 미루거나 다음을 기약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그런데 정말 그게 아이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래 갖고 있던 두려움을 아이 핑계를 대며 도망가는 게 아니었을까. 아이 때문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있어도 방법을 찾을 수 있음에도 그저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기 싫어서, 변화가 두려워 아이 뒤에 숨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니 비단 수술뿐만이 아니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도 나에게는 그러했다. 작가 신청을 위한 글을 서랍에 넣어놓은 지는 2023년, 첫째를 낳고 나서였다. 하지만 육아로 바쁜 나날을 핑계 삼아 나의 용기 없음을 숨겨왔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용기를 내어 작가 신청 버튼을 눌렀다.
수술을 하고도 아이를 돌보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그 가능성들 앞에서, 먼저 고개를 저어버렸을 뿐이다.
나는 더 이상 아이 뒤에 숨지 않기로 했다. 퉁퉁 부은 눈으로 아이를 안아야 할지라도, 그 불편함보다 거울 속 나를 보며 웃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더 사랑하기로, 그리하여 나의 아이에게도 더 환하게 웃어주는 엄마가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