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상을 성실하게 대하며 진짜 성숙한 발레리나로 향해 가는 그녀
작은 일상을 성실하게 대하며 진짜 성숙한 발레리나로 향해 가는 그녀
작은 일상을 성실하게 대하며 진짜 성숙한 발레리나로 향해 가는 그녀
작은 일상을 성실하게 대하며 진짜 성숙한 발레리나로 향해 가
는 그녀
사람 사이의 진심은 어떤 언어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워싱턴 발레단에서 하나씩 알아가는 따뜻한 진심.
윤여사(이하 윤) : 워싱턴 발레단을 경험하기에는 좀 짧은 기간일 수 있지만, 워싱턴 발레단만의 특징을 알 수 있을까요?
이은원(이하 이) : 음… 굉장히 가족 같고 따뜻한 분위기예요. 작품에 있어서는 前 단장에서 이제 막 줄리 켄트(Julie Kent) 예술감독이 부임했기 때문에 작품 성향도 다르고, 모든 것을 경험하지는 못해서 그쪽을 정의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단원들의 분위기를 보면 가족 같아요.
윤 : 줄리 켄트 예술감독이 언제 부임하셨죠?
이 : 저랑 같이 시작했어요. 워싱턴 발레단에 부임하면서 저도 같은 시기에 이적을 한 거고요.
윤 : 저도 짧은 소견에 오지랖일 수 있지만 제가 줄리 켄트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거든요. 이 분은 ‘엄마’ 같은 마음으로 발레단을 이끌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 네… 진짜 그래요. 실제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해요.
윤 : 그렇더라고요. 뭐랄까 짧은 글이지만 약간 엄마 같은 마인드로 단원들을 대하는 것 같았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이 : 제가 처음 왔을 때 단원들을 다 모아놓고, ‘단원 개개인의 발전을 위한 발레단을 만들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한 번에 저 높은 목표까지 가지 말고, 그러면 쉽게 지치고, 쉽게 나가떨어질 수 있으니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이루어내자고 했어요. 언제든지 단원으로서 무용수로서 고민이 있으면 자기가 조언을 해줄 수 있으니까 물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아..이 사람은 발레단을 가족처럼 끌어안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또, 이번 40주년 갈라 공연에서는 단원과 스탭 모두에서 선물과 편지를 준비해서 직접 줬어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사람의 진심은 통하잖아요? 이 분도 한 때는 정말 훌륭한 무용수였지만, 지금은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단원들을 위해서 정말 노력하고 있구나… 란 것을 알고 단원들도 참 좋아했어요.
윤 : 은원씨 얘기한 것처럼 언어를 넘어서 사람이 만났을 때 그 진심은 통하는 것 같아요.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서서 상대를 위해주고 생각해주는 그런 배려심은 서로 간에 알아차릴 수 있죠.
이 :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한 것인지 직시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공연을 마치고 의례히 있는 기념 파티를 준비하는 비용보다 그런 것은 무대 뒤에서 샴페인 한잔씩 돌리는 것으로 마치고, 그 절감된 비용으로 좋은 공연에 투자하자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MR보다 오케스트라의 퀄리티를 높인다는 식이죠. 사실 그분도 지금 처음으로 단장을 하는 상황이잖아요. 저도 운 좋게 처음 단장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함께 볼 수 있게 되었고요. 행정적으로나 수행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된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
윤 : 아직 은원씨가 젊고 무용수로 해외 이적 첫 발을 내딛고, 줄리 켄트는 단장으로서 첫 발을 딛고 있는 건데요. 사람이기에 어느 정도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지만 발레단의 변화 발전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건… 은원씨 자신에게도 상당히 좋은 경험이자 행운인 것 같아요.
이 : 네, 저도 이것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해요.
윤 : 어쩌면 은원씨가 국립발레단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었던 상황… 아… 물론 무용수로서는 힘들고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무용수로서 이루어놓은 최고의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해외로 나가는 도전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저는 마음속으로 기립박수를 쳤어요. 팬 입장에서는 당장 국내 무대에서 은원씨를 못 본다는 것이 아쉽고 속상했지만, 한 개인이 내린 그 결단이 정말 현명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응원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마 약 3년에서 5년 정도가 지났을 때 지금의 결정을 내린 것에 본인이 잘했다고 생각할 거예요. 제가 이 부분은 백 퍼센트 확신합니다.
이 : 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발레리나 이은원이 경험하는 워싱턴 발레단의 색깔은 ‘따뜻함’ 그 자체였다.
윤 : 저는 글에서 이미지나 색채로 나타내길 좋아해요. 그 따뜻한 가족 같은 발레단의 색깔을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이 : 음… 표현한다면 따뜻한 불빛? 백열전구 불빛 색깔 같은 거 있잖아요.
윤 : 우와! 저도 지금 딱 그 색깔 떠올리고 있었어요.
이/윤 : (동시에) 벽난로에서 나오는 불 색깔!!
이 : 하하하, 맞아요. 제가 놀랐던 것이 단원들이 전부 공연을 하는데 지도위원 선생님들이 단원들에게 예를 들어 작은 매니큐어, 마스크팩, 손으로 쓴 카드 같은 것 있잖아요. 가격은 얼마 안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는 작은 선물 같은 것을 다 챙겨줘요. 또한 단원들끼리도 제가 아직 차가 없으니까 저 태우러 와주고 집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요. 서로서로 그렇게 다 해주고 챙겨주고 그런 분위기예요.
윤 : 그곳이 낯선 은원씨한테는 너무 잘된 일이네요.
이 : 저도 어릴 때부터 발레를 해서 내가 하는 것에만 오롯이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은 별로 신경 안 쓰고요. 그런데 이곳은 그냥 타인을 배려해주는 문화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요. 발레 예술 같이 특화된 분야에서도 그런 배려심이 가능하다는 것이 처음엔 좀 새롭고 낯선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윤 : 저도 아까 은원씨 얼굴이 화면에 딱 나왔을 때 첫 느낌이 ‘아… 이 친구 잘 있구나!’란 거였어요. 물론 혼자 외국에 나가면 좀 외롭고 고독하고 그럴 수 있지만, 은원씨 국내에서 발레단 연습동 근처에서 보던 모습과는 달리 좀 편안하고 안정돼 보이는 인상이랄까? 그런 것이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안심했어요.
이 : 언어도 다르고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어도 이곳은 잘하면 정말 잘한다고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 같아요.
윤 : 어떤 면에서는 쿨하게 서로 인정하는 게 더 편하기도 하거든요. 또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나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그릇의 크기가 커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워낙 다양한 민족과 사람이 함께 있으니 그런 문화가 가능한 것 같아요.
이 : 그 말씀 맞는 것 같아요. 어떤 부분에서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야무지지만 은근 순진한, 아니 너무 순진한 면이 부각되는
귀여운(?) 구석까지 발견되었다.
이 : (정말 진지한 말투로) 아… 그런 일도 있었어요. 제가 처음에 와서 인터넷이 설치가 안돼서요. 발레단 출퇴근 시간과 겹치니 신청할 틈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주인집 아들분이 제가 출근해 있을 때 대신 신청해서 설치해주시고, 심지어는 요금도 집주인 분 통장에서 나가게 해주셨어요.
윤 : (장난기 발동한 윤여사) 은원씨…… 그거 왜 그런 줄 아세요? 그거 은원씨 예뻐서 그런 거예요… 하하하 발레단에서도 예쁘고 어린데 실력도 확실한 무용수가 오니 다들 좋아서 더 친절한 거고요. 하하하
이 : (화들짝 당황해하며 손사래를 치며) 아니아니!! 아니에요. 여기 정말 예쁜 무용수가 너무 많아요. 진짜 저보다 훨씬 다 예뻐요. 하하하 처음에 발레단이건 동네 주민인 건 이런 호의를 보이면 저도 모르게 이 사람… 나한테 바라는 게 있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 얘기할 때 정말 귀여웠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윤 : 색안경 스윽 끼고 주변을 바라봤군요?
이 : 맞아요. 처음엔 속으로 ‘어머??? 이 사람 왜 이래???’라고 생각했는데 생활하다 보니 몸에 밴 호의, 매너 그런 것이더라고요. 제가 때가 많이 탔나 봐요. 후후후… 그런 점에서 더 많이 배웠어요. 그러면서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더 베풀고 살아야겠다 그런 마음이 많이 들어요.
-이미 무대에서 많은 역할을 해 본 그녀도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지 궁금했다.
윤 : 은원씨가 발레 하면서 정말 많은 역할을 해봤겠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해봤던 역할 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역할 있나요?
이 : 좋아하는 역할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할이고요. 여기 와서 기대가 되는 작품은 프레드릭 애쉬튼(Frederick Ashton)의 The dream이에요. 이게 신기한 게 좀 저와 개인적인 연관성이 있어요. 제가 친구랑 3년 전에 뉴욕에 여행을 가서 ABT(American Ballet Theatre)의 공연을 봤어요. 그때 작품이 The Dream이었고 타티아나 역할이 줄리 켄트였어요. 그때 보면서 ‘우와!! 진짜 요정이다!!’ 그랬는데 현재 그 사람에게 직접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고요. 또 하나는 코펠리아 작품을 봤는데 그때 시오마라 레이예스라는 ABT 프린시펄이었는데 지금은 은퇴해서 워싱턴 발레단 발레학교 교장으로 왔어요. 참 신기하더라고요. 그때의 인연이었던 그 사람 둘이 지금 매일 보고 배우고 하는 것이 보통 인연은 아닌 것 같아요.
윤 : 정말 그렇네요. 그럼 The Dream의 타티아나 역은 연습하고 있나요?
이 : 네 지금 순서 배우고 있어요.
윤 : 음… 은원씨는 어떤 역할을 해도 참 잘 어울려요. 그런데 그건 춤을 잘 춰서 그런 것 아닐까요?
이 : 그냥 저는 그 역할에 잘 빠져들고 잘 스며드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주변 사람을 잘 타요. 어떤 사람과 같이 있으면 그 사람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해야 하나…
윤 : 아… 그렇군요.
이 :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제가 좀 그런 면이 있어요. 그래서 이게 상당히 위험할 수 있어요. (이거 말할 때도 상당히 사랑스러웠다)
윤 : 하하하 음… 그런 경우 나쁜 남자한테만 빠지지 않으면 돼요.
이 : 하하하 네… 맞아요…
윤 : 어쩌면 그런 스펀지 같은 면이 있기 때문에 배우고 습득하는데 적응 속도가 빠를 수 있겠는데요.
이 : 저는 제가 그런 면이 있다는 게 느껴져요. 주변에 영향을 받는 게…
윤 : 그게 은원씨 매력이자 커다란 장점이죠. ㅎㅎ
현재도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그녀.
언젠가 나이 들어가면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불현듯 필자의 머릿속에는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줄리 켄트의 모습이
훗날 이은원과 오버랩되어 보였다.
윤 : 은원씨 나이가 무용수로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을 할 시기인데요. 언젠가는 시간이 흐를 테고, 지금의 통과지점을 거쳐서 조금 지난 훗날 인생에 있어서 어떤 예술가가 되고 싶은지 궁금해요.
이 : 음… 여기 와서 들었던 생각인데요. 여기까지 오게 된 게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성격이 좀 “너 안돼!” 그러면 “아! 그러면 나 안 해!!” 이렇거든요. ㅎㅎ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아니야 은원아… 너 이거 해야 돼… 해보자~”라고 하면서 발레로 힘들어하고 고민하고 좌절할 때마다… 한줄기 빛처럼 힘들 때 희망처럼 저를 잡아주고 도움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요. 선생님들이나 가족이나 친구들 모두요. 그렇게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받은 만큼 남에게 그것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윤 : 그게 어떤 예술가의 모습으로써…?
이 : 그렇죠. 예술가의 모습으로 제가 한 경험들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싶어요.
윤 : 아… 멋지다. 이게 정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참 좋은 대답인 것 같아요.
해외 무대의 도전보다 더 실감 나는 도전이 일상 곳곳에 펼쳐져 있다.
그녀의 새로운 도전에 응원으로 보내주자. :)
윤 : 해외 공연이나 단기간 여행이 아닌 혼자 지내보는 진짜 생활 처음이죠? 어때요?
이 : 네… 맞아요. 혼자라서 자유롭고 편한 것이 있는 반면, 혼자라서 외롭고 쓸쓸함이 동시에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런 게 다 커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윤 : 맞아요. 그리고 이런 점도 있지 않아요? 평소에 신경 안 쓰던 소소한 것들 모든 게 전부 도전이잖아요. 아까 인터넷 설치부터 그랬겠네요.
이 : 네… 진짜 하나하나 무슨 도전 같아요. 한 번도 안 해 본 모든 일 다 해보는 것 같아요.
윤 : 그렇죠. 말 그대로 자취 생활인데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의 첫 독립이고요. 외국에서의 자취는 모든 것 단계가 미션 클리어 수준이죠. 먹고 싶은 음식 하나 하려면 한인마트 가서 장보고, 집에 와서 해 먹고… 거기서 끝이 아니죠. 치우는 것 까지 본인 몫이잖아요. 생활을 해 나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이 : 옛날에는 발레만 끝나면 집에 와서 쉬고… 그저 발레만 신경 쓰고 살았다면, 여기서는 집에 들어오면 청소도 해야 하고, 무엇을 챙겨 먹어야 하고… 요즘 또 드는 생각이 집이 깨끗하고 내가 있는 공간이 좀 사람 사는 곳처럼 잘 정돈되어 있고… 이런 생활의 요소들도 무대 위에서의 제 춤의 일부더라고요. 그래서 그 생각이 든 이후로는 가끔은 힘들어서 하기 싫은데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돼요. 맨날 치우고, 정리하고… 후후후
윤 : 아… 그런데 이런 거 별거 아닌 듯해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일상, 생활은 자신의 정신세계와도 어느 정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하나만 당부한다면 손 관리는 잘 하세요. 보습제 열심히 바르고… 일 안 하다가 물이 많이 닿으면 주부습진 생겨요. ㅎㅎㅎ 생활인 이은원도 좋지만 무대에서 예쁜 손도 보여야 하니까요.
이 : 아.. 네 손 관리는 그렇게 할게요. 아무튼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꼈던 소소한 것들이 내 생활이었고, 그것이 내 생각과 내 춤의 정신도 좌우할 수 있다는 게 좀 놀랍기도 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작은 일상 반복되는 일에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윤 : 열심히 하는 그 생활 속에서 느끼는 예술성이 은원씨를 더욱 발전시킬 거예요. 일상의 소소한 미션 완수에 더욱 용기를 갖기 바래요.
무용수로서 예술인으로서 많은 것을 갖춘 그녀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누구일지 궁금했다.
윤 : 좋아하거나 롤모델로 삼는 무용수는 누구인가요?
이 : 단순히 좋아한다는 표현보다는 제가 요즘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무용수가 줄리 켄트인 것 같아요.
윤 : 제가 본 느낌은 줄리 켄트가 현재 은원씨 곁에서 무용수로서의 마음의 엄마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하긴 줄리 켄트가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서 그런 느낌이 강할 수도 있고요.
이 : 아!! 저 이곳에 와서 또 놀랐던 것이 생각보다 엄마 무용수가 정말 많아요. 우리나라도 예전보다는 엄마 무용수의 복귀가 자연스러워졌지만 아직까지 발레와 가정의 동시에 병행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발레만 하든가 아님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복귀보다는 은퇴 쪽이 많은 것이 현실이고요. 그런데 이곳은 발레가 하나의 일로써 보는 시각이 달라요. 일로써의 발레와 가정의 균형된 삶… 이게 신기했어요.
윤 : 그것이 예술 분야의 선진국의 가치관이겠죠. 발레가 예술의 한 분야지만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일이기도 하고요. 여성의 일이나 경력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의 기점은 육아가 아닐까 싶어요. 국가나 사회의 시스템이 그것을 뒷받침해줘야 하고 그래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경단녀(경력단절녀)의 가장 대표적으로 힘든 분야가 예술분야, 그중에 춤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부분은 발레 팬으로서 참 아쉽기도 하고요. 오히려 엄마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되었다고 예술적 감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제가 본 줄리 켄트는 지극히 표면적인 모습이지만 물리적으로 실질적으로 엄마의 생활을 해 나가기 때문에 그런 엄마의 마인드로 발레단이나 단원들에게 영감을 줄 거예요.
이 : 네… 이곳에 와서 줄리 켄트를 보면서 무용수로서의 모습도 닮고 싶지만, 삶에 있어서 나도 저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다양한 삶을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윤 : 듣는 제 마음이 더욱 훈훈해지네요.
前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이자 워싱턴 발레단의 주역으로 간
이은원에게 배워보는 특급 레슨 시간!!!
윤 : 저도 대한민국에서 열혈 취미발레인 중 한 사람입니다. 은원씨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열심히 땀 흘리며 발레 열정을 불태우는 고국의 취미발레인을 위한 원포인트 클래스 레슨 해줄 수 있을까요?
이 : 제가 생각했을 때 모든 춤은 음악과 함께 빠져서 즐겁게 열정 있게 추는 게 전부인 것 같아요.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이 없이도 춤을 출 수 있다고는 해도… 아… 취미발레 클래스에도 음악이 있죠?
윤 : 아! 그럼요. 있죠. 보통 사설 학원에서는 피아노 반주는 힘들어도 CD를 들으면 클래스를 진행해요.
이 : 워싱턴 발레단에도 주말마다 취미발레 클래스가 열려요. 정말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정말 열정도 대단하고요. 처음에 와서 보고는 그 규모나 분위기에 좀 놀랐었어요. 그런데 굉장히 보기 좋아요.
윤 : 외국의 그렇게 대중화되어 있는 문화 참 부러워요. 그래도 한국도 취미발레 클래스 들어가면 열정만큼은 모두 프린시펄이에요. 몸이 안 따라서 문제지. 하하하
윤 : 오늘 긴 시간 은원씨 근황, 생활, 생각을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아마 은원씨 좋아하는 팬들이 이 인터뷰 보면서 많이 그리워하고 기뻐할 것 같네요.
이 : 저도 덕분에 오늘 하루 정말 기쁘게 마무리할 것 같아요. 절 생각해주시는 팬들께도 안부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여기서도 열심히 멋진 모습으로 활동할게요.
"time & motion"
Dancer- Eun Won Lee
dress - Clelia Younmin Chung
makeup & hair - Ines
photographer - BAKi (박귀섭)
그녀의 인터뷰를 게재하기 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동료로서 보는 이은원의 모습은 어떤가요?"
같이 무대에 올랐던 동료이자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역이든 소화할 수 있는 발레리나입니다. 클래스에서도 100% 다 보여주는 에너지 넘치는 발레리나. 얼굴만큼이나 실력도 최고!!"
이 한 문장에서 그녀가 고국에서 팬들과 동료들에게 남겨진 이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예쁘고 실력 있는 발레리나가 세상을 향한 커튼을 젖히고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지금 상황을 굳이 표현한다면 사랑에 빠진 줄리엣이 발코니에서 로미오를 생각하는 소녀다운 러블리한 미소보다는, 호두왕자를 만나고 좀 더 호기심 있고 용기를 내서 쥐 대왕을 물리치고 꿈과 환상의 나라에 한 발을 내딛는 클라라의 모습이 어울릴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그녀에게는 무대 위의 사탕 나라, 요정나라가 그녀 일상의 당연한 현실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세상을 향해 하나하나씩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그녀는, 리얼 월드인 이 세상이 약간의 꿈동산 같이 느껴지지 않을까는 추측을 해보기도 한다. 일상에서 작은 일 하나에도 충실하게 자기 몫을 하고 있는 진짜 발레리나 이은원의 성숙함이 무대 위에서 더욱 빛을 내길 응원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 몫을 아주 잘 해낼 것이다.
취미발레 윤여사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yoonballet_writer
발레리나 이은원 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eungirl91
*글 : 취미발레 윤여사*
*사진 및 영상 : 형제발레리노 (김경식/사진,영상, 김윤식/사진), BAKI(박귀섭/사진)
*첨부된 사진 및 영상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형제발레리노에게 있으므로 무단복제나 사용을 금지합니다
*브런치 구독 및 댓글로 많은 독자와 발레에 관한 즐거운 소통의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