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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Jan 11. 2021

그냥 써라! 나중에 머리로 다시 생각하라!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 이야기

글을 쓰지 않고 글쓰기는 절대로 늘지 않는다.

글쓰기를 가르치다 보면 과제를 내지 않고 그냥 듣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피드백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성장하지 못한다. 분명 똑같이 과제를 주었지만 어떤 사람은 과제를 내면서 글쓰기를 피드백받고, 어떤 사람은 과제를 내지 않아서 그냥 강의만 듣게 된다. 결국  좋은 강연을 듣거나 유튜브를 봤다고 내 글쓰기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리는 이미 이야기를 갖고 태어난다.

좋은 영화는 우리를 깨우는데 좋다. 글쓰기를 쓰는 사람에게 영화를 추천한다면 당연히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를 추천하겠다.  아직도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글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다. 이 영화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를 모델로 했다고 알려졌다. 고등학생 자말 월레스(롭 브라운)는 길거리 농구밖에 모르는 학생이다. 동네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상한 남자 포레스트(숀 코너리)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 집에 숨어든 자말은 주인에게 들키자 놀라 배낭을 둔 채 도망치고, 며칠 뒤 창문으로 던져진 배낭 속 일기장에서 빽빽한 수정과 조언을 발견한다. 그것을 계기로 글쓰기를 가르쳐준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트]의 명장면 대사를 보자.

"자기 자신을 위해 쓴 글이 다른 사람을 위해 쓴 글보다 훨씬 나은 이유는 뭘까?"

"앉아라!"

"시작해!"

"뭘 시작하죠?"

"그냥 쓰는 거야"

"키보드를 두드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우선 가슴으로 초안을 쓰고 나서"

"머리로 다시 쓰는 거야."

"작문의 첫 번째 열쇠는 그냥 쓰는 거야."

"생각하지 말고, "

"신념이 성숙하는 계절"

"이게 뭐죠?"

"그걸 타이프하거라."

"가끔은 타이프의 단조로운 리듬이 페이지를 넘겨가게 해 주지."

"그러다 자신만의 단어를 느끼기 시작하면 쓰기 시작하는 거야"


영화 대사를 듣다가 무릎을 쳤다. 그 많은 글쓰기 스승들이 이야기했던 것이 영화 대사로 나왔다.  

쓰고, 또 쓰고, 무조건 계속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제대로 쓰려 말고, 무조건 써라!
-제임스 서버


글쓰기의 메타 인지력을 길러라!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써보라는 것이다. 생각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지 말고, 복잡하게 생각한다고 글이 성장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포레스터는 자말에게 이야기한다. 생각을 멈추고 우선 타자기를 치라고. 타자기의 소리를 들으면서 새로운 단어를 떠오르라고 말한다. [하버드 글쓰기 강의] 저자 바버라 베이그는  글쓰기 종류에는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쓰고 싶은 글'과 '써야 하는 글'이다. 이 두 가지 중 어떤 경우라도 영감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잘 단련된 '글쓰기 근육'과 '글 쓰는 작업'에 대한 이해력이 필요하다. 글쓰기 근육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글을 잘 쓰기 어렵다. 글쓰기 근육은 단지 문장력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근육을 단련하는 훈련의 장에서 작가의 역량이 길러진다. 처음의 생각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때까지 글쓰기 과정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준다.  글쓰기에 대한 메타 인지력이 놓아져서 글쓰기에서 실수할 수 있는 것을 줄여나간다. 글쓰기는 운동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기술이다. 어떤 글쓰기든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기술과 '읽고 싶은 글'로 디자인하는 기술로 나눌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을 탐색할 때 좋은 방법이 ‘프리 라이팅’이다. 프리 라이팅(freewriting)이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부담 없이 쓰는 전통적인 글쓰기 방법이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그대로 글로 옮겨 쓰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작문 방법 중에 하나다. 10분간 아무 생각 없이 쓰면 된다. 그냥 낙서하듯이 쓰면 소재를 모으면서 적기 편하다. 이 때는 형식보다는 내용에만 신경 쓰면 된다.

 

나쁜 글이란 무엇을 썼는지 알 수 없는 글,
알 수는 있어도 재미가 없는 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만 쓴 글,
 자기 생각은 없고 남의 생각이나 행동을 흉내 낸 글,
 마음에도 없는 것을 쓴 글,
 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쓴 글,
 읽어서 얻을만한 내용이 없는 글,
곧 가치가 없는 글,
재주 있어 멋지게 썼구나 싶은데 마음에 느껴지는 것이 없는 글이다.
- 이오덕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글쓰기

이 영화는 두 사람이 아무 대화 없이 타자기를 두드리고 음악을 는 실내 시퀀스가 인상적이다. 때 묻은 고전서적들과 정적만이 가득했던 포레스터의 은둔지가 어느새 글쓰기 교실이 된다. 외롭고 의미 없는 삶을 살던 포레스터는 지식 공동체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스승이 되고 불안하고 방황했던 자말은 제자가 된다. 우리말로는 교학상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포레스터는 이 어린 제자를 따라 지난 40여 년간 닫고 살아온 창 밖의 세상에 조금씩 만나고, 자말은 위대한 작가로부터 포기할뻔한 글쓰기를 다시 꿈꿀 수 있게 된다.


1. 작가는 '재능'이 아니라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글쓰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짜여 것'이다.  

 

2. 글쓰기는 꾸준히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있어야 나온다.

글쓰기는 여럿이 모이면 서로 참견하다가 배가 산으로 간다.


3. 모든 비즈니스 글쓰기는 자료에서 시작한다.

'할 말'을 내부에서 모으고, '보여줄 글'을 외부에서 모아야 한다.

 

4. 글을 쓸 때는 독자의 이름을 적어놓으면 명확해진다.  

누군가 한 사람을 위한 책은 결국 백 사람도 설득시킬 수 있다.


5. 초고는 발견하는 발상 과정이라면 퇴고는 삭제하는 수렴 과정이다.

글쓰기는 '담지 말아야 할 것'을 고르는 과정이다.  


 숀 코네리 경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다.  ‘롤링스톤’은 [파인딩 포레스터]를 코네리의 실질적인 마지막 작품(swan song)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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