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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무비 패스 3기 작가 스타트

평론만큼 얌체 같은 짓이 또 있을까?


평론만큼 얌체 같은 짓이 또 있을까?



평소에는 돌직구 발언을 하는 독한 언니 캐릭터지만, 유독 약한 부분은 창조적 작품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하는 순간이다. 개인 취향인 만큼 그것이 좋다, 싫다의 발언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이것을 작정하고 글로 써내는 ‘평론’에는 슬그머니 마음이 약해진다. 영화 보기를 즐겨하지만 ‘그 영화 재밌었네, 재미없었네’ 등의 발언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이 보게 되는 시점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창조적 작업에 대한 노력이 얼마나 힘든 과정임을 알기에… 한때 필자도 건축 현장에서 건물을 세우고 고치고 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서 정신적 창의력과 육체적 노동력을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숭고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섣부른 평가를 하지 않는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애호가지만, 내가 느끼는 영화의 작업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여겨진다. 감독과 배우, 그 수많은 스태프가 한 영화를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관객은 편안하게 커피나 콜라,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감상한다. 평론을 함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타인의 노력을 너무나도 편하게 평가하는 것.



이미 브런치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훌륭한 작가가 많다. 그들의 글을 읽어보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고, 영화에 대해서 어쩜 이렇게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작가도 있다. 평소 브런치에서 하는 기획이나 이벤트에 관심이 있는 나였지만, 브런치북 프로젝트 수상과 위클리 매거진 작가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참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었다. 현재로써는 위클리 매거진에 발레에 관한 연재를 하는 중에 ‘브런치 무비 패스 작가 모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몰랐는데 벌써 세 번째란다. 6개월에 최소 10편의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을 수 있고, 조건은 감상 후 감상문 내지 평론을 써서 게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보고 싶은 괜찮은 영화를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볼 수 있고, 감상문을 잘 쓰면 되고, 발레 이야기 이외의 영역으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 다른 한편으로는 세 아이 돌보면서 한 달에 한번 꼴로 꽤 먼 거리의 시사회를 쫓아다니며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다. 이런 갈등 속에서 내가 써놓은 영화 평론은 고작 발레에 관한 영화 3편 뿐이다. 과연 뽑힐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도 나는 이미 무비 패스 작가에 지원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브런치와는 인연이 많은가 보다. 감사하게도 브런치 무비 패스 3기 작가에 선정이 되었다. 첫 번째 영화로 볼 영화관도 집에서 엄청나게 멀다. 그냥 저녁에 짧은 여행을 간다는 마음으로 막히는 서울시내 운전보다는 지하철을 선택하고 읽고 싶은 소설을 가방에 넣었다. 6개월 동안 이렇게 설레는 초대장은 나에게 계속 올 예정이다.




서두에 이야기했던 평론에 관한 이야기…

솔직한 평가와 평론이 있어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다. 칭찬도 있지만, 때론 쓴소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쓰는 평론은 영화라는 결과물이 나온 이상 그들의 노력에 먼저 기본점을 듬뿍 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형편없는 영화이거나 정말 내 취향이 아니라면 노코멘트하고 싶지만, 여기 작가로 선정된 이상 나는 글을 써야 하므로 살짝궁 아쉬운 마음만 드러내려 한다. 다시 말하면 영화 애호가로서 내가 보고 느낀 점만 아주 “비전문적인 관점”으로 쓸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영화 볼 때 직업적 영화평론가가 아닌 이상 즐기려고 보는 거 아닌가? 필자는 치열한 삶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마음으로 평소처럼 맛있는 커피 한잔을 들고 두 시간 여정을 즐길 것이다. 힘 빼고 감상한 영화의 감상문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지극히 편안한 여정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글 : 취미발레 윤여사







취미발레 윤여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oonballet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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