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 또한 자사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좋은 인재를 뽑으려 혈안이 되어 있다. 물건은 쉽게 베낄 수 있을지 몰라도 인재는 쉽게 베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내에서만 경쟁하던 시대는 지났다. 직업을 두고 세계의 인재들과 경쟁하는 상황이 되었다. 세계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채용 트렌드는 기업의 미래, 즉 산업 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된다. 따라서 채용 트렌드를 모 르는 상황에서 직원을 뽑는 일은 위험하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채용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채용은 곧 조직의 인재를 선별하는 과정이며, 채용 트렌드를 읽는다는 것은 기업을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를 선발하는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업들은 채용에서 대개 실패하 는데, 이미 한물 지난 채용 시스템을 고집하는 경영자를 만나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들은 채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이 같은 불투명한 채용 방식은 기업의 브랜드 추락이라는 현실로 나타난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시대에 따라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잘 아는 구직자에게 채용 트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트렌드는 일시적 패드(Fad)가 아니다. ‘패드’란 1년 이내로 비교적 짧게 지속되는 유행을 말한다. 반면 ‘트렌드’ 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적 주기를 가지고 필연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광범위한 사회문화 현상이다.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 마크 펜, 2007년)’는 단기간 동안 마니아 집단에서 빠르고 격렬하게 동조하면서 성장하는 작은 물결이다. 반면 ‘메가트렌드(Megatrend, 존 나이스비트, 1984년)’는 10년 이상 계속되는 물결로 탈산업화 사회, 글로벌 경제, 분권화, 네트워크형 조직 등과 같이 전 세계 적으로 파급력이 있는 거대한 조류를 말한다.
직업의 다양한 변화를 하나의 트렌드 관점으로만 볼 수는 없다. 기대수명의 증가,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인구 구조가 변화했는데 특히 최근 10년 동안의 사회 변화는 엄청나다. 직업도 생명처럼 사라지 고 생겨난다. 구직자에게 중요한 것은 직업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직업 을 찾기 쉬워진다. 기업 담당자들도 채용 트렌드를 알기 전에 직업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면 거시적 관점을 가질 수 없다. 채용 트렌드를 알면 조직 변화가 한눈에 들어오고 업무를 수행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는 현미경과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는 망원경을 통해 통합적으로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단기적인 변화에만 집중하면 위험요소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일자리 곡선이 약간만 내려가도 지나치게 부정적인 전망을 한 다거나, 반대로 약간만 올라가도 지나치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아 서는 안 된다. 눈앞의 일만 생각하고 변화를 도모하면 자칫 인원수에 껴맞추는 채용이 되기 쉽다.
채용은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10년, 적어도 5년을 내다봐야 회 사가 희망하는 인재상이나 전형 내용에 맞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 올바른 채용은 전략적 출발점이며 미래의 변화를 주도한다. 그런데 사람을 뽑았다고 해서 곧바로 기업의 핵심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문화에 적응해야 할뿐더러 원활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직자 역시 채용 트렌드를 모르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안목으로 성공적인 취업을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채용 트렌드는 장기적 안목 과 단기적 현실을 동시에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산업에 관심 있는 구직자라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내놓은 최신 자동차 트 렌드를 꿰고 있어야 한다. 채용 트렌드는 단순히 소비자 취향에 따른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변화 과정이 전 세계 산업, 업종, 직 종 등 비즈니스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직문화를 담아낸다.
기업의 명운이 달린 인적 투자다
채용은 조직의 인적 자원 계획에 기초하여 기업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규명하고, 이를 확보하고자 적합한 후보자들을 물 색하며, 이들 중 최적의 요건을 충족하는 자원을 선발하여 배치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미래의 성과를 예측하고 현재에 투자하는 것 으로 단지 3개월 뒤가 아니라 3년 이상 중장기적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조직에 적합한 인재(Right People)를 제대로 가려내야 하는 채용담당 자들은 일할 사람은 넘치지만 과거에 비해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우수한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인재공급과 인재수요 간에 상당한 간격이 존재하는 것이다.
채용의 성패는 조직에 필요한 인재가 들어와서 성과를 내느냐, 내지 못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채용에 실패하면 기업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월 300만 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을 채용하면 일 년에 최소 3,6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 험, 산재보험, 복리후생비, 교육훈련비, 통신비, 소모품비, 잡비 등 도 추가로 발생한다. 보통 연봉의 40%를 추가비용으로 잡는다. 결국 연봉 3,600만 원의 직원을 뽑는다고 가정했을 때 회사는 5,040만 원 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기업이 채용 트렌드를 읽지 못해 직원을 잘못 채용하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제대로 된 직원을 다시 뽑 아 교육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손실은 더 커진다. <포춘> 지 순위 에 있는 5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보통 채용 실 패로 인한 손실비용은 3~5배로 추정된다. 특히 고위 전문가의 경우 비즈니스 기획 비용, 고용인이 끼치는 간접적인 손실 비용까지 고려 하여 평균연봉의 24배까지 산출한다.