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 옆에 또 멋진 사람
외국인 친구들에게 가장 알려주고 싶은 국내 스타트업을 꼽으라면 난 이 곳을 뽑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애정이 가는 트레바리. 다른 곳에서는 잘 보지 못한 서비스기도 하지만, ‘독서 모임이 비즈니스가 되었다’고 얘기해주면 친구들도 흥미로워할 것 같기 때문이다.
트레바리는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말 그대로 독서 모임을 하는 회사다.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정기모임을 가지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번개를 진행한다. 4개월간 한 시즌이 진행되는데,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특별한 인연을 이어간다.
‘이유 없이 반대하기 좋아한다’는 순우리말의 회사명처럼, 이 곳에서는 출신, 나이, 경력 등과는 전혀 관계없이 다양한 얘기가 오간다. 트레바리는 ‘책’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평소에는 하지 않을법한 이야기들을 이끌어내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데, 가끔은 마치 점점 더 커지는 비밀 소셜 클럽처럼 느껴진다. 모임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토론하지만, 트레바리의 코어에는 거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세상을 염세주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보다는 문제가 많은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작게라도 주변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하고,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그것도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제각각의 사람들이. 적은 비용이 아님에도 그만한 돈을 내고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이 커뮤니티의 힘에 있다.
나는 트레바리의 “헤비유저”는 아니고 “진성유저” 쯤 되는 것 같다. 멤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번개나 문화행사에는 그만큼 많이 참여하진 못했지만 세 시즌째 트레바리의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 트레바리는 최근 압구정 CGV 전체 관을 빌려서 (!) 영화 살롱을 진행하기도 했다. 멤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위스키 시음회, 커피 나잇, 비어 나잇, 음악살롱 등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는데, 꼭 독서모임이 아니더라도 이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커뮤니티의 강점 중 하나다. 멤버에게만 비밀스럽게 열리는 '트레바리 바'도 있다. (궁금한 분들은 트레바리 페이스북으로!)
트레바리의 다양한 커뮤니티 이벤트
좋은 게 있으면 주변에 알리는걸 워낙 좋아해서 트레바리 멤버이자 친구, 관찰자의 입장으로 매력적인 공동체가 된 트레바리를 소개한다.
트레바리의 윤수영 대표와는 오래된 인연이 있다. 거의 10년 전 대학교 때 대학로에서 어떤 행사를 같이 준비하면서 친구가 되었는데, 그때도 얘기를 나눠보고 뭔가 있는 사람, 멋진 친구라고 생각했었다. 특히 음악 얘기를 하면서 좀 더 친해졌는데, 음악도 많이 듣고 책도 많이 읽고 깊이가 남달라서 뭔가 고민이 생겼을 때 의견을 묻게 되는 친구였다 - 놀기도 잘 놀았지만. 그때도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친구였는데, 지금도 주변에 멋진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겨서 트레바리를 멋진 커뮤니티로 키워나가고 있는 것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처음에 트레바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나는 크게 쓸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유료로 독서 모임에 참여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친구들과도 책이나 영화를 보고 영감을 받았던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편이라, 지적 대화를 원한다면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엔 나중에 해보겠다고 참여를 거절? 했다.(하하) 혹시 나중에 음악과 관련된 모임이 생기면 알려달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그 후, 밖에서 보기에도 트레바리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처음에 작게 시작했던 소수의 클럽이 여러 개로 늘어나고 재미있어 보이는 모임들이 많이 생겼다. 페이스북에도 사람들이 모여 책을 읽고 즐기는 모습이 더 자주 보이게 되었고, 주변에서도 자주 트레바리 얘기가 들려왔다. 트레바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고민이 들 때쯤, 마침 음악 책을 읽고 쿠르베 청음실에서 음악을 듣는 클럽 ‘쿠르베’가 생겼다. 그렇게 2016년의 마지막 시즌에 나는 트레바리에 참여하게 되었다.
쿠르베는 다른 클럽들과는 조금 다른 클럽이었다. 우선 토론하는 시간보다 음악을 듣는 시간이 더 많았다.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때로는 엘피로, 때로는 CD로, 때로는 라이브 영상으로 쿠르베 청음실에서 음악을 감상했다. 책을 읽을 때도 재미있었지만, 쿠르베 박성제 대표님의 맛깔난 설명과 함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롯이 음악에 집중하는 두세 시간은 따로 특별한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감정을 꽉꽉 채워주는 게 있었다. 게다가 쿠르베 스피커의 음질은 전문가가 아닌 나에게도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스피커 속에서 아티스트들이 직접 연주해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리가 리얼했고 소리가 나올 때마다 진공 스피커가 움직이는 걸 보는 것도 신기했다. 우리는 제각각의 모습으로 누구는 눈을 감고 누구는 조용히 아는 노래를 읊조리며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최상의 음질로 음악만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쿠르베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르베는 사람들이 정말 좋았다. 나는 번개에 그렇게 많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독서모임 때 보기만 해도 내 또래 친구들도 좋은 사람이 많았고, 무엇보다도 멋진 어른들이 많았다. 다른 클럽보다도 연령대가 좀 높았던 편인데 세대와는 전혀 관계없이 서로 만든 수제 맥주를 나누고 함께 음악을 감상하며 조화롭게 잘 어울렸고 모일 때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당시 국정농단 사태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들에 한참 회의감이 들고 지쳐있던 나에게 중심을 잃지 않는 멋진 어른들을 옆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생각보다도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트레바리를 통해 훨씬 더 다양한 사람과의 액세스가 열리며 ‘이래서 사람들이 트레바리를 그렇게 좋아하는 거구나’하고 실감하게 되었다.
트레바리에는 꽤 엄격한 규칙이 하나 있다. 정해진 기한 내에 독후감을 쓰지 않으면 정기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것. 예외는 없다. 모임에 참석하고 싶다면 누구든지 정해진 분량 이상의 독후감을 써야 한다.
이 규칙은 평소에 잘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만드는 일종의 trigger 역할을 한다. 이미 뭔가를 스스로 배우거나 운동하는 게 습관화되어 생활패턴이 된 고수들에게는 쉬울지 모르겠으나, 아무런 트리거 없이 혼자서 알아서 행동하려면 더욱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매일 밤 일본어를 독학하겠다거나, 주말마다 한강변을 뛰겠다고 다짐해봐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꾸준히 하게 되기란 쉽지 않듯이, 우리는 하지 않던 일을 하게 만드는 룰이나 트리거를 필요로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학원을 등록하고 돈을 내고서라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걸어둔다. 초반에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내 주변에서도 원한다면 지적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트레바리를 하지 않았다면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을 하는 모임을 가지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돈도 냈는데 독후감을 안 쓰면 또 참여할 수 없다니. 트레바리에서는 평소에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책을 읽고 ‘어쩔 수 없이’ 글을 쓰게 된다. 책을 읽은 후 나만의 글을 써본다는 건 더 적극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독서를 한 후의 느낌이나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흘러갔던 생각들을 다시 붙잡고 내 나름대로 다른 것들과 연결하고 분석하고 정리를 해보며 한 권의 책을 흡수해 나만의 것으로 소화해내게 된다. 얼마 전 '알쓸신잡'에서 나왔듯이,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식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 계속해서 곱씹는 노력"이 필요한데, 글을 쓰다 보면 무엇이든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눈여겨보고 곱씹어 보게 된다. 박웅현 작가가 자주 얘기하는 "시청이 아닌 견문"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읽고 대화하고 사이에 ‘쓰고’가 있기에 트레바리의 토론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레바리에서는 클럽이 모이는 첫날 꼭 하는 게 있다. 서로 돌아가면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는데, 무슨 일을 하는 누구인지를 말하고 화면에 나오는 ‘랜덤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 랜덤 질문 중 매 시즌 내가 듣는 클럽마다 등장하고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 바로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이란 질문이다.
내가 답변해야 하는 타이밍에 이 질문이 나온 적은 없지만, 이 질문이 뜰 때마다 나는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리를 쉽게 구분 짓는 모든 잣대 - 나이, 성별, 학력, 경력 등 -를 떠나서 소통이 가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춤, 음악, 요리 등 공통의 관심사나 취미 생활이 있으면 더욱 좋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언어와 출신, 학벌 나이 등 우리를 쉽게 제한 짓는 걸 뛰어넘게 된다.
조금은 다른 얘기인데, 에어비앤비의 트립 호스트로 외국인 친구들에게 홍대의 인디 씬을 소개해주고 함께 공연을 보고 뒤풀이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에 일본인 밴드도 공연을 했는데 뒤풀이 장소에서 영어를 못하는 일본인 드러머와 일본어를 못하는 미국인 게스트가 서로 신나게 소리 지르고 재미있어하는 걸 보게 되었다. 이 미국인 친구도 취미로 드럼을 치며 밴드 활동을 했었는데, 이 둘은 말이 안 통함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드러머의 이름을 대기 시작해서 그렇게 신난 것이었다. 한 명이 이름을 말하면 다른 한 명이 공감하고 웃으면서 즐거워하던 광경은 트립을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다. 함께 좋아하는 게 있으면 언어의 장벽도 뛰어넘어 친구가 될 수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일방적인 대화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것. 이게 가능하다면 꼰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트레바리에 참여하는 것도 아주 좋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계속 실감하게 된 것 중 하나는 언제나 가장 큰 감동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 사람은 나이나 살아온 배경과는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나는 올해만 캄보디아 씨엠립에 두 번을 다녀왔다. 씨엠립을 처음 갔을 때 묵게 된 홈스테이에서 만난 가족들 때문이다. 참혹한 전쟁의 아픔을 겪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홈스테이 주인장 톨라와 가족들,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그렇게 순수할 수가 없었다. 가진 게 없어도 서로를 챙기며 나눌 줄 알고, 너무 쉽게 행복해하는 아이들과 매일같이 뛰어놀며 나는 단순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가끔 울컥하는 기분을 참기도 했다. 씨엠립에서 보낸 시간들은 ‘행복’이나 ‘성공’ 같은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많은 걸 느끼게 해주었다.
세상에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전혀 다른 환경의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이 아니라면 독서와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여행할 수 있다. 트레바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한 곳에 쉽사리 모이기 힘든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 동등한 관계에서 다른 곳에서는 쉽사리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하게 만든다. 마음에 물을 주는 ‘책’이 매개체인 것만으로도 매우 강력하지만, 독후감을 쓰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마구마구 주고받으며 토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생각을 하게 만든다.
클럽장이 있어도 절대 선생 대 학생의 느낌이 아니다. 클럽장은 클럽의 주제를 이끌어가는 역할일 뿐, 토론을 할 때는 최대한 공평하게 모두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움을 얻어간다. 이렇게 ‘세팅된 환경’은 트레바리의 ‘파트너’들에 의해 보다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만들어진다. 파트너들은 트레바리의 직원(트레바리에선 크루라고 한다)은 아니다. 다들 각자의 직업은 있으면서 트레바리의 멤버로 시작해 자발적으로 파트너가 되어 각 모임이 잘 굴러가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
사람은 일정 나이가 지나면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트레바리에서는 스스로에게 좋은 변화를 맞은 사람들이 꽤 많아 보였다. 책을 읽고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을 한다는 건 여행을 다닐 때처럼 나도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게 되기가 쉽다. 나에게도 조금 쉬는 시간을 가지며 여행을 다니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최대한 많이 해보기로 결심하기까지 여러 가지 영향이 있었지만 트레바리 역시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트레바리에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읽어보면 조금 신기한, 내가 올 2월에 쓴 독후감 중:
"이제 한국 나이로 31, 만으로 29세. 말 그대로 서른 즈음에 회사는 그만두고, 하고 싶고 좋아하는 건 많은데 아직 정확히 뭘 할지는 모르겠는 상태. 솔직히 회사를 그만둘 때마다 이런 상태였던 것 같다. 고민 중이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살짝 기울어진 것 같다. 2017년의 적어도 몇 달은 완벽하게 오직 나를 위한 시간으로 투자해볼까. 내 인생의 쉼표를 제대로 찍어볼까. 그 시간을 좀 더 제대로 거치고 나면 나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책바 주인장님이 쓴 '머물러 있는 청춘'을 읽고
그 후 나는 정말로 제대로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결심하며 2월 말까지 하고 있던 파트타임 일을 그만두고 3월에 동남아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6-7월 한 달간 스페인-포르투갈을 다녀왔으며 8월에는 샌프란과 버닝맨을 간다.
트레바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놀라웠던 것 중 하나가 트레바리의 많은 멤버들이 진심으로 트레바리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죽하면 ‘기승전트’라는 말도 있었다. 기승전 트레바리라고. 트레바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 곳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 같은 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이런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속감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더 좋게 바꾸고 싶다는 은밀한 꿈을 꾸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 혹은 오글거릴 것 같아서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하고 다니진 않는다. 하지만 트레바리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꿈'이다. 은밀하게 혼자서 꾸는 꿈이 아니라, 마음 놓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꿈꿀 수 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 다양한 어려움에 부딪혀 고민이 많을 때 등 어떤 이야기를 하든 다양한 사람들이 나에게 진지하게 귀 기울여주는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들 사이에 둘러 쌓여 있다 보면 '할 수 없다'는 두려움보다는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게 된다.
트레바리는 나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도와주었다. 이런저런 사람들과 쿠르베에서는 함께 음악을 듣고, 더부스에서는 매달 맥주를 마시며 나 자신과 '자기주체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지금 듣고 있는 마인드풀니스에서는 (여행 다니느라 아직 한 번밖에 못 갔지만 ㅠㅠ) 최근 관심이 생긴 명상과 마인드풀니스에 대해 더 배우고 있다. 종교적인 명상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마음 챙김’ 등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드리머스데이’라고 해서 트레바리 비용이 부담될 수 있는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한 시즌 비용을 대신 부담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현재 수입이 많지가 않아서 살짝 고민했지만,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형태의 소비 중 하나가 될 것 같아 참여하면서 매칭 된 친구가 있는데, 알고 보니 나와 여러 가지가 겹치는 공통점들이 발견되었다. 인생학교에서 최근에 일을 시작해서 겹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나처럼 음악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멋진 친구를 알게 되었다. 취향이 겹쳐서 그런지 우린 서로 모르던 사이일 때도 만난 적이 있었다. 트레바리 덕분에 신기하고 재미난 인연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감사하다.
모든 변화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자극을 주고받으며 책과 토론이라는 자양분을 토대로 스스로의 삶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찾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혼자 꾸는 꿈이 함께 꾸는 꿈이 된다면 어떤 일들이 가능해질까. 트레바리가 가진 커뮤니티의 힘이 트레바리의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포토제닉 트레바리 크루! 이미지 출처: 인스타 @soo_trevari
내가 알고 있는 트레바리의 반짝이는 면만을 얘기했지만, 옆에서 보기에 트레바리는 정말 완전 진짜 대박! 열심히 일한다. 유럽에서 몇 번 윤수영 대표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한국이 몇 시인지 확인하고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더 놀라운 건 트레바리 크루도 그 시간까지 일하고 있었다는 것. 역시 저절로 만들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런 매력적인 커뮤니티를 만들기까지 트레바리 사람들의 숨겨진 노력과 엄청난 수고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트레바리 페이스북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트레바리에는 참 좋은 분들이 많아요. 흩어져 있는 선의를 모으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네요.
'흩어져 있는 선의를 모으는 일'이란 말이 참 좋다. 이런 멋진 공동체에 멤버로서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이기를. 앞단에 언급한 비밀 소셜 클럽처럼 트레바리에서 함께 책을 읽고 쓰고 대화하고 놀면서 스스로로부터 시작되는 긍정적인 변화가 조금씩 조금씩 자연스럽게 사회로도 스며들고 퍼져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현재 트레바리 시즌 멤버를 모집 중이라고 합니다! 재밌어 보이는 클럽이 정말 많아요. 저는 이번 시즌에도 참여합니다. 혹시 트레바리 하시는 분들 아지트에서 이벤트에서 오다가다 만나요!
트레바리 참여하기: https://trevari.co.kr/apply
트레바리 페북: https://www.facebook.com/trev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