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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데부, 그 찬란한 시작…"

김지현+김소현 Piano Pas de Deux 음반 내 수록 에세이



“랑데부, 그 찬란한 시작…”


공항은 참으로 매력적인 장소다. 

여행을 떠나는 설렘도 있고, 만남의 기쁨, 헤어짐의 아쉬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우리는 그렇게 여행의 시작이자 마침을 공항에서 풀어낸다. 

또한 같은 장소이자 다른 장소인 활주로에서는 수천 대의 비행기가 각자의 항로를 준비하고 정비하며 다음 여정을 기다린다. 

영원의 시간은 아니어도 그렇게 함께 하는 얼마간의 시간에만 펼쳐내는 드라마는 예측할 수 없는 긴장과 감동을 한꺼번에 선사한다.

전막 발레에서 Pas de Deux(파드두)는 주인공들의 하이라이트 향연에 해당한다.

두 무용수가 전체 극 중 중요한 주제를 춤으로 보여주는 미장센이다. 

고난도 테크닉을 실수 없이 수행하려면 평소의 혹독한 훈련과 연습은 기본이고, 동시에 감정 표현도 완벽해야 그 감동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파드두는 단순한 기술을 선보이는 시간이 아니기에 두 무용수의 배려와 호흡으로 각자의 역할이 빛나도록 치밀하게 준비한다. 

그래서일까? 발레 공연에서 그랑 파드두가 시작되면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받는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무대 대신 88개의 피아노 건반 위로 고스란히 감동을 옮겨 왔다. 

국내 발레 피아노 분야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하는 두 피아니스트를 소개하고 싶다.

현재 국립발레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발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김지현과 

경희대 무용과 발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2020년 캐나다로 이주한 김소현이다. 

평소 두 사람의 연주 스타일은 다르지만, 건반 위에서 피아노 파드두는 놀라운 조화를 보여준다. 

무용실에서 무용수들을 배려할 줄 아는 매너가 몸에 밴 프로 연주자 두 사람의 하모닉스는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두 사람의 포핸즈(four hands)는 마치 현악기의 하모닉스(harmonics)처럼 피아노 건반 위에서 놀라운 배음(倍音)을 창출해낸다. 그 가운데 다채로운 발레 이야기 전달은 덤으로 감상할 수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유명한 클래식 발레의 파드두 오케스트라 원곡을 포핸즈 피아노 편곡 버전의 풍성한 사운드로 만날 수 있다.


두 연주자의 지나온 행보가 마치 설렘 가득한 공항에서의 한 장면 같았다. 

이번 앨범 이후 둘은 또 각자의 연주를 하며 멋진 여정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을 핑계 삼은 치밀한 랑데부를 다시 한번 꿈꿀 것이다. 한국에서 첫 발레 피아노 파드두 앨범이 나오게 돼서 기쁘다. 

발레 음악의 의미 있는 변화이자 다음 단계의 진화가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여행 가방을 꾸리면서 벌써 다음 여행을 기다리는 것은 두 사람의 팬으로서 너무 과한 욕심일까? 


글 : 윤지영 작가



* 위의 글은 플로어웍스에서 기획한 발레 피아노 음반 [Piano Pas de Deux_Rendez-vous 01]에 수록된 에세이입니다.


[Piano Pas de Deux_Rendez-vous 01] 앨범 정보

기획 / 플로어웍스 아트컴퍼니

편곡 및 연주 / 김지현 김소현

녹음 스튜디오 / 네오무지카

믹싱 마스터링 / 권순훤

표지 사진  / Yoon6Photo

표지 모델 / Paul Irmatov, Sarah Irmatova


김지현 + 김소현, 두 발레 피아니스트의 메이킹 필름 영상



*피아노 파드두 랑데부 1집은 2월 17일부터 이발레샵, 사운드오브발레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합니다. 다른 마켓도 열리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지해드리겠습니다.

https://www.eballetshop.com

http://soundofball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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