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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Aug 07. 2020

에세이 잘 쓰는 법 10가지(윤영돈 박사)

글쓰기 신공

당신은 어떤 에세이를 준비 중인가?


나는 내년에 에세이 한편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잡지와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을 모으니 책 한 권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다른 책과 다르게  에세이가 좋을 것 같다. 제목은 비밀이다.  에세이는 제목 자체가 메시지이다. 내가 퇴사 후 어떻게 독립해서 15년 이상 살아남았는지 소회를 밝히는 것이다. 이번 에세이는 가족과 멘토, 위기와 극복, 희로애락이 담길 것이다. 대략 예시하면 이렇다.


[예시] 부끄럽게 느꼈던 아버지의 직업 

아버지의 직업은 운전사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직업란에 뭐라고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국엔 ‘운전사’보다 ‘회사원’이라고 쓰곤 했는데 어린 마음에 아버지의 직업을 부끄럽게 느꼈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왜 운전사가 되셨느냐?’고 대뜸 물어보았다. 아버지는 원래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고 싶었으나 집안 사정상 갈 수 없어 공군에 지원했고 그때 헌병대에 근무했다고 하셨다. 그때 보여준 공군 헌병대의 사진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빛바랜 베레모 속의 아버지는 옛날 영화에 나오는 장교 같았다. 아버지는 제대 후 결혼했고 농사를 지었는데, 그것이 싫어서 서울로 오면서 운전대를 잡으셨다고 한다. 우리네 보통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직업의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 윤영돈


1. 에세이는 첫 문장에서 승부가 난다.

에세이는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는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다.

일단 에세이를 쉽게 생각해서 막상 써보면 생각보다 잘 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첫 문장부터 막막하다.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정하는 순간 승부가 난다.  

예) 주위를 보면 너나없이 아프다. 마음이 아픈 사람 천지다. 근래에 조용하고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 중 하나가 공황장애, 공황발작이다. - 정혜신

예)사쿠라 꽃이 피면 여자 생각이 난다. 이것은 불가피하다. 사쿠라 꽃이 피면 여자 생각에 쩔쩔맨다. - 김훈


2. 주제를 명확하게 정하고 쓰는 것이 좋다.

주제가 이미 정해진 경우라면 에세이 형태를 초점을 맞추고 시작하자. 주제를 정하면서 어떻게 쓸 것인지 대략적인 아웃트라인을 그린다. 우선 생각나는 대로 일단 써보는 것이다. 키워드(Key Word)는 초반에 독자에게 확 꽂히는 핵심이 되는 단어를 의미한다. 처음부터 키워드를 찾기 어렵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고 어차피 다시 편집이 필요할 테니 그냥 시작해자. 초고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하며 생각나는 단어와 문장만 일단 써 보는 것으로 시작하고 퇴고는 문단을 완성해 나가면 좋다.


3. 브레인스토밍을 끝나면 메시지를 분명하게 정하고 쓰자.

어떤 그림을 그리더라도 스케치를 잘해야 색을 잘 칠할 수 있다.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가? 설득하고 싶은가?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럴 때  키메시지(key Message)를 정하고 나머지를 버릴 때 문장이 간결해진다. 키메세지는 키워드와 조금 다르다. 키메세지는 독자가 전달받고 마음에 남기는 메시지이다. 글은 결국 읽었을 때 남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심상(心象)이다. 이렇게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관련 자료를 검색해봐도 늦지 않는다.


4. 실제 이야기하는 직접 화법이 섞여야 글이 맛있다. 

에세이가 혼자 말을 하기가 아니다. 직접 화법으로 쓸 때 에세이의 살아있는 맛이 난다.  

예시)"거리에서 웬 청승이냐. 집에 들어가, 븅신아~"

맑은 공기가 절실한 순간에 매연으로 꽉 찬 지하주차장에 갇히는 느낌일 것이다. - [당신은 옳다] 정혜신


5. 수사보다 에피소드가 에세이에서는 더욱더 중요하다. 

에세이의 힘은 에피소드에서 나온다. 실제 경험이 없으면 쓸 에피소드가 없다. 대학교 에세이를 쓸 때도 동아리나 봉사활동 같은 과외활동을 열심히 해 놓지 않으면 정작 에세이 쓸 거리가 없다. 우선 종이를 꺼내어 당신의 에피소드를 적어보자. 이 에피소드의 상황에서 나오는 3~5줄 정도 쓰고, 그다음에  당신의 하고 싶은 말을 적는다. 에피소드와 관련된 어떠한 생각이든 쭉 정리해본다.  


6. 에세이는 신변잡기 수다가 아니다.

에세이는 결코 펜이 가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니다. 에세이에도  딱딱한 것이 있고, 말랑말랑한 것이다. 당신이 쓰려는 에세이는 어떤 모양의 에세이인가? 가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글 중에서는 어디서 봤던 글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조금 서툴더라도 좋다. 자신만의 참신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자.


7. 에세이는 주제보다 소재가 더 중요하다.

작고 평범한 일상이 수필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소재이다. 소재에 의미를 부여해야 읽는 사람에게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8. 일상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에세이다.

전체 밑그림이 그려진 느낌이다. 이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서 어떻게 사느냐 일상의 기록이 수필이 될 수 없다. 누구를 만남으로써 이전과 변화게 된 생각, 만남의 의미화를 거쳐야 평범한 일상이 에세이로 승화된다.


9. 형용사와 부사를 최대한 절제해야 에세이의 맛이 난다.

에세이의 장점은 감정을 여과시켜서 품격을 지니는 문학이다. 플로베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작가는 인생의 테투리 밖에서 손톱을 깎으며 바라보면 된다." 소설은 결코 작가의 철학을 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에세이는 1인칭 주관적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이든 작가의 철학으로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에세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마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하는 편이 더 좋다. 물론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되 항상 자기 자신이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


10. 에세이는 향기가 나야 한다.

전체적으로 스케치를 해서 이야기 뼈대를 완성되었다면 이제 자신의 문체, 톤, 단어 선택, 등 결정해서 채색을 하자.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개입시켜야 한다. 담백하되 화려하지 않고, 솔직하되 느끼하지 않고, 감성적이되 수다스럽지 않은 글이 바로 에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인간적인 향기가 나면 좋다. 예부터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하지 않았던가.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 당신이 쓴 글이 사람의 향기로 만리를 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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