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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Aug 04. 2020

분노는 나쁜 게 아니다. 고유정 성격 에니어그램

에니어그램 1번 유형의 빛과 그림자

* 이 글은 알려진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판단한 것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실제 현실의 모습은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겪어봐야 한다.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도 각기 다름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남편 살해사건 고유정(36)의 성격은 에니어그램 1번 유형이다. 3번 유형이라고 추측한 전문가도 있는데, 3번으로 보기에는 근본적 폭력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3번은 가슴형이고, 1번은 장형이기 때문이다. 장형은 특히 분노에 민감하다. 분노는 현실에 생긴 일에 저항하는 힘이다. 세밀하고 잔잔한 분노를 가지고 있다. 몇 번 참다 힘들면 잔소리를 하는데 세밀하게 결함을 발견해낸다. 분노를 꼼꼼하게 터뜨린다.


왜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무참히 훼손한 뒤 유기했을까?

고유정은 남을 비난하고 징계해야 분이 풀리는 수준까지 내려가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서 견딜 수 없는 분노의 행동을 표출한다.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환경 안에서 자신의 강박 관념의 원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살인이나 자살로 연결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고유정 경계선 성격장애, 누운 상태로 시신 훼손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 원한 등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보기에는 살해 과정, 범행 후 시신 훼손, 유기 과정 등이 잔혹하기 때문이다. "여자 살인범들 중에는 배우자를 살해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굉장히 잔혹하게. 그런 경우에 외국에서 연구를 하면 그들의 성격적인 특징이 경계성 성격 장애다, 이렇게 나오는 그런 연구물들이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의 사전 범행 준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범행 전, 마트에서 흉기와 표백제, 고무장갑 등을 샀고, 심지어 사용하지 않은 물품은 환불까지 한 정황도 확인됐다. 전 남편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은 인천의 한 재활용품 업체에서 발견됐는데, 고유정은 여전히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치밀한 계획 하에 범행이 이뤄진 것 아닌가, 추정할 만한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고유정과 전남편 강 씨는 지난 2006년 대학교 봉사 단체에서 활동하며 처음 만났다.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주변의 부러움을 받는 커플이었다. 프랑스에서 이집트까지 한 달 동안 함께 여행하는 등 사이가 좋았고 5년여 연애 후 결혼했다. 강 씨 몸에 흉터가 아주 많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고유정이 화나면 폭력적으로 변했다. 물건을 던지고 할퀴고 때리고. 강 씨는 그냥 맞아줬다. 고유정이 강 씨와 신혼여행 후 귀국하는 날 이상 행동을 보였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가오는데 고유정이 면세점에 들렀다. 빨리 타라는 안내 방송이 나와서 '가야 한다'라고 말했는데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고유정이 짐을 던지고 욕설을 하며 '너 혼자 가라'라고 해 비행기를 못 탔다.

고유정은 결혼 생활 중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고유정은 강 씨가 '아이를 잘 재우지 못한다' 등 이유로 강 씨를 때리고 욕하는 등 분노조절장애 의심 증세를 보였다. 남편의 키가 180cm, 몸무게가 80kg. 고유정은 160cm에 50kg이다. 고유정은 또 자해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12월께 '아이가 엄마를 찾아 보챈다'며 강 씨가 고유정에게 전화로 일찍 귀가할 것을 말하자, 밤 12시가 넘어서야 돌아온 고유정은 갑자기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스스로 머리를 벽에 박았다. 고유정은 이어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와 목에 대며 '죽어 버리겠다'라고 위협했고, 흉기를 내밀며 자신을 '죽여 달라'라고 난동을 부렸다. 이런 폭력적인 모습은 범행 과정에서도 그대로 노출됐다. 전문가는 경계선 성격장애가 의심된다고 분석했다. 정신의학계에서 분석한 경계성 인격장애는 정서·행동·대인관계가 매우 불안정하고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한 것이 특징이다. 이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자제력이 부족하고 불안정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매우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감정이 정상에서부터 우울, 분노를 오가며 매우 기복이 심하고 행동은 폭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다. 낭비, 도벽, 도박, 자해, 자살 시도, 약물 남용 등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발병 빈도가 높고 여러 가지 인격장애 중에서도 빈도가 가장 높은 인격장애다.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아동기에 학대받은 경험을 갖고 있어 아동기에 학대나 방임이 경계성 인격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양가감정이 자녀의 가치관에 혼란을 주어 주체성이 모호해지고 왜곡된 인간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가감정이란 어떤 대상에게 서로 대립되는 두 감정이 동시에 혼재하는 정신 상태로, 예컨대 어느 사람에게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느끼는 것을 말한다.

고유정은 양면성의 얼굴을 갖고 있다. 먼 사람들에게는 "착하고 관대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사소한 오류도 용납하지 못하는 내적 갈등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내적 갈등은 결국 분노를 부른다. 자기비판적인 내향성이 절망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억압된 감정이 폭발할 때 급격하지만 아주 짧고 비판적인 분노가 드러나고 공연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폭력은 자기 판단의 소용돌이의 먹잇감이 되고 죄책감과 슬픔에 빠진다. 최악의 상태에서는 억압된 분노와 공격적인 자부심이 혼합되고, 극심하게 고통스러운 시간과 떨리는 절망을 만든다. 내 분노가 남을 향하지 않는다면 그 분노는 나를 향한다. 행복한 혼인 관계를 꿈꾸지만 욕망이 충족 안 되면 계속 불화를 만들고 폭력까지 행사한다. 피해자를 굉장히 미워했을 가능성이 있다. 제주에 살고 있던 고유정의 의붓아들은 청주로 온 지 이틀 만에 사망했다. 당시 국과수는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라는 부검 결과를 내놓았다. 전 남편 수사 때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던 고유정은 의붓아들 사망에는 3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를 아주 성실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에서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났을 때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이다. 분노는 파도처럼 한순간에 우리를 거쳐서 사라져 버린다. 분노에 저항하고 매달릴 때 분노는 강박적인 생각, 감정적인 구속, 신체적인 긴장을 증가시킨다. 손톱을 물어뜯는다든지, 이빨을 가는 것과 같은 습관을 갖게 된다. 고유정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수용이다. 수용은 내부와 외부 양쪽의 문을 모두 열어준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그림자를 받아들인다.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받아들일 때 자신의 분노에서 벗어나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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