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사랑하는 법

by 윤이

공부를 하다가, 일을 하다가 한계에 종종 부딪친다.

노래를 하다가도 도저히 올라가지 않는 목소리에 내 한계점을 느낀다.

나는 여기까지구나, 여기 이상이 아닌 그 이하에서 내 최적을 찾아야 하는구나.


어느 TV광고나 자기계발서를 보면,

Beyond the limit! 한계를 넘어서라! 나를 넘어서라! 라는 말을 너무나 쉽게 하지만,

상식적으로 한계를 넘는다는 건 나를 송두리째 바꿔야 가능한 일이므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한계지점에서 포기해야 하나?

그러기에는 우리가 지금껏 가지고 온, 손에 쥐고 있는 노력이 너무나 아깝다.


한계가 없는 사람은 없다.

지구의 역사를 통틀어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사람이라도 고작 인간이다.

그런데 얼핏 보기에 그 위대한 사람들은 꼭 자신의 한계를 돌파한 것만 같다.


그러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조금 알게 된, 그 한계 돌파 장면들의 본질에는,

정면돌파라는 건 세상에 없다는 것.


한계가 있다는 건 어쩌면 멋진 일이다.

내가 갖고 있는 목표와 기준이, 결국 남이 갖고 있는 목표와 기준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엄청나게 높은 고음을 소화하는 김연우나 하현우처럼 불러야 노래를 잘 부르는 걸까? 저음의 노래들은? 아니면 송가인이나 임영웅처럼 구성지게 불러야 하나? 음정과 박자를 딱딱 맞춰야 하나? 노래는 사람의 목소리로만 완성되는 건가? 목소리를 컴퓨터로 보정하거나 만들어내면?


우리의 한계 돌파는, 자기 합리화가 아닌 한계를 설정하는 위치에 달렸다.

하현우처럼 노래를 불러보고, 잘 안 되네?

그러면 멋쩍게 한번 웃고 나서 임영웅처럼 불러보면 된다.

그러다 내게 어울리는 길로 나아가면 된다.


자신의 한계를 자신이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굳이 다른 이들의 잣대와 그들이 걸어온 길에 얽매일 필요도 없게 된다.

결국 중요한 건, 한계에 다다를 때 그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


잘 안 되네?

윤아, 그럼 이렇게 다시 해보자.

지금.

놀지 말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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