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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Mar 01. 2016

인생의 가방을 다시 싸라!

인생의 짐을 덜어내자!

인생의 아침 프로그램에 따라 오후를 살 순 없다. 아침에는 위대했던 것들이 오후에는 보잘 것 없어지고,아침에 진리였던 게 오후엔 거짓이 될 수도 있다. - 칼 융


 미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가방 다시 꾸리기 운동 Repacking Your Bags movement’이라는 게 있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짐이 늘기 마련이다. 많이 갖고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행복이라는 미명 아래 짐이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게 된다. 삶의 여유, 마음의 짐이 많아져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되서야 코치를 찾는 경우가 많다. ‘38선(38세까지도 선선히 퇴직을 받아들인다)’,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 '반퇴시대'(평균 수명에 비해서 빠른 퇴직을 하게 되고 다시 구직을 하는 현상을 요즘은 ‘반퇴’라고 한다)라는 용어가 보편화 될 정도로 중년 가장들의 이른 퇴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남에게 물러나면 다시 자리 잡기는 더욱 힘들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맞다. 그럼 어떻게 새롭게 리스타트할 것인가?


 과거의 짐에 감정을 섞지 마라. 결국 진짜 보물을 놓치기 쉽다. 일반적으로 중년이 되면 육체적인 자신감이 없어지고 감정의 기폭이 심해지고 비판적이고 소극적인 면이 나타나게 된다. 개인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으로 항상 불안하고 쫓기는 심정에서 인생의 가방에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것저것 주워 담기 시작한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자신감을 갖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식을 갖지 못한 채 현실 도피용 방책만 잔뜩 주워 담으며 겉돌게 되어 종국에는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느끼고 만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마라. 부러진 전반기는 잊어 버리고 남아 있는 인생의 후반기를 힘차게 부여 잡고 살아가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인생의 가방을 다시 싼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삶의 무게로 점점 무너질 때 벗어나는 방법은 바로 짐을 덜어내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가방을 다시 꾸릴 수 있을까? 가방을 다시 꾸리기 위해 하는 단계는 아래의 5가지로 간단하다.


첫째,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Who)인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탐문해보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어떤 사람인지 어떤 짐을 져왔는지 그리고 그 짐들 중에 어떤 것이 진짜 필요한 짐이 었고 어떤 것은 쓸데없는 짐이 었는지 자문해보는 것이다. 남들의 떡보다 내손에 쥔 밥풀이 더 소중하다. 'Do do list'가 아니라 'Not to do List'를 만들어라.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 남들보다 자신에게 더 솔직해져야 한다. 


둘째,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갖고 있는 것(What)을 전체를 끄집어내서 확인하는 것이다. 쉽게 풀리지 않는 것 같은 답답함도 실체를 알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 진짜 원하는 삶과 거리가 먼 일에 힘을 쏟아붓고 있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인생의 가방을 다시 싸기 위해서는 우선 내 가방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갖고 있는 정량적 파악과 정성적 파악이 중요하다. 내 인생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내 자신이다. 가방에서 짐을 버리기 아까워하지 마라. 과감히 버려야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다. 


세째,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 위치가 현재 어디(where)인지 명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지금 어디쯤에 와 있고 어디로 가고 싶고 어떻게 갈 것인지 아는 것만으로 마음의 속도가 늦춰진다. 마음의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위치를 알지 못하기에 강박적으로 급해진다. 길을 잃었다 싶을 때는 현재 위치를 알기 위해서 와이파이를 켜고 현 위치를 설정해야 한다. 먼저 목표를 찾는다고 거기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네째, 어떤 방법이 있는가?

이제 목표로 하는 곳까지 어떻게(How) 갈 것인지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다. 재고조사를 통해서 필요한 것, 필요 없는 것, 갖고 싶는 것, 없애고 싶은 것 등을 구분해야 한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맺고 있는 관계를 정리하기 힘들다. 내 등에 지고 있는 짐을 버리지 않으면 결국 몇걸음 못가서 그만두게 될 것이다. 앞으로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발목만 붙잡고 있는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보자. 더 이상 남들에게 끌려다니며 헤매지 않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면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 


다섯째, 언제 실행할 것인가?

이제 구체적인 시간(When)을 확정하는 것이다.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판가름난다. 내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마감시간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자극받아서 일하는 사람은 결국 인생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시작시간이 빠른 사람이 결국 인생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미국 작가 브루스 바톤은 "어딘가에 있을 그 무엇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인생의 가방을 다시 꾸리기'는 인생을 재설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이 소유하기 보다 덜 갖고 움직여야 기동성이 확보된다. 유목민처럼 과거의 직업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독일의 미래학자 군둘라 엥리슈가 ‘잡노마드(Jobnomad)'라고 부른다. 직업(Job)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Nomad)이란 뜻의 신조어로 평생 한 직장, 한 지역, 한 가지 업종에 매여 살지 않는다. 승진 경쟁에 뛰어들지도 않고, 회사를 위해 목숨 바쳐 일하지도 않는다. 잡노마드족은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분석하고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습관이 되어 있는 몸과 마음, 정신을 일깨우고 바꾼다는 것은 가벼워져야 한다. 무거운 짐을 덜어내야 가벼운 몸이 된다. 몸이 가벼워져야 맘이 즐거워진다. 맘이 즐거워지면 말이 아름답게 나온다. 인생의 가방에 즐거움이 가득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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