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로하융 Dec 05. 2020

마케터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을까?

프리랜서 마케터 4개월 차의 기록 

퇴사하고 프리랜서 하니까 어때요?


요즘 자주 듣는 질문이다. 어느 일이 그렇듯 쉽지 않은 일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한 단계지만, 나는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쓰면서 일하는 환경에 잘 맞는 사람이란 걸 매일같이 확인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족스럽다. 내가 원했던 길을 내가 만들어가고 있으니까.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 내 페이스에 맞춰 일하다 보니 생산성이 올랐다. 회사를 다닐 때도 다양한 일을 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때보다도 일의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해졌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이것 하다가 저것 하는 편에 가까워서(책도 한 번에 3-4권을 번갈아 가며 읽는다), 나는 왜 이렇게 하나에 몰두하지 못할까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이런 내 모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회사를 다닐 때와 지금의 차이가 있다면, '나를 위한 일'과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의 비중이 훨씬 더 높아졌다.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다양한 회사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나에겐 장점이다. 


하고 있는 일은 많지만 신기할 정도로 몸도 마음도 체력이 좋아졌다. 할 일이 몰리면 약간의 압박을 받을 때가 있어도 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스트레스인 걸 몸과 마음이 안다. 내가 하는 일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며 시너지를 낸다.


회사로부터 독립하고, 주 5일 출근하는 삶에서 벗어나자 내가 모든 시간의 주인이 되었다. 브런치에도 쓰고 싶은 글이 정말 많은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원하는 만큼 쓰지 못했네. 그때그때 생각의 파편들은 인스타그램에는 자주 올리는 편인데, 브런치는 조금 더 다듬고 시간을 들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바스키아 전시를 보고 느꼈던 것처럼, 브런치에도 조금 더 가볍게 나의 생각들을 기록해야지. 


프리랜서 4개월 차에 현재의 상태를 생각나는 대로 기록해본다.





1. 직장인에서 프리랜서로 프리 에이전트로

마케터가 프리랜서가 될 수 있을까? 마케팅은 '기술'이라고 하긴 모호해서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부러웠던 적도 있다. 그래도 10년 동안 마케터로 일하며 분명한 내공과 네트워크가 쌓였다. 몇 년 전의 내가 몇 시간 붙잡고 있어야 했던 일을 지금은 훨씬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적은 시간을 들여도 어떤 브랜드나 상황에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다양한 마케팅을 해보며 쌓인 경험과 내공으로 흩어져 있는 것들을 어떻게 연결하면 되는지 안다. 필요한 글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누구에게 연락해 연결시키면 될지가 떠오른다. 이것도 기술이라면 기술이 아닐까?


회사를 다녀보는 경험은 소중하고 중요하다.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으니까. 포트폴리오, 경험, 능력 외에도, 기본적인 협업 스킬과 사람이 남는다. 회사와 사랑에 빠진 경험,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본 경험은 사람을 사람으로서도 성장시킨다.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그 시간에 집중해 즐겁게 일하고 또 기여하다보면 언젠가 그곳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는 순간, 점들이 연결되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약간 덧붙이자면, 최소 3-4개월의 생활비는 확보하고 회사를 나와야 좀 더 마음 놓고 프리랜서로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차 치고 많은 돈을 저축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모아둔 금액이 있어 조급하지 않을 수 있었다. 불안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희미해진 건, 지난 10년 간의 홀로서기 도전이 있었기 때문도 있다. 2017년에 생각만 하고 작게 도전했던 것들을 2020년에 다시 이어서 제대로 도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 나를 인터뷰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융님은 프리랜서가 아니라 프리 에이전트 같아요.” 프리 에이전트? 뭐지 하고 찾아봤는데 스포츠계의 자유계약 선수와 비슷한 컨셉이었다. 다니엘 핑크의 정의에 따르면 이렇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조건으로, 그리고 원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 다니엘 핑크는 프리 에이전트가 일하는 방식의 미래라고 말한다.


마침 트레바리 마지막 모임을 위해 읽은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가 프리 에이전트에 관한 책이었다. 일본 부동산 업계의 언더독 ‘도쿄R부동산’의 일하는 방식, 팀을 이루는 방법, 동기 부여의 비결이 정리된 책인데, 도쿄 R부동산의 직원들은 프리 에이전트 형태로 일한다. 책에서 설명하는 프리 에이전트는 "회사도 독립도 아닌 중간 형태"다. 책의 일부를 발췌해보면 이렇다.



독립해서 프리랜서가 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는 얻어도 규모 있는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우리 역시 '조직'을 이루어 일해야만 했다. 이 둘을 모두 취하기 위한 것이 바로 '프리 에이전트 스타일이다'.

도쿄R부동산의 '프리 에이전트 스타일'은 개별 프리랜서들이 프로젝트마다 단기간 모였다 흩어지는 식은 아니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선수처럼 프리랜서와 팀 요소를 접목시켰다고 보면 된다. 도쿄R부동산이라는 팀과는 마치 직원처럼 지속적인 관계를 맺지만, 일을 만들고 진행하는 방식에서는 자유롭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식은 
개인의 자아실현과 팀의 승리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성립된다.


-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 중 


나는 TPZ라는 팀과 독립적인 형태를 유지하며 계속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내가 일하는 방식이 '프리 에이전트'에 가깝겠다는 생각을 했다. TPZ에는 나 말고도 이렇게 일하는 멤버들이 몇 명 있다. 셰프, 바리스타, DJ, 뮤지션, 포토그래퍼, 패션 디렉터 등 '메이커'들이 모여있어 직장인 정체성보다는 크리에이터 정체성이 강한 팀이다 보니 이렇게 일하는 구조가 잡혔다고도 생각한다. TPZ에서는 커피 내리고, 음악 틀고, 사진 찍는 게 곧 멤버들의 본업이자 회사가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힘이니까.


이 책에는 이런 문장도 나온다.


p.126 우리가 겸업을 권장하는 이유는 개인이 다방면으로 인맥과 전문성을 넓힌 것이 다시 조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네트워크를 열어서 활용하는 것이 닫아두는 것보다 훨씬 이점이 많다.⠀


공감한다. 특히 마케터나 콘텐츠와 관련된 분야라면 더더욱. 나도 이전 회사를 다닐 때 <퇴사는 여행>을 독립출판을 만들어 텀블벅에 펀딩했던 경험이 회사의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큰 도움이 됐다. "다방면으로 인맥과 전문성을 넓힌 것"은 조직으로 되돌아온다. 내가 작가로서 하는 일, 개인적으로 하는 일들이 TPZ에서 하고 있는 일에도 도움될 거라 믿는다.



2. 수입 베이스 확보하기 

나는 라이프스타일 & 컬처 디벨로퍼 팀포지티브제로(TPZ)의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TPZ는 쉽게 말하면, 성수동을 베이스로 다양한 공간과 브랜드를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다. 성수동 카페 포제, 로스트 성수, 포지티브제로라운지, 보이어, 을지로 타케리아 스탠, 스페셜티 커피 아러바우트 등. 이미 개별적으로 MZ 세대 사이에 많은 팬을 확보한 소위 말하는 힙한 공간들이 알고 보면 모두 TPZ에서 운영하고 있다. 


TPZ 홈페이지 캡처


TPZ의 시온 대표님과는 대표님이 성수동에서 문화 공간 플레이스 사이를 운영하던 시절 거의 5-6년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TPZ 홈페이지 팀에 내 이름도 올라가 있고, 명함도 있지만 매일 출근하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미팅을 가고, 그 주에 할 일을 정리한다. 필요에 따라 추가 미팅이 잡힐 때도 있다. 나머지 시간에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일한다. 


TPZ 외에도 감사한 기회로 카카오와 3개월간 지속적인 협업을 했다. 이는 12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추후에 또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겠지 :) (코로나 19로 기존 계획했던 것들이 조금 변경되었지만, 나에게 기회를 주신 분이 나의 독립을 응원해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


코로나 19로 변수도 많고,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보다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협업하는 팀들이 생기며 매달 들어오는 수익의 베이스를 확보했다. 




3. 지금 하는 일의 종류

회사를 나오고 나의 매일이 달라졌다. 가장 좋은 건 내가 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 점심과 낮에 약속이 있으면 밤에 더 일하는 식으로 조정할 수 있어 좋다. 10월, 11월에는 정말 바빴다. 바빠도 여유를 잃고 싶지는 않다. 지금까지 그래도 잘해오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은 나만의 시스템이 자리 잡혀 가는 중이고, 조금 더 다듬어지면 브런치에 또 공유해야겠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은 크게는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1) 마케터로서 하는 일

TPZ 마케터: TPZ의 브랜딩, PR, 마케팅 담당. 최근에는 아웃스탠딩에 대표 인터뷰 기사가 나갔고, 월간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구독해주세요!) 웹사이트를 재정비하고,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이고, 곧 오픈할 텀블벅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기대해주세요!)

3개월 동안 카카오와 협업


2) 작가로서 하는 일

다음 책인 <독립은 여행>을 쓰고 있다. 이번 책도 출판사 북노마드를 통해 나오고, 디자인은 스튜디오 고민이 맡기로 했다.ㅠㅠ 나는 정말 성덕의 경험을 여러 번 하는 것 같다. 

#융지트루틴모음집 독립출판을 만들어 퍼블리셔스테이블에 참여했다. 110권 인쇄했는데 5권 남짓 남았다.

<퇴사는 여행>으로 아직도 북토크 기회가 연결된다.

필진으로 참여한 책이 곧 나온다. 이 글을 쓰며 내 일주일을 되돌아봤는데 매일 매일이 너무 달랐다. 

이프 카카오 2020에서 브런치 작가들과의 대담을 진행했다. 작가님들과의 만남이 너무 즐거웠고, 다들 좋은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진행하는 내내 즐거웠다. 

<독립은 여행> 다음 책도 계획이 잡혀있다. 나의 취향과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자꾸만 늦어지지만 ㅠㅠ <독립은 여행>부터 부지런히 써야지.


회사를 나오고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커지고 있다고 느낀다. 

독립출판으로 만들었던 #융지트루틴모음집 


3) 개인 프로젝트

사이드 뉴스레터: 매주 사이드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다. 한 주는 가볍게 나가고, 한 주는 인터뷰 콘텐츠가 나간다. 인생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내 주변의 다능인들을 인터뷰하는데, 너무 좋은 게 이 인터뷰를 하면서 나도 좋은 영감과 에너지를 받는다. 최근에는 하빈님을 인터뷰했는데, 대화를 많이 하는 우리인데도 몰랐던 내용이 많았다. 하빈님 인터뷰는 벌써 1,000건 넘게 공유되었다. 

사이드로는 여기저기로 연결된다. 고마운 사이더들(다능인 구독자들) 덕분에 이벤트도 계속 연결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도 계속 연결된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는 에너지를 품고 있어 나도 여전히 즐기면서 하고 있다. (고마워요 사이더들!!!)


지금까지 진행한 인터뷰들


내가 나와 보내는 시간(루틴): 융지트에 들어와서 다양한 루틴이 생겼다. 피아노 치기, 칵테일 만들기, 꾸준히 운동하기 등. 이 시간들이 있어 바빠도 일상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리추얼에 관한 얘기는 자체로 할 말이 많아서 나중에 별도의 글로 쓸 예정이다.


4) 강연

회사를 나온 뒤로 몇 번의 강연이 있었다. 분야가 다양하다. 마케팅, 뉴스레터, 퇴사. 올 10월부터 진행한 강연은 다음과 같다: 블로터 컨퍼런스, 금천오랑, 당진문화예술원, 픗픗 아카데미.


5) 모임/진행

회사를 다닐 때도 진행을 맡게 되는 일은 종종 있었다. 올해 '라이프로그'라는 넷플연가 모임 파트너를 맡았고, 10월부터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와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다. 매주 주제를 주고, 내가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 음악을 더 집중해서 듣고 글을 쓰고 그 음악과 글을 카톡방에서 공유하는 리추얼인데. 이 리추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한다.


12월 말에는 유튜브 코드를 진행하고, 내년 1월부터는 트레바리 클럽장을 할 예정이다.


6) 융지트

재밌는 건 올해 독립한 집 융지트로도 많은 일들이 연결된다. 

인터뷰: 컨셉진, 디렉토리, 톱클래스, 어라운드

식스티세컨즈X아엘과 '쉼'을 주제로 영상을 찍었다.

오늘의집 집들이

스탠딩 에그와 스텔라장이 융지트에서 라이브 콘텐츠를 찍기도 했다.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스탠딩에그 in 융지트
스텔라장, 로코베리 - '해피 미리 크리스마스' (in 융지트!)


수입 정리 테이블 중


노션에 내 월별 수입을 정리중인데 위와 같이 구분해놨다. 지속적 태그가 있는게 매달 들어오는 돈이다. sub는 부업의 개념이다. 언젠가 작가로서의 수입이 마케터로서의 수입을 앞지를 때도 올까?




4. 독립 선언 후 4개월 차 회고

회사를 나와 오히려 더 바빠졌다. 오전 9시 전에는 일어나고, 할 일을 하다가 저녁에도 일을 하고, 새벽 2시까지 글을 쓰다가 잘 때도 많다. 사이드 뉴스레터처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할 때에는 이걸 일로 봐야 하는 건지 아닌지 조금 헷갈린다. 일과 삶의 경계가 확실히 더 모호해졌다. 


프리랜서로 일하면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동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친한 친구 여러 명을 회사에서 동료로 먼저 만났다. 


지금 나는 하나의 회사에 정규직으로 소속된 채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일하는 TPZ 멤버들도 동료라고 느끼고,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 역시 여전한 나의 동료라고 느낀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길을 만들어가는 주변 친구들도 동료라고 느낀다. 이를테면,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함께 쓴 육헌님, 하빈님, 숭님. 같은 회사를 다닌 적도 없고, 다른 자리에서 각자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함께 성장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든든하고 좋다.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마음에는 함께 일했던 사이만큼의 신뢰와 존중이 있다. 


지그재그 마케터인 나의 친한 친구 굿수진도.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독립한 데이나도.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일하는 해리와 자영이도. 여전히 좋아하는 음악과 이야기를 자주 공유하는 케이트도, 브레드도. 모두 내가 고민되는 게 있을 때 상담도 하고 도움도 받을 수 있는 동료들이다.


지난 4개월을 돌이켜보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인 콘텐츠를 원하는 만큼 작업하지 못했다는 것. 유튜브도 시작하려고 했는데 딱 영상 2개 올리고 멈춰있고, 꾸준히 내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려던 계획은 실패했다. 노션에 괜찮은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생각만큼 활용하지 못했다. 사이드 뉴스레터도 구상해둔 게 많은데 아직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 보내고 있는 것 외에는 못하고 있다. 편집도 공부하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은 게 아직도 많다. 나에게 제약을 두지 않고 내년에도 계속 도전해봐야겠다.


회사를 나오면서 월급보다 많이 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를 회사로부터 독립하고 두 달째에 달성했다. 2, 3, 4개월 차에는 달성했지만 다음 달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더 많이 벌 수도 있고, 더 적게 벌 수도 있겠지. 


어떻게 보면 빠르게 독립을 이룬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렇게 할 수 있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5년에 회사를 나왔을 때도. 2017년에 회사를 나왔을 때도, 나는 내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쓰면서 돈도 벌고 싶다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으니까. 이제야 겨우 방법을 좀 찾은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지금의 나는 회사에서 독립해 밥벌이를 하며 프리 시장에 안착하고 있지만, 그동안 쌓인 경험치와 여러 번 도전하며 우여곡절을 겪은 시기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가 또 다른 시작인 걸 알고 있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성장해야지.


기왕이면 내년에는 더 많이 벌고, 좋은 일도 더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일도 잘 해내서 이렇게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고 싶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 자기 길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반 발에서 한 발 정도 앞서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고 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뉴스레터 0호를 보내고, 구독자 1,500명을 모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