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로하융 May 26. 2021

원한다면 모두가 아티스트인 시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등장 - 직장인이 디폴트인 시대는 변할 것

나의 첫 번째 책인 <퇴사는 여행>에서 부터 줄곧 해오던 이야기가 있었다. 모두가 아티스트인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 이는 츠타야 서점을 만든 마스다 무네아키가 <지적 자본론>에서 했던 이야기,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와도, 세스 고딘이 거의 20년 전부터 한 이야기와도 통한다.


지금 시대는 너무나 빠르게 변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이든 뭐든 이 시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

- 세스 고딘


내가 정의하는 예술가는 꼭 디자인, 그림, 음악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이드 프로젝트 뉴스레터에서도 '인생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나는 주체적으로 원하는 인생을 다채롭게 만들어나가는 누구나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자기 삶의 아티스트가 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가 즐거워하는 순간들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 <퇴사는 여행> 중


그리고 2021년. 자기 것을 만드는 창작자라면 더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 더 자유롭게 일하면서 돈도 더 잘 벌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2017년에 갭이어를 가지며 다양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1년간 홀로서기 실험을 하고 돌아온 나는 이런 시대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늦어도 2021년에는 '주 5일 출근하는 삶에서 벗어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미래를 앞당겼다. 


궁금했다.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쓴다면,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변을 지금 하루하루 살고 있는 것 같아 그 자체로 만족스럽다 :) 크게 불안하지도 않았다. 이전에 많이 불안해봤으니까. 나는 내가 뭘 하면 되는지 알고 있었다. 망할 거란 두려움보다도 끝끝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더 두려웠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생각대로 실천해보는 것이 중요했다. 


2020년 여름에 주 5일 출근하는 삶에서 벗어나자는 결심을 앞당기고, 독립적으로 일한 지 10개월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퇴사 후 2개월부터 수입은 기존 월급을 넘어섰고, 이번 달에 월 1,000만 원을 찍는다.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해 2020년의 지급 명세서를 보는데, 작년에 내가 수입을 얻은 곳이 25군데였다. (지급명세서 기준이라서 아마 이것보다도 많을 것이다.) 앞으로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수익 파이프라인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까.


작년에 노션에 구분해두었던 수익. 온라인 클래스, 책처럼 '돈 열리는 나무'의 씨앗을 더 많이 심고 있다.


2017년에도 나는 홀로서기 실험을 하고 있었고, 2020년에도 그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것이 있다면, 나도 한 뼘 더 자랐다는 것. 그리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시대가 창작자에게 더 유리해졌다는 것.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등장 -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는 세상

N잡러와 본캐, 부캐가 노멀 해지고 있는 지금. 세상은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서 패션 이코노미(Passion Economy)로 흐르고 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특징

- 오프라인 서비스 제공
- 한 번의 이벤트가 수입으로 이어짐
- 개인의 개성이 강조되지는 않는 일 (운전, 배달 등)
- 들이는 시간만큼 돈을 버는 구조
- 확장성 면에서 한정적

여기서 '긱'은 '일시적인 일'을 말한다. 1920년대에 미국에서 재즈 공연이 유행하면서 연주자들을 즉흥적으로 섭외해 공연하던 것을 '긱'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긱 이코노미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필요에 따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 돈을 버는 경제 시스템이다. 주로 오프라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 번의 이벤트가 수입으로 이어진다. 운전, 배달처럼 상품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이 강조되지는 않는다. 내가 들인 시간만큼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에 확장성 면에서는 한정적이다. 긱 이코노미의 예시로는 배민 커넥트, 쿠팡, 우버 등이 있다.


패션 이코노미(Passion Economy)의 특징

- 주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
- 구독자 기반의 지속적인 수입
- 개인의 개성이 강조되는 콘텐츠/서비스
- 내 시간을 파는 것이 아님 (소극적 소득 가능)
- 판매 개수에 제한 없음 (확장성 무한)

이에 비해 패션 이코노미는 개인의 '개성'과 열정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주로 온라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팬과 구독자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개인의 개성이 강조되는 만큼 콘텐츠와 서비스도 천차만별이다. 온라인이라는 장점이 있어서 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시간을 들인 이후에는 비교적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돈을 벌 수 있는 소극적 소득이 가능하다. 판매 개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확장성 또한 무한하다.


패션 이코노미의 예시로는 유튜브, 팟캐스트, 뉴스레터(서브 스택) 등 유료 구독 기반의 플랫폼, 팬과 크리에이터를 직접 연결해주는 카메오, 패트리온 등이 있다. 클래스101 또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 누군가와 연결이 되고 돈을 벌 수 있는 패션 이코노미의 좋은 예시다.


미디어와 유통 구조의 변화,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온라인 선택지가 무한대로 넓어진 상황에서 세분화된 타깃에게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란 말처럼, 니치 마킷(틈새시장)을 공략해 '나의 이야기와 능력'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틈새시장의 고객들, 잠재적인 '팬'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로 크리에이터가 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다. 시대는 점점 더 개인에게 힘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나는 블록체인, 탈중앙화, NFT, 소셜 토큰 등 다양한 시대의 흐름을 모두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것 -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만큼,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높아졌다. 내가 내 시간을 들이는 만큼 돈과 보상도 중요하지만,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더 찾게 되었다.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나 직무로서만 일을 정의하지 않고, '왜 일하는가'를 묻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나 혼자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일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독립적인 주체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며 일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도,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가치관과 맞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내가 선택해서 일하고 있는가'이다.


아티스트는 선택받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는 독립적인 사람을 가리킨다.

- 세스 고딘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없을 때 모든 고민이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어떤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은 아니니까. '내가 믿는 어떤 가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이런 시대의 변화 앞에서 고민이 많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반 발짝에서 한 발짝 정도 앞서서 독립적으로 일하고 있는 나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누는 나의 독립 이야기

나는 스토리텔러로 이야기를 전하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이자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 내가 하는 많은 일은 모두 이 맥락과 통하고 있다. 사이드 뉴스레터도. 파트너들과 진행하는 일도.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일도. 내가 계속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자신의 인생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나간다는 의미에서 모두가 자기 삶의 아티스트라는 것. 그러니 좋아하는 마음을 무시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자는 것. 그 방향으로 가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계속해서 응원하고,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용기를 줄 것이다.


같은 이유로 클래스101 수업을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주 드디어 클래스101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나를 브랜딩 하며 독립적으로 일하는 법 수업이 오픈했다.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좋을 질문과 구성으로 '내가 원하는 일'의 방향을 정리해보는 워크북부터, 국내외 다양한 조직을 거치며 터득한 일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툴과 스토리텔링 기법, 마음에 근육을 키워주는 마인드셋까지. 가장 소중한 가치인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1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된 것과 내가 아는 여러 가지를 꾹꾹 눌러 담았다.


클래스 101 단독으로 제공되는 워크북


클래스 더 보기: https://class101.app/e/MKThyeyoon_class


또 지난주. <독립은 여행>이 출간되었다. 관계, 가족, 회사로부터 독립한 이야기를 담았다.



<독립은 여행> 더 보기:


그간 준비해온 것들이 결실을 맺는 시기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결코 쉽지는 않았다. 더 큰 자유를 꿈꿨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많이 방황하고, 도전하고, 부딪혔다. 다양한 국내외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을 겪으며 '이렇게 일하는 것도 가능하구나'하는 비교 표본이 넓어졌다. 내가 어떤 사람들과 잘 맞는지, 어떤 일을 하기 좋아하는지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어디에서 일하든 내 회사라는 생각으로 주체적으로 일하고 맨땅에 헤딩하며 안 해봤던 일들을 내가 해본 일이자 할 수 있는 일로 만들었다.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멋지고 좋은 사람들과의 네트워크가 넓어지며 다양한 기회가 연결되는 시점이 왔다. 


지나온 시기만큼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이 쌓였다. 그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한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동안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계속 움직였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형태의 '독립'을 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공유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이 됐다. 나는 지금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찍어둔 여러 개의 점이 별자리를 이루는 시기에 있다.


+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간이 더 흐르면 주 5일 출근이 디폴트인 것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 6일 출근이 5일로 바뀌었던 것처럼. 시대의 변화에 맞게 사람들은 더 효율적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그 흐름을 캐치한 회사들은 인재 유치를 위해 좀 더 유동적인 환경을 만들지 않을까.


클래스 101 수강생들의 댓글 :) 


<독립은 여행> 반응들


클래스101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온라인에서도 연결이 되는 것에 신기함을 느낀다(동지애도, 책임감도 든다). <독립은 여행>의 따뜻한 후기를 보면서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자만하지 않되, 나 자신을 과하게 낮추지 않으면서,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나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가 작은 용기로 가닿기를 바라면서.


모두가 각자의 여정을 즐길 수 있길. 독립은 여행이니까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